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과학 서론 2편 - 2016년 9월 모평 A형 소비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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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편에서는 처음으로 '주제 중심으로 글을 읽고 선지를 판별하기'를 선보였습니다. 앞으로 글을 읽을때 저는 무조건 해당 글의 주제를 우선적으로 곱씹어보며 문제를 풀 것입니다.
1편에서 '보험'이라는 제도의 '목적'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이번편에서는 지난 칼럼에 이어 '제도의 목적'이 또 나오는 지문을 가져오겠습니다.
바로 2016년도 9월 모평 A형의 경쟁정책, 소비자정책 지문입니다.
해당 문단을 읽고 중요한 내용을 압축해봅시다. 시작하자마자 첫 문장에서 '소비자의 권익을 위하여'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는 곧 목적입니다.
그리고 뒤에 정책 2가지가 나옵니다. '경쟁 정책'과 '소비자 정책'. 각각의 특징도 참 많고 설명도 길지만, 반드시 계속 머릿속에 상기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 정책은 결국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서 시행되는 것이다'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나서 곧장 첫번째 문제로 가보겠습니다. 엥? 지문을 다 읽지도 않았는데 왜 문제부터 푸냐구요? 왜냐하면 이 지문의 첫번째 문제는 해당 지문의 주제를 묻는 질문이었고, 우리는 이미 첫 문단에서 해당 지문을 관통하는 주제를 찾았기에 충분히 풀어낼 수 있습니다.
문제를 보자마자 1번 선지부터 허겁지겁 사실인지 확인하고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일단 먼저 훑어봅시다. 혹시 우리가 앞서 상기한 주제와 부합하는 내용이 있는지. 그럼 곧장 눈에 띠는 문장이 있습니다.
제가 1편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주제를 뇌절하는 선지가 바로 정답이라고 했습니다. 5가지 선지를 모두 훑어보았지만, 4번 선지만큼 훌륭하게 우리가 찾은 주제를 반복하는 선택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첫 문단에서 우리는 이미 이 지문의 주제가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정책'임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4번 선지는 그 말을 정확하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좀 부차적으로 들어가면 정책이 2가지 나왔었는데 4번 선지도 정책이 2가지라고 확인사살을 해주네요.
그리고 답은 실제로 4번이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국어 비문학의 많은 지문들은 대체로 첫번째 문단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제를 던져주는 경우가 잦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학생들은 첫번째 문단을 가장 대충 훑어보고 바로 뒷 부분으로 넘어가려고 하죠. 그러니까 문제를 풀때 자꾸 꼬이는 겁니다.
우리가 방금 푼 첫번째 문제는 노골적으로 출제자가 우리더러 '이 지문의 주제를 제대로 찾았니?'라고 질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당 문제가 주관식으로 나왔어도 우리는 답을 적을 수 있었어야 합니다. 다른 세세한 개념은 다 못외우더라도,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항상 머릿속에 박아뒀어야 합니다.
이제 나머지 문단들을 마저 읽어봅시다.
해당 문단에서는 '경쟁 정책'을 길게 풀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모든 문장을 다 이해하거나 암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해당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만 제대로 체크하고 넘어가야 나중에 문제풀기가 수월합니다. 가장 중요해보이는 걸 찾았나요?
저는 이 부분들이 제일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경쟁 정책이 유발한 생산적 효율은 소 비자 권익에 기여하게 된다.
따라서 독점에 대한 감시와 규제는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제가 해당 부분을 핵심이라고 꼬집은 이유는 대략 두가지 입니다. 우선 문장의 첫 부분을 보면 '그리하여'와 '따라서'가 나옵니다. '따라서'는 지난 1편에서도 강조한 단어였죠? 그리고 첫번째 문장을 보면 '소비자 권익에 기여하게 된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앞서 우리가 찾은 주제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래서 2문단에서는 다른건 다 필요없고 해당 두 문장만 확실하게 머릿속에 넣어두면 나중에 요긴하게 쓰일껍니다. 왜냐하면 이 문장들이 2문단의 핵심이니까요.
그리고 해당 지문의 2번째 문제를 쳐다봅시다.
이제 제가 앞서 짚었던 이 지문의 핵심들만 가지고 최대한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생전 처음보는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직 안읽어서 못본 내용일 테니까 적당히 넘어가고, 우리가 아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문제를 풀어봅시다.
1번 선지를 보면~ 독점에 대한 규제는 배분적 효율에 기여할 수 있다 고 합니다. 우리가 아까 분명 독점에 대한 규제가 결국 소비자 권익에 기여한다는 말을 찾았었죠? 배분적 효율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1번 선지는 웬지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패스
2번 선지. 음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말 말고는 우리가 찾은 핵심과 크게 겹치는 부분이 잘 안보입니다. 여기서 팁이 있다면, 수능은 '말바꾸기'를 정말 잘합니다.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 =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된다 라고 재해석해서 이해하면 됩니다.
3번 선지. 쭉 읽다보면 갑자기 눈에 띠는 말이 나옵니다. '경쟁 정책으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 뭔가 심각하게 의심을 들게 만듭니다. 아까 우리는 2문단의 주제로 찾은 말 중에서
따라서 독점에 대한 감시와 규제는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를 찾았었죠. 이 핵심만 가지고서 바라보면, 3번 선지는 뒷부분이 확실히 틀린 말이 됩니다. 어떻게 되었든 계속 감시해야 한다고 지문에 말했는데, 선지는 엉뚱한 말을 하고 있죠. 그래서 3번이 정답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진짜 3번 선지가 정답이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지난 1편에 이어 이번 편에서도 최대한 글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통해 선지를 훑으면서 미심쩍어 보이는 놈들을 찍으면서 풀었습니다. 그리고 핵심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어도 충분히 정답을 맞출 수 있게 문제가 출제되어있었죠.
제가 수능 출제를 한 적은 없었으나, 모평이나 수능이나 항상 문제가 이런 패턴으로 반복된다는 것을 보면 저는 아마도 적절하게 수능 출제진들의 생각을 잘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출제진들은 우리에게 글의 핵심을 물었고, 우리는 거기에 충실히 답하고 문제를 맞출 수 있었죠.
이번 지문은 절대 어려운 지문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문제들이 정답률이 매우 높게 나왔죠. 어려운 용어도 특별히 등장하지 않았고 꼬아서 낸 말도 없었기에 학생들은 충분히 눈알을 굴리면서, 다시 지문을 훑으면서 일일이 진위여부를 가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어려운 용어로, 더 어려운 문제를 냈다면 분명 정답률은 크게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는 빠르게 눈으로 찾는다고 해도 시간이 더 오래 걸렸겠죠. 저는 수능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좀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답에 근접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비록 모든 지문의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며 전부 읽지 않았으나, 핵심적인 부분들이 드러난 것만을 정확히 찝어서 2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앞으로 다른 지문이나 주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주제를 정확히 찾아내는 능력. 이것이 바로 수능 국어가 요구하는 능력이고 이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사고력의 신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저는 여러분의 사고력을 조금씩 더 자극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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