<외교칼럼> 미국vs이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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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
놀람을 가라앉히고.
[미국 국내정치 시그널]
1. 트럼프의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은 여러모로 무모하고 말이 안된다. 국제 규범상 비판 받을 여지가 많다. 그러나국내정치적으로는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더 크다. 물론 공화당과 민주당이 선명하게 갈라진 반응을 나타냈지만 다수 유권자들은 적어도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에 미국이 단호함을 보여주었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역시 자국민의 죽음만큼은 절대 묵과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선전에 나설거다. 이건 리비아 벵가지에서 자국 대사가 피살당했을때 아무 조치도 못취했던 오바마와 대조된다고 선전할 수 있을거다.
2. 최근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이란과 북한 문제가 꼬이면서 도대체 뭘했느냐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반전의 계기라 할 수 있다. 무리했다는 비판을 받을지언정, 무기력하며 끌려다닌다는 비판으로부터는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당분간 비판여론을 최소한 더 이상 확대되지 않게 만들 공산이 크다. 전면적 군사공격은 하지 않았지만 위험 인물을 하나둘씩 제거하면서 자신은 전쟁없이도 미국의 위협요인을 정밀하게 없애고 있다고 선전할 것이다.
트럼프는 시리아 철군으로 인한 논란을 바그다디 사살로 잠재웠고, 이번에는 탄핵 및 대외정책 실패 논란의 곤경을 솔레이마니 제거로 돌파하고 싶어한 듯하다. (재미붙이면 안되는데...ㅠㅠ)
[북한은?]
3. 북한이 받을 충격과 공포는 작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이란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선언하며 그 댓가로 거물을 직접 제거했다. 지난번 이란의 미군 글로벌 호크 격추 때에도 트럼프는 대이란 보복 공격 직전에 자신이 막았노라 이야기한 적이있다. 이유는 너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참았노라는 것이었다. 이번엔 부수 피해 없이 바그다드의 국제공항에서 정확히 미국의 타겟이 되는 인사들만 정밀하게 공격해서 제거했다. 북한에게 설정된 레드라인 (ICBM이 되었든, 핵개발재개선언이 되었든) 을 넘는 신호를 평양이 보낼 때 후폭풍을 고민하지 않을 수없는 장면을 김정은은 목도한 셈이다.
이 점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번 주 신년사 대신 나온 당전원회의 결정서다. 북한은 그동안 이란을 예의주시해왔다. 로동신문에 자주 언급된 것을 보면 어떤 맥락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이번 결정서에 언급된 '상향 조정' (properly adjust)라는표현도 묘하다. 이건 지난 몇달간 이란이 미국의 제재복원 이후 보여주었던 calibrated provocation의 맥락으로 읽힐 수있다. 그렇다면 이란이 도발 수위를 조금씩 높이면서 간을 봐오던 중, 미국인의 피살이라는 선을 넘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반응을 이번에 본 것이다.
4. 특히 북한이 더 불안해 하는 요소는 이번 사건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이다. 러시아는 미국에 대한 비판을 앞에달긴 했다. 그러나 양국 모두 미국과 이란 등 당사자들이 절제해야 한다는 식의 미지근한 (적어도 평양이 보기엔) 반응을냈다. 주권국가 이라크에서 한 국가의 유력한 군사 지도자를 백주에 사살한 사건이다. 주권 침해에 늘 비판해 온 양국은입에 침을 튀기며 비판해도 모자랄 판 아닌가? 김정은의 고민이 더해지는 지점이다.
결국 이렇게 북한보다 중동이 국제정치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김정은은 당분간 관망하면서 수위 조절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판을 깨고 상황을 긴장으로 몰고갈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을 보면 일단 호흡 조절을 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예상되는 이란의 반격]
5. 이란의 대응이 관건이다. 테헤란이 선포한 사흘동안의 애도기간에는 반미 감정이 절정에 이를 것이다. 이란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들의 분노를 위무할만한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마땅치가 않다. 전면전을 할 깜냥은 못된다. 결국 역내에서 프록시들을 통한 대미 보복, 또는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보복 정도의 옵션이 유력하다.
가장 화력이 좋은 역내 프록시는 역시 레바논 헤즈볼라다. 나름 중화기로 무장한 이들은 이란과 함께 싸울 준비가 되어있다. 최근 레바논의 혼돈도 헤즈볼라의 운신을 자유롭게 한다. 다만 이스라엘을 도발할 경우 숙적 네타냐후에게 큰 유익이라는게 고민이다. 최근 면책입법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안보 문제를 들먹이는 네타냐후에게 최고의 선물은 전쟁 아니던가?
결국 현재로서는 헤즈볼라 옵션 + 후티의 사우디 공격 및 바브알만데브 항행방해 옵션 + 호르무즈 항행 방해 옵션과 함께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의 대미 공격 가능성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일단 호르무즈, 바브알만데브 해협항행은 초긴장상태로 돌입할 듯하다. 이라크 내부의 미군시설, 대사관 등을 비롯, 중동 전역 (특히 시아파 이란의 영향력이 강한) 의 미국관련 시설은 엄중 경계에 들어가야 할 듯하다.
6. 이란 내부의 정치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지금이야 흥분상태이니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현재는 주적이 미국이고 분노의 방향이 워싱턴을 향하고 있지만 이란 내부 정치도 분파적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솔레이마니는 보수강경파의 표상이었다. 사실 중도나 개혁파와 이런저런 갈등이 있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영도하에서 용인되는 수준의 갈등선이 존재하는 이란 내부 정치를 감안하면 상황이 가라앉을 경우 솔레이마니의 부재가 가져올 역학관계는 작지 않은 변수가 된다. 이 구도를 미국이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렸다면 ... 그건 엄청난 고수라 할 수 있을 듯. (아직은 아닌듯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이라크]
7. 지구상에 친이란 세력과 미군이 이렇게 희한하게 공존하는 땅은 이라크 밖에 없다. 사실 지난 5년간 IS 퇴치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기에 적대적 공존을 해왔던 측면이 있다. 이제 당연히 이라크는 국제정치적으로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되었다. 작년 말 몇몇 신문의 컬럼을 통해 올해 이라크가 올 중동정세의 핵심지역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급박하게 상황이 전개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바그다드 정부는 미국의 이번 행위를 폭거로 비난했지만 총리 사임 및 대통령 사의표명 등 정부가 재구성되어야 하는 과정에 있기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라크 내부 정서는 갈린다. 미국도 싫고 이란도 싫다는 정서다. 물론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반미감정이 훨씬 승해질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란에 대한 반감을 가진 세력이 상존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라크가 적어도 친이란으로 완전히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임을 해야한다.
부시가 민주화시키겠노라 호언장담하고 사담을 날렸던 이라크다. 그 이후 얼마나 고생했나? 그리고 중동에서 발을 빼기시작한 계기가 바로 이라크였다. 결국 그렇게도 떠나고싶어하던 이라크, 미국의 소프트파워에 발목을 잡았던 이라크에미국은 다시 공을 들여야 하는 운명의 장난이랄까.
어쨌든 이라크 국민들의 신산한 삶이 참 안되었다. 메소포타미아의 후예... 아랍의 강국, 석유 부국이 이렇게 수십년 전쟁의 땅으로 전락하게 된 비극을 지켜보고 있으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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