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있는 수능 준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4920055
오늘 LA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디비전 시리즈 5차전 경기를 보신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오늘 경기를 보면서 LA다저스의 감독 로버츠와 투수 커쇼는 수능을 봐도 잘 못볼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커쇼는 정규시즌(4월에서9월)에는 MVP급 활약을 펼치지만 포스트시즌(10월에 하는 토너먼트)에는 평범하다 못해 승률이 50프로도 안되는 투수가 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7년간 경기를 쭉 보고 생각한 원인은 포스트시즌과 정규시즌이 다른데 똑같은 형태의 투구를 하기 때문입니다. 정규시즌은 상대팀의 집중력도 떨어지고 투수 입장에서도 별로 떨리지 않기 때문에 완급조절을 하면서 던져도 공이 잘 몰리지 않고, 이따금씩 있는 위기 상황에만 힘을 모아 집중력있게 던지면 어느 정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는 상대팀의 집중력이 높고 본인은 떨립니다. 그런데도 완급조절을 하면서 공을 던지니 공이 치기 좋게 들어가서 홈런을 맞습니다. 오늘 맞은 홈런 두 방도 모두 1-2구 내에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평범한 공에 맞았습니다.
감독 로버츠는 팀이 패한 후 인터뷰에서 '커쇼는 최고의 투수다, 상대의 강한 타자를 그가 상대해야 했다고 생각한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렇게 당해놓고도 특별한 반성이나 준비 없이 또 원래 잘하는 애니까 잘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 입니다.
반면 정규시즌 대비 포스트시즌을 잘하는 선수나 팀을 보면 포스트시즌의 특성을 고려하여 준비를 합니다. 선발투수는 1회부터 전력투구이고 필요하면 마무리를 일찍 올리거나 다른 선발투수가 올라와서 내일이 없이 투구를 합니다.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쓰는 말로 이런 팀을 '근본있는 팀' 내지는 '근본있는 선수'라고 부릅니다.
야구 시즌을 수험생활에 비유해 보면 평소 수험생활 및 모의고사 성적 등을 정규시즌에 비할수 있고 수능을 포스트시즌에 비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평소에 비해 수능에서 확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딱 커쇼와 로버츠 같이 준비합니다.
정규시즌이랑 별다른거 없이 평소처럼 하면 되겠지 하면서 컨디션 조절하고 평상심을 강조하면서 시험장에 갑니다.
평상심은 지니의 램프처럼 바란다고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뭔가 평상심이 흔들리는 상황이 왔을 때의 대비책이 든든하게 있어야 평상심이 유지될 수 있는 것 입니다.
모의고사와는 달리 수능에서는 한 문제라도 막히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듭니다. 정답을 풀어도 평소면 90%정도의 확신이면 표기하고 넘어가는데 수능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뒤에 시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런 특성을 잘 이해해서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미리 다 생각해서 방안을 찾아 놔야 조금 흔들려도 평상심을 찾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 비해 수능을 잘보는 학생들의 특징도 위와 같은데, 이 들은 그날 하루를 쭉 생각해보면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해 보고 대응책도 만들어 놓습니다. 어떤 학생같은 경우엔 5개년 수능 정답을 보고 문제 유형별로 정답의 분포까지 미리 찾아 놓습니다(가령 영어에서 빈칸의 정답은 1-2번 쪽이 더 많다는 등). 찍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고민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미리 생각해놓은 분포에 따라 찍고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단언하건대 수능과 모의고사는 다릅니다. 문제가 달라서라기 보단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평소와는 다른 이벤트가 반드시 일어납니다. 부디 이 점 양지하시어 커쇼와 로버츠가 범한 우를 범하지 마시고 '근본있는 수능준비' 하시기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여르비 컨셉으로 할 걸 그랬나
-
의반<-딴건 몰라도 수학하나는 진짜 기깔나던데 보통 과외도 많이하고 그래서
-
으악 뺐겼다 2
-
실망할까봐… 진짜 마지막이에요…
-
생1 고득점보다 생2 고득점 맞기가 "좀더" 어렵다해도 생2는 시작한순간 막...
-
윤석열 의대증원 목적이 총선용이 아니라 의료보험 민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5
윤석열 참모진이 이명박 인사기도 하고..
-
현재 제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확통이입니다. 교육청 확통은 3~4 정도...
-
님들 뭔가 좀 쩌는 거 같은데 애매한 능력 있음? 19
난 큐브 눈 감고 맞추기 고능아 코스프레 하고 싶었는데 보여줄 일이 일절 없음
-
감이 안오네
-
함 거기다 물어보면 대략 견적은 나옴
-
굳이돈주고 내가 저능아인걸 증명해야하나 싶기도하고 ㅠㅠ 그래도 궁금하기도하고
-
사람처럼은 살 수 있으려나 그럼 멍청한것도 어느정도 커버될꺼 같은데
-
최저 맞춘다는가정하에 서연고 가능한가요…? 공대 계열쪽 에서요!
-
이게 닉을 잘못 지었네 26
1.0 -> 팩트 아님, 1.5 강해린 -> 최애 얼굴에 먹칠하는 글을 많이 씀...
-
나도 해외취업을 해야 될까나..
-
뭐가있을까요
-
나 지금 왓는데 한번만 더 해주라..
-
나이를 꽤 먹으니까 선택 하나 하나에 굉장히 신중하게 됨. 공대를 간다->평범한...
-
군대가기
-
올해는 설대 밑으로 1.1% 넘는 곳이 드무네..
-
궁금합니다. 참고로 언매미적입니다.
-
초콜릿 기만때매 어지러운거였구나
-
이세계 가고싶다 2
-
저는 수도권 일반고에 진학중인 07여학생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생명을 살리는...
-
차피 나한테 안됨
-
백석대 추가모집 2
백석대 추가모집 제출 서류 24일 10시까지 도착해야 된다는데 월요일날 학교가서...
-
이번생에 덕을 많이 쌓아야하는데
-
공허참이 그것을 증명. p가 거짓일때, p->q는 참 q의 원인중 하나는 p p는...
-
차라리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라도 있으면 의대고 뭐고 고민 하나도 안하고 선택과목도...
-
아싸찐따라울었어 2
-
책 인증 7
-
주인 잃은 레어 2개의 경매가 곧 시작됩니다. MSI"롤 각국 리그의 봄의 제왕들이...
-
하... 그분 4
밥 먹고 왔습니다 그분은 ㅇㅈ 안하셨나요
-
취미 2
게임 덕코모으기 뻘글쓰기 칵테일만들기
-
1화씩 보는거 안좋아해서 걍 김장김치마냥 묵혀놓고 공부하다가 오랜만에보면 진작에...
-
내가 반수 안하는 이유 10
더 올릴 자신 없음;; 찍맞 아니면 힘들듯
-
괜찮아요 0
저런 분이 흔한가요.. ㅎㅎ 흔한가... 흔한가... 흔한가...?...
-
제일 고통스러운거 같아요
-
제 남친들을 소개합니다 12
요즘은 종이나라가 더 좋더라고요
-
개강하면 현생 사느라 1주일에 한두번 오는데 끊지는 못하겠음.. 사람냄새 나는 커뮤라 그런가
-
수능 잘볼테야
-
10만덕 받을사람? 17
ㅁㄱ
-
약력 지금까지 수능 현역 망 언미영물1화1 재수 망 언미영지1물2 삼(반)수 망...
-
풀고있는데 생각보다 엄청 어렵진않아서...
-
반수나 그런 건 이해하겠는데 대학 멀쩡히 다니고 입시랑 거리가 먼 사람은 오르비하는...
-
팜하니 닉 복귀를 위해 귀찮아도 한번씩 주고 가세요
-
오늘의 저녁
-
공부잘하고싶어요 4
-
이제 술못마셔요 살려주세요.
저도 오늘 수업시간에 문자 중계보면서 야구와 수능판은 참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한거같습니다
살면서 야구에 관심가져본적이 없는데 가독성 ㅆㅅㅌㅊ네요
하 돌버츠 ㅅ.ㅂ
비유 ㅆㅅㅌㅊ네요
충격)커쇼 12수째,화반의 3배
ㄹㅇ술술 읽히네
오늘 만루홈런 맞은 조켈리는 크보 1선발이 딱입니다
레일리 두산으로 보내고 조켈리 영입?
좋네요
레일리는 큰무대로 가야합니다
근본있는 팀
[SK 와이번스]
9경기차 업셋당한팀이 근본?
정규리그에서 두산에게 희망을 주고 그 희망을 KS에서 무참히 짓밟으려는 SK..
그냥 짓밟는것보다 희망을 살짝 보여주고 짓밟아버리는게 더 무섭지
역시 근본있는 팀이야
비문학 소재융합마냥 글이 섹시하네요
밥 먹던 한화,다저스팬 잘 읽고 갑니다....
이 생각 1년 전 수능끝나고 지난 코시 하이라이트 몰아보면서 이생각했는데..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