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lved Slave II [872525] · MS 2019 · 쪽지

2019-11-27 14: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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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금머갈이라고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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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라한 성적이긴 해도 진짜 제가 죽어라 밀어붙여봐서 될 방법 안될 방법 다 때려박아서 여기까지 올라온 거라 보거든요. 수험생활 때 수학이 안 되어서 혼자 정석에 있는 모든 문제를 손으로 풀어보고 더 나은 풀이가 있나 해서 해설 옆에 적은 적도 있고 국어 문학이 이해가 안 가서 (공감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사설에서 주관적인 감정으로 문제 내면 하나도 이해가 안 가고 찍어서 틀려서 본의치 않게 친구들 사이에서 국어 문학 문제 퀄 테스트 취급 당한 적도 있음. 수능이 글자 그대로 바꿔치기 정도라 정말 다행이지) EBS 연계 작품 통째로 외워본 적도 있고 물리 I도 처음 배울 때 풀이 보면 한 줄인데 그래프 그림 찍찍 그어놓고 정말 내가 봐도 한심한 풀이로 20분 넘게 도전해서도 못 푼 문제 보면서 자책감 들어서 손으로 교과서 역학 내용 다 옮겨 보기도 했고요. 



  네, 노력하면 올라가기는 해요, 진심으로. 그런데, 그걸 특정과목 1-2개도 아니고 모든 수능 과목을 상위 4프로 안에 들도록 할 수 있느냐? 음........그건 아니라고 봐요. 물론 오르비에서는 실제로 3-4등급이었다가 불굴의 의지로 전과목 1을 찍은 분들이 많은 집단인 거는 맞고, 이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아요. 다만, 개인간의 그걸 이루기 위해 필요한 노력의 양이 역량에 따라 정말 차이가 커요. 저 자신을 볼 때는 저는 정말로 국어랑 수학쪽은 적어도 수능 분야에 대해서는 정말로 안 맞았어요. (어떤 분들은 제 글을 보고 '?'이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나름 확신할 수 있는 게 이렇게 공부했는데 저만큼 오르지 않은 sky 간 친구들을 주변에서 보지 못했어요.) 그래도 수학의 경우 대학 수학을 보면서 '아, 그래도 증명 체계는 참 재밌다' 하면서 계속 공부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오히려 시간 많이 줘도 논리적인 과정을 요구하는 대학 수학 체계가 답만 빠르게 맞추고 100분 안에 30문제 푸는 수능 수학보다는 재밌더라고요. 지금 하는 수학 문제 만들기, 질문 답변하기, 교재 작업하기 등은 타임 어택이라기보다는 문제 푸는 과정 사이에 필요한 개념들 밝히기, 각 단계 사이에서 다음 단계로 갈 때 생각해야 하는 점들 짚기 등등 머리 아플 때 잠깐 생각하면 편해지는 것들이니 단순히 문제 푸는 것보다는 훨씬 적성에 맞는 듯해요.)



  굳이 필요없는 제 TMI를 왜 이렇게 달았냐면, 여러분들도 지금 수능 성적을 보고 '아, 내가 평생 공부할 게 이 과목이 맞는가'라는 고민을 할 텐데 저는 단순히 수능 공부만 해서 그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대학 공부랑 수능 공부는 정말로 성질이 많이 달라요. (오히려 순수하게 학점 고민이시면 내신 성적이랑 더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ㅋㅋㅋ) 그러니까 너무 수능 성적으로 본인 적성을 한정하시지 마시고, 한번 해당 대학 공부를 미리 해보세요. 잘 맞는 과목이 반드시 전공이 될 필요는 없지만, 보자마자 '하아 이거 4년 내내 못할 거 같은데' 싶은 과목들은 의외로 거르기 쉽습니다 ㅋㅋㅋㅋ



그냥 요즘 진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서 뻘글 좀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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