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능 이야기, 그리고 여러분들께 하고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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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 이야기에 앞서 모든 수능 응시자 분들께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지는 한 5년이 되었을까요, 큰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세상을 구하겠다라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욕심을 가지다보니 끝이 없더군요, 저보다는 저희 부모님의 기대가 커지면서,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기 착취는 점점 심해지고, 강박과 우울을 동시에 앓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정신과에 가기 전에는 그저, 나를 누르는 슈퍼-에고가 너무 강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조금만 자유로워진다면 괜찮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문학이나 책을 읽으면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보려 했습니다. 불가능하더군요.
이어령 선생님의 젊음의 탄생을 읽으며, 젊음은 끊임없이 죽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라는데, 내 젊음은 왜 살아나지 못하는지, 스스로를 원망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잘해보려는 노력이 우울의 늪으로 밀어넣었다는 생각에 억울해서 세상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시기는 저에게 참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1년간의 정신과 진료와, 수험기간 동안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서 그런지 무기력에서 벗어났습니다. 이런 아픔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달려온 제가 대견합니다. 젊음이 다시 소생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수능은 물론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6월 모의고사나 되어서야 제 아픔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 정말 열심히 했지만 원하는 성적을 안정적으로 얻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수능을 보기전에 저를 응원해주셨던 부모님은 집에 와서 성적을 말씀드리자 실망하셨고, 저는 수고했다는 한마디도 듣지 못한채 집에서 방치되었습니다.
세상은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관대하고, 실패한 사람들에게는 인색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제가 왜 주눅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날아오는 조롱과 비난이 아플지언정,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올 한해 저는 제 나름대로의 인생을 정말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물론 실패했다면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것이 먼저겠지만,
여러분들이 죄를 지었거나, 부끄러울만한 짓을 한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분들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끌고온 것에 대해 대단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결과는 때론 노력을 배신합니다. 노력만으로 항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겁니다.
학벌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점점 변화하고, 우리가 기존에 알던 세계가 전부가 아닐겁니다.
저처럼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못들은 수험생들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괜찮습니다. 우리 열심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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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게 잘 보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일단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려고요. 고생 많으셨어요.
고생 많았어요. 원서 영역에서는 최상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