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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청년이 2019년의 대한민국에게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우리는 대통령의 탄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국민을 우롱하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대통령. 너무나 견고해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철옹성이 단 한번에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 과거의 잘못을 발판 삼아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는 것. 우리가 지금까지 역사를 배워온 단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기회는 평등해야 합니다. 과정은 공정해야 합니다. 결과는 정의로워야 합니다. 돈과 지위의 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보통사람들이 함께 기회를 가지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여야 합니다. 권한과 책임이 비례하는 사회여야 합니다. 힘 없는 사람에게 관대하고 힘 있는 사람에게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사회여야 합니다. 특권과 반칙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 ‘그런 정부’가 되어야 합니다.
소위 ‘정유라 사태’라고 불리는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들이 우리 청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부모가 권력이고 무기가 되는 세상을 바꿔보자며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소 273개의 실험에 67시간 이상이 투여되어 만들어진 병리학 논문에,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이름이 제 1저자로 올라갔습니다. 누군가는 자기소개서 한 장을 채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단 2주의 인턴쉽 프로그램 참여로 SCI급 논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이 과목을 통해 학부생들은 미처 인식하지 못하던 탈(脫)윤리적 행위들을 새로이 찾아내고 그 유형을 인지함으로써 보고서 작성 등의 학사활동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한 차원 높아진 학생들의 학문윤리의식은 그간 ‘관습’의 미명 아래 묵인돼왔던 교수들의 불법적 연구행태 혹은 논문작성행위에도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내 구성원 모두의 학문윤리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식사회니 지식기반경제니 하는 얘기가 많은데, 먼저 지식을 창출하는 환경과 절차가 깨끗해야 하지 않겠는가.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007년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이 주최한 좌담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볼 때, 과연 이런 행위들이 단지 ‘불법이 없었다.’라는 한 마디로 치부될 수 있는 것들인지 의문이 듭니다.
이것은 색깔론이 아닙니다. 무분별한 물어뜯기도 좌우 이념대립도 아닙니다. 현재의 정부가 과거 그렇게도 비판하고 비난해왔던 행위들이 2019년 현재에도 여전히 답습되고 있는 이 현실이 개탄스럽고 실망스러울 뿐입니다.
자신을 ‘흙수저’라 낙담하며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청년들이 더 이상은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지 못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조금 더 나은 대한민국을 바라는 수 많은 청춘들이 더 이상 돈과 권력에 좌절되는 세상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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