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돌주의) 평소 생각하던 것들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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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왔다. 이를 우연으로 볼 수 있는가. 던지는 방향과 속도, 그리고 나머지 변수에 의해 결정된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를 통제하는 뇌, 그리고 사고도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의 인과관계에 굴복한, 자유의지가 없는 무언가일 것 같다.
어느 과학자는 사회과학을 분자 단위로 환원할 수 있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내 미래도 나를 구성하는 분자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인간으로 들어가고, 뇌로 들어가고, 뉴런으로 들어가고 ... 마지막에는 그것을 이루는 분자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것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더 크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뇌과학에 따르면, 우리의 사고는, 그것 자체로는 사고할 수 없는 뉴런이 모이면, 그때서야 “창발”된다. 뉴런 단위에서는 우리의 사고를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미시세계로써 거시세계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르면 이 세계의 존재는 비결정적이다. 이는 결정론을 비판하는 논거로서 사용된다. 하지만 미시 세계가 거시 세계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던가.
거시 세계에서 결정론이 맞다고 후대에 완전히 밝혀진다 가정하자. 형법에 따르면 피고인에 유죄를 선고하기 위해 “비난가능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비난가능성은 그 상황에서 그 행위 이외의 것을 할 수 있었는지가 주된 판단 기준이 된다. 우리의 행위가 결정적이라면, 내가 살인을저질렀을 때 내게 비난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가. 살인범을 벌할 수 없게 되는가.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모든 인과관계를 꿰뚫을 수 있다고 가정하자. A라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를 것이 발견되었다. 국가는 그를 사회에서 격리시켜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A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살인사건의 미래는 거짓이 된다. 이러한 모순은 우리가 미래를 완전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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