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ofbox [773488] · MS 2017 · 쪽지

2019-11-17 16:27:19
조회수 1,279

군수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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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삼수 때 국어를 마킹 못하고 그대로 군대를 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번더 할 힘이 없었기에 1월 8일에 입대했습니다.

솔직하게 도망쳤습니다. 도저히 이 실망감과 무력감을 맞이할 수 없었어요. 자살도 많이 생각했지만 결국 군대갔죠.

지금 수능 망치신 분들 솔직하게 군대가서 공부하고 군문제 해결하고 전역해서 수능보면 편하실 것 같죠?

아니에요. 부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힘듭니다.(공군,해군은 모름)

2018년 1월 8일 추운 겨울 저는 논산훈련소로 갔습니다. 들어갈 때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죠..

아무튼 어떻게 시간을 보내니까 수료하고 저는 후반기교육을 갔습니다.(보직마다 다릅니다. 저는 급하게 지원해서.. 아마 뺑뺑일겁이다.)

그리고 자대를 3월에 도착. 자 이제 공부시작! 할 수 있을 거 같죠?

미쳤습니까. 솔직하게 군대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닙니다.. 국방의 의무를 어쩔 수 없이 수행하러 가는거죠..

자대가서 좀 적응하고 선임들 이름이나 일과에 익숙해지고 신병휴가 갔다오면..

선임들에게 혼나기 시작합니다. 똑바로 안하냐, 왜 그렇게 행동하냐..

그렇게 눈치보다가 저는 6월부터 공부를 시작하는데 참 많이 눈치봅니다.(간부들은 응원해주지만 현실적으로는 별로 안좋아합니다.

저 새끼는 지 일도 못하는게 수능공부한다고 선임들 사이에 말이 돕니다. 어쩔 수 없이 주특기 공부를 시작하죠.

그렇게 좀 주특기에 익숙해지면 8월이 됩니다. 슬슬 주특기에 익숙해지고 공부를 시작하는데..

이럴수가! 기억이 안납니다. 어느순간 머리가 돌이 되버린거죠.

그래도 공부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다시 시작하려는데 훈련이 시작되네요. 열심히 준비하고 훈련을 뜁니다. 현타오죠.

훈련이 끝나고 좀 쉬면서 공부하고싶은데 힘듭니다. 반복되는 일과와 체력단련. 그리고 갇혀있다는 무력감.. 

사회에 있는 애들은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입니다. 이게 진짜 힘듭니다. N수생들은 더하죠.

그러다가 또 공부하다보면 휴가를 나가죠. 휴가나가서 공부? 못하죠.

부모님이랑 식사 친구들 만나서 술한잔 못하던 게임 좀 하면 복귀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공부를 하다보면 훈련!.. 이런 식의 반복입니다.

분명 휴대폰 있으니까 공부 더 할것같죠? 절대 아닙니다.

다같이 일과하고 체력단련하면 존나 힘든 상황속에 동기들 휴대폰 하는 거 보면 정말 힘듭니다.. 

분명 오늘만 쉴까..? 조금만 쉬자. 이게 반복되는거죠.

점심시간에도 일과 빡시게하고 좀 쉬고싶습니다.

군생활이 정말 생각보다 힘듭니다. 잠도 근무때문에 불규칙적 그리고 갇혀있다는 막막한 감정..

군수로 성공할 거면 밖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정말 솔직해져야합니다. 밖에서 조금 덜 독해서 조금만 놀자. 이런 생각으로 하셨으면.. 군수 실패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조금만 더, 이 순간만 독해지자. 라는 생각으로 준비하신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공군가서 수능 준비하라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기간은 길지만 같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분위기라는 거 절대 무시 못합니다.

저는 중대원 30명 있는데서 혼자 꾸준하게 공부했는데.. 너무 힘듭니다.

남들 다 쉴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습니다. 성공할 수 있을까 의심고 많이들고..

공군은 이에 비해 공부하는, 그리고 공부했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기때문에 좋습니다.

반드시 기억해야할 건 대한민국 평균 5등급입니다.

가지각색의 다양한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와 군생활을 합니다.

이 상황 속에서 사회에 있을 때보다 정말 더 독하게.

내 자신이 봐도 정말 독하다.라는 사람 아니면 군수 성공하기 힘듭니다.

저도 군대에서 독하다는 말 참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내년에 제대로 보려고 올해는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만 아쉬움이 남네요.

나머지 궁금한 거 물어보시면 답해드릴게요. 쪽지 보내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휴대폰 있어서 공부 더 할것 같지만 의외로 아닙니다. 가장 큰 방해물이 바로 옆에 있기에 차라리 저는 폰 없는 걸 추천드립니다.

인강들을 거면 차라리 싸지방 가서 인강 들으세요.

저는 폰 없을 때 저 혼자 생각하면서 점수 많이 올렸습니다. 수능은 사고력 시험입니다. 항상 생각 많이 하시길 바랄게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모두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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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서인 · 794695 · 19/11/22 01:53 · MS 20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육군 공군 고민중이었는데ㅠㅠ
    만약 육군으로 간다면 몇 월 입대가 제일 이상적인가요?

  • outofbox · 773488 · 19/11/22 20:21 · MS 2017

    하.. 육군 간다면 솔직하게.. 저라면 내년 4~5월정도에 갈 것 같아요.(만약입니다) 전역하면 분명 사회맛이라해야하나.. 그거 때문에 바로 공부하기 힘들거에요.(전 그랬거든요.)
    차라리 10월말~11월초에 전역해서 조금 쉬다가 내년 수능 준비할 것 같은데 이게 아니라면 차라리 그냥 최대한 빨리가서 빨리 전역하고 군생활하면서 공부하세요.
    언제가 좋다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충실하게 살았으면 그 시간으로 충분하다 생각해요..

  • 미분을 하는 이유는 흥분이 아니라 · 839518 · 19/11/22 15:06 · MS 2018

    쪽지 할수 있을까요...?

  • outofbox · 773488 · 19/11/22 20:18 · MS 2017

    넵 답변이 늦어서 죄송해요. 쪽지 주세요!

  • pelar · 794098 · 19/11/23 16:12 · MS 2017

    이번년도 9월에 제대하셨겠네요... 내년에 또 하시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