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에 대한 제 생각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안도하는 친구도 있을 것이고 많이 실망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슬슬 다들 재수나 삼수를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겠습니다.

 누차 이야기해왔지만 필자 또한 삼수까지 해봤었고, 재수를 혹시 하게 된다면 적극 추천하는 입장입니다. 단순히 수능 망친 학생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제가 돌이켜보았을때 고등학생때는 이것저것 내신시험치고 학생부 기록한다고 온전히 수능이라는 것에 집중하지 못했지만, 재수 삼수때는 온전히 수능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걸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혀 그때의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가 처음 재수를 생각하면서 주위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제 100세 시대다, 젊을때는 1,2년 차이가 정말 크고 빠르게 느껴지지만 나이 들고나면 다 비슷비슷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1,2년 정도 더 투자하는 것은 전혀 손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저는 고등학교 1,2학년 때 심하게 방황하고 자퇴를 고려한 적도 있었고, 이 때문에 인생에 한번 치는 수능에 그렇게 열심히 집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한번 치고 다시는 안볼 시험인데, 이왕 한번 칠때 좀 제대로 해보고 내 한계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성태 형님도 재수에 대해서 여러가지 썰이나 통계를 유튭으로 올려주셨는데, 한번쯤은 보는걸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Jti7Tdxszk&feature=emb_logo )

 재수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라는 말은 아니고, 또 반대로 너무 극단적으로 엄하게 생각하지도 말았으면 합니다. 단순히 1년 더 책상에 앉아있는다고 점수오르면 누구나 다 재수학원가서 오래 앉아있기만 하겠죠. 분명 다음 수능까지 또 고생하며 공부할껍니다.

 제 수능점수도 재수 삼수를 했다고 엄청나게 격변한 것도 아니고 초대박이 난것도 아니지만, 그때 오랫동안 재수학원 선생님들한테 배웠던 것들이 지금 제 지식을 쌓는데 아주 핵심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제가 2년을 더 수능에 투자해서 얻은 지식, 경험들은 앞으로 영원히 제 머리속에 남으면서, 혹은 제 글에 남을껍니다. 그래서 혹시 다른 학생들도 재수를 하게 된다면 단순히 더 오래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는 거에만 집착하지 말았으면합니다. 결과라는건 언제든지 우리들 뒤통수를 칠 수 있는거고, 수능날만 삐끗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딨습니까.

 그런데 여러분이 재수를 하기로해서 의미있게 그 과정을 보냈다면, 그때의 경험은 확실히 우리 인생에 남습니다. 저는 그 경험덕에 글도 쓰고 책도 쓰는거고요. 여러분도 최소 한가지씩은 확실히 배우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