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피아트 [630596] · MS 2015 · 쪽지

2019-10-10 21: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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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있는 수능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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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LA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디비전 시리즈 5차전 경기를 보신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오늘 경기를 보면서 LA다저스의 감독 로버츠와 투수 커쇼는 수능을 봐도 잘 못볼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커쇼는 정규시즌(4월에서9월)에는 MVP급 활약을 펼치지만 포스트시즌(10월에 하는 토너먼트)에는 평범하다 못해 승률이 50프로도 안되는 투수가 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7년간 경기를 쭉 보고 생각한 원인은 포스트시즌과 정규시즌이 다른데 똑같은 형태의 투구를 하기 때문입니다. 정규시즌은 상대팀의 집중력도 떨어지고 투수 입장에서도 별로 떨리지 않기 때문에 완급조절을 하면서 던져도 공이 잘 몰리지 않고, 이따금씩 있는 위기 상황에만 힘을 모아 집중력있게 던지면 어느 정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는 상대팀의 집중력이 높고 본인은 떨립니다. 그런데도 완급조절을 하면서 공을 던지니 공이 치기 좋게 들어가서 홈런을 맞습니다. 오늘 맞은 홈런 두 방도 모두 1-2구 내에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평범한 공에 맞았습니다.


감독 로버츠는 팀이 패한 후 인터뷰에서 '커쇼는 최고의 투수다, 상대의 강한 타자를 그가 상대해야 했다고 생각한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렇게 당해놓고도 특별한 반성이나 준비 없이 또 원래 잘하는 애니까 잘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 입니다. 


반면 정규시즌 대비 포스트시즌을 잘하는 선수나 팀을 보면 포스트시즌의 특성을 고려하여 준비를 합니다. 선발투수는 1회부터 전력투구이고 필요하면 마무리를 일찍 올리거나 다른 선발투수가 올라와서 내일이 없이 투구를 합니다.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쓰는 말로 이런 팀을 '근본있는 팀' 내지는 '근본있는 선수'라고 부릅니다. 


야구 시즌을 수험생활에 비유해 보면 평소 수험생활 및 모의고사 성적 등을 정규시즌에 비할수 있고 수능을 포스트시즌에 비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평소에 비해 수능에서 확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딱 커쇼와 로버츠 같이 준비합니다. 

정규시즌이랑 별다른거 없이 평소처럼 하면 되겠지 하면서 컨디션 조절하고 평상심을 강조하면서 시험장에 갑니다. 

평상심은 지니의 램프처럼 바란다고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뭔가 평상심이 흔들리는 상황이 왔을 때의 대비책이 든든하게 있어야 평상심이 유지될 수 있는 것 입니다. 


모의고사와는 달리 수능에서는 한 문제라도 막히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듭니다. 정답을 풀어도 평소면 90%정도의 확신이면 표기하고 넘어가는데 수능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뒤에 시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런 특성을 잘 이해해서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미리 다 생각해서 방안을 찾아 놔야 조금 흔들려도 평상심을 찾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 비해 수능을 잘보는 학생들의 특징도 위와 같은데, 이 들은 그날 하루를 쭉 생각해보면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해 보고 대응책도 만들어 놓습니다. 어떤 학생같은 경우엔 5개년 수능 정답을 보고 문제 유형별로 정답의 분포까지 미리 찾아 놓습니다(가령 영어에서 빈칸의 정답은 1-2번 쪽이 더 많다는 등). 찍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고민하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미리 생각해놓은 분포에 따라 찍고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단언하건대 수능과 모의고사는 다릅니다. 문제가 달라서라기 보단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평소와는 다른 이벤트가 반드시 일어납니다. 부디 이 점 양지하시어 커쇼와 로버츠가 범한 우를 범하지 마시고 '근본있는 수능준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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