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817720] · MS 2018 · 쪽지

2019-10-09 01: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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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못하는 20대 초반은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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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들을 만날때든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또는 그 이상의 선배님들을 술자리에서 뵐때든, 20대 초반을 저멀리 떠나보낸 어른들과 함께 있으면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은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다.


난 항상 멋쩍게 웃으며 없다고 말한다.  당연히 만났던 사람은 있냐는 질문이 따라오고, 나는 그것조차 없다고 말한다. 그냥 그렇냐는 20대 초중반 또래의 반응과 20대 후반 이상 어른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연애 경험이 없다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여기며, 노총각 노처녀를 닦달하듯 내게 왜 연애를 하지 못하냐고 설교를 한다.


 ''너에게 20대 초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다 필요없고 연애를 해야 하고, 지금 그러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10대가 끝날 무렵 나는 공부만 하고 있었고, 연애하란 소리는 들어본적조차 없었다. 20살을 흐지부지 흘려보내고 21살이 된 지금도 조금의 취미생활을 즐길 뿐 공부가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애하라고, 20대 초반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지금처럼 뜨겁게 사랑할 수는 없다고, 대화에 공백만 생기면 듣는 소리에 나는 이제 죄인이 된듯 술잔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반년만에 본 선배님이 물으신다. 


''포도야, 지금은 설마 애인 있지?'' 

''죄송합니다.''

''니가 뭐가 죄송해? 너한테 죄송해야지..''


오늘 술자리에서 뵀던 젊은 교수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포도야, 다 필요없다. 스물 한살은 사랑을 해야한다. 사랑을 해라. 사랑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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