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장 [281731] · MS 2009 · 쪽지

2010-11-19 05:42:08
조회수 756

평가원장의 작품 - 20. 농무(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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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자겠네요.. 에휴;;




※ 읽는이의 댓글과 평점은 쓰는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합니다.



원작: 신경림 - 농무


종이 울린다 시험이 끝났다.
교실칠판에 주의사항이 붙여진 수능 고사장
수험생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수험표를 앞장세워 시내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예비수험생들뿐
중학생들은 피씨방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난이도는 높아 어떤 녀석은
잉여들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허세들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가채점에 쳐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원서비도 안 나오는 수시 따위야
아예 현역들에게나 맡겨두고
오르비를 거쳐 독학동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마우스를 들고 죽돌이가 될꺼나.
키보드를 치고 잉여짓을 해볼거나.





수험생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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