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2019-07-19 23: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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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심심해서 써보는 의대생활 (4) - 예과 평점[2], 시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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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정상 후딱 일찍 쓰고 자려합니다.


시험 방식도 같이 묶어서 쓸게요.


(나름 정보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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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여러분은 경주에서 수업을 들으며 본과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됩니다."



예3 OT 당일날 학장님의 연설이었다.


작년 2월 말이었을 것이다.



"이제 모든 수업들은 8시 30분부터 시작하며 임상 교수님들을 수업에서 차차 보게 될겁니다."


(침묵)


"경주 와보니까 어때요. 참 공기 좋죠? 하하 여러분들 이제 노느라 좋은 시절 다 갔습니다."



맞는 말씀이셨다.



이제는 수업 끝나고 신촌으로 가는 버스 대신


그냥 주변에 있는 자취방까지 걸어가면 된다.



그나마 공기는 좋을 줄 알았는데


사드보다도 더 무섭다는 중국 미세먼지가 날아오더라...



놀 것도 많이 없었지만


과목도 이제 본과 공부와 연결점이 많은 과목들이었다.


특히 몇몇 과목만 하더라도




의학영어.


말이 필요없다. 많이 중요하다.


나중에 보는 의학 서적들. 다 영어다.


논문. 용어 모르면 알파벳밖에 안 보인다.


해부학부터 시작해서 임상까지


이걸 제대로 해놓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분자생물학과 유전학.


나중에 생화학과 생리학 배울 때 기본 베이스가 있느냐 없느냐는 매우 크다.


이 생화학과 생리학은 나중에 내과 과목의 주요 베이스가 된다.


(물론 내가 아직 직접 체험하진 않았지만...) 


내과 과목 비중 국시나 내신에서 큰 편으로 안다.




연구방법&윤리와 논문작성법(이건 대충 했지만..)


예3 때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시키는 연구활동에서 꽤나 중요한 편이기도 했지만


나중에 배우는 예방의학으로 많이 이어진다.


그리고 전문의 따려면 논문 쓸 줄 알아야 한다(고 들었다.)



질병학개론.


나중에 배울 병리학과 면역학, 발생학과


많은 접점이 있거나 선수과목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의학사 등 다른 과목은 음... 배웠다는 데 의의를 두자.)




저 중에서 내가 특별히 열심히 했던 과목이라면


의학영어였었다.



내가 배우는 의학영어 책은


"The Language of Medicine"이었는데


1000페이지가 넘는 두께를 자랑했었다.


그 두께는 호신용으로 써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였다.



기초&임상 진료과마다 단원 하나씩 나누고


단원마다 


개요-각 학문 주요 내용 및 주요 개념어-어근/접두/접미 및 예시 단어들-수술 및 처치법-약어 순서로


구성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저 학기 공부시간 60% 이상은 의학영어에 투자했었을거다.



시험 점수 잘 받으려고 공부한 게 아니라


영어 공부 겸 본과 대비하려고 했던 공부다보니


점수 대비로는 살짝 비효율이긴 했지만


영어가 워낙에 피눈물이 맺힌 과목이다보니 ...그냥 열심히 했다 -_-



저 과목 1년 빡세게 공부하고 나니까


영어로 된 논문 읽는 속도가 국문으로 된 논문 읽는 속도랑


거진 비슷해지더라...



영어 어휘력이 중요한 과목이다보니


공부방법은 그냥 노트를 하나 만들어서


영어단어 외우듯이 달달 외우고 다녔었다.



대충 이런식으로 (글씨 안 예쁨)


이 시즌 학기 평점은 아마 3.79가 떴을거다.



쳐지는 과목에서 최대한 C는 안 받고 


잘하는 과목은 최대한 A 받으려는 전략으로 임했는데


이 시즌부터 학점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선지


절평 과목 하나 말고는 아무리 날뛰어도 A0가 최대였다. -_-



물론 장학금은 받긴 했지만


더 많은 장학금 받으려던 계획은


실패했던 기억이다.



2학기는 


의학영어 그대로에


비교해부학과 세포생물학, 일반미생물학(예과용), 일반생리학(예과용), 발생학(예과용)


그외 요새 의대에 유행하는 PBL 수업 방식인


토론발표 수업 하나와 연구활동 수업들



2학기 때는 1학기보단 상대적으로 설렁설렁 임했는데


생리학(본과용 과목 말고 예과용 과목이 또 있었다.)에서 C+을 받기도 했고


의학영어를 상대적으로 덜 열심히 했었다.



무엇보다도


이때는 다들 본과 1년 장학금이 걸려있어서


(이때 결정되는 성적 장학금이 다음 해 등록금 1년치 전부 적용되었다.)


정말 열심히들 공부하는 분위기였다보니


1학기 때보다는 평점이 낮아지긴 했었다.



이때 평점은 3.47로 학과 등수 50% 정도에 겨우 턱걸이였긴 했지만


50%가 장학금 마지노선이었기 때문에


본과 1년 장학금은 받을 수 있긴 했다.



그럼 이제부터


이게 단순한 썰풀이는 아니고


그래도 나름 정보글을 지향하는 만큼


최근 시험 방식(~본1 1학기까지만)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CPX 시험 등 본인이 아직 경험하지 않은 시험 방식은 여기서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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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BL



의대생들은 정말 지겹게 고통받는 수업 방식이다.


최근 들어서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한다는 명목으로


의대 현장에서 교수들이 앞다투어 도입하는 중인데



언뜻 보면 토론과 발표, 과제 등 


옛날부터 귀가 따갑도록 듣던 선진적인 교육방식


자기주도적 능동학습을 연상할 순 있을텐데...



...일주일마다 조별과제 두세개씩 준다고 생각해보자.


정말 토 나온다.


수업도 늦게 끝나고 맨날 PPT 만들거나 레포트 쓰느라 개고생한다.



어떤 교수님은 두꺼운 논문 다발을 자료집으로 투척한다.


그 자료집을 읽고 발표를 하면 되는데


기한이 며칠밖에 없다고 생각해보자.


심지어 영어로 되어있다.


통계처리법도 읽어야 한다.


정말 눈물 나온다.



그런데 이걸로 점수를 매긴다.


그러면 해야지...



여담으로 동아리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나중에 본3이 되어서 병원실습을 돌면


매주마다 케이스 발표하고 교수님이 이에 대한 코멘트를 하시는 게


본3 전반적인 수업 방식이라고 한다.



아마도 발표와 질의응답은 의사생활 내내 벗어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2) 구두테스트



교수님 앞에서 말로 시험보는 방식이다.


내가 경험해본 구두테스트 방식은 크게 두가지 방식이었는데



하나는 의학사 시험으로 캠코더 앞에서 6~7분 동안


특정 주제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을 하는 방식



또 하나는 해부 시험에서 교수님이 '특정 파트의 특정 구조물'을 찝으면


그 구조물이 무엇이고 서로 어떤 연결관계인지 말하는 방식



해부 시험 구두테스트는 특히 의대생이라면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방식은 조원마다 맡은 영역을 모두 이야기해야만 시험이 끝나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서 그 날 시험이 "Abdomen"(복부)라고 할 경우


A는 Abdomen의 nerve(신경), B는 Abdomen의 muscle(근육), C는 Abdomen의 artery(동맥), D는 GI tract(소화기)를 각각 맡아서 설명한다.



아 물론 여기서 특이점이라면


(형식상 랜덤이어도) 순서가 B->D->C->A라고 할 경우


자기 차례가 되기 전까지는 자기가 어디를 설명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즉, 그 전까지는 저거 다 공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 차례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교수님이 한 바퀴 다 돌고나서야 시험을 또 볼 수 있는데


조원 모두가 통과하기 전까지는 집에 가지 못한다.


새벽에 갈 수도 있고


다음날에도 시험을 볼 수도 있다.



더 말하면 길어지므로


자세한건 다음에 이야기하겠다.





3) SBT



태블릿으로 시험보는 방식이다.


몇년전 국시원에서 의사국가고시를


종이필기 시험에서 태블릿 시험으로 바꾼다고 발표한 뒤로


전국의 의과대학에서 앞다투어 태블릿 시험을 도입하고 있다.



태블릿에 깔려있는 앱을 실행하고 문제를 받은 뒤


정해진 시간 만큼 시험을 응시하는 방식인데


터치를 통해 답을 입력하며


일반적으로는 키보드를 준다.



아 물론 키보드 안 주고 서술형 폭탄 주면


정말 죽을 맛이다. 


액정 구린 스마트폰으로 인문논술 쓰는 느낌이라 보면 된다.



아무튼 국시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인 만큼


의대에 들어가는 순간


학교시험에서 한번 이상은 무조건 체험할 것이다.



물론 지금 들어가는 분들은 저걸로 국시 볼거다.




4) 땡시



의학계열의 아이덴디티.


문제마다 정해진 시간(주로 20~30초) 내에 풀지 못하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타임어택의 최강자라 할 수 있다.


이건 해부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5) 종이필기 시험



객관식과 서술/논술형이 있다.


객관식은 전형적인 OMR 생각하면 되고


서술/논술형은 검은 볼펜으로 따로 주어진 종이나 시험지에 쓰게 한다.



객관식은 국시원 사이트를 직접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런 스타일로 나온다고 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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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정답형(A type, One best answer type)

문항줄기에서 묻는 내용에 따라 제시된 다섯가지의 답가지 중 가장 옳은 답을 하나 고르는 문항

※ 각 문제에서 요구하는 가장 적합한 답 1개만 고르시오( 머리글)

예 ) 복부수술 되어 무기폐를 일으키게 하는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문항줄기 )

1) 세기관지경련

2) 기관지내막의 막힘

3) 기흉

4) 폐색전

5) 호흡률의 저하



조합형(K type, Multiple true-false type)

문항줄기에 해당되는 물음의 글이 있고 그 아래 4개 혹은 그 이상의 답가지가 제시되고 이 중 옳은 답가지로 조합된 것 하나를 보기 중에서 고르는 형식의 문항

예) X염색체와 관련된 열성 짊병 상태로 옳은 것은?

가. A형 혈우병(Hemophilia A)

나.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다. 뒤시엔느 근위축증(Duchennes muscular atrophy)

라. 테이-삭스병(Tay-Sachs disease) 

1) 가, 나, 다  2) 가, 다  3) 나, 라  4) 라  5) 가, 나, 다, 라



확장결합형(R type, Extended matching set type)

객관식으로 구성된 선택형 시험문항의 한 종류로 네 부분, 즉, 1) 주제(theme), 2) 머리글(lead-in), 3) 답가지(options) 리스트, 그리고 4) 문항줄기(stems)로 구성되며 답가지는 4개 내지는 많게는 26개까지 허용된다. A형에서는 다섯개의 답가지가 그 문항에서만 사용되는데 반하여 R형에서는 제시되는 일련의 문항에서 공동으로 사용되는 점이 다르다.

예) 주제: 피로 

각 문제(문제1~2)에서 가능성이 큰 진단명을 답가지(1~14) 중에서 지시하는 수만큼 고르시오.

1. 급성백혈병

2. 만성질환의 빈혈

3. 울혈성심부전

4. 우울증

5.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

6. 엽산결핍증

7. 포도당 6-인산탈수효소 결핍증

8. 유전성구상적혈구증

9. 갑상선기능저하증

10. 철결핍증

11. 라임병

12. 미세혈관병성 용혈성 빈혈

13. 미만성 결핵

14. 비타민 B12 결핍증

1. 열아홉살난 여성이 지난 2주 동안 피로, 열, 인두통을 호소하였다. 열은 38.3도였고, 목 림프절이 만져지고 비장이 커져 있었다. 혈액 백혈구 수는 5,000/mm3(림프구 80%, 대부분 비전형적 림프구), 혈청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T)는 200 U/L이었다. 그러나 혈청 빌리루빈과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는 정상이었다. (한 가지)

2. 열다섯살 난 소녀가 지난 2주 동안 쉽게 멍이 들고 피로가 심하며 등에 통증이 있었다고 하였다. 척추와 대퇴골 부위가 창백하고 압통이 있었으며 멍이 여러 곳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었다. 혈액 혈색소는 7.0 g/dL, 백혈구 수는 2,000/mm3, 혈소판 수는 15,000/mm3 이었다. (한 가지)



[출처 : 국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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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많이 붙여보자면


객관식은 예3부턴 60문제 넘어가는 일이 벌어지더니


본1 때는 144문제가 나오는 경우까지 벌어진다.


2시간만에 144문제 어케 푸냐는 소리가 나오겠지만


다들 풀더라.



서술/논술형은 교수마다 스타일이 매우 다르다.


어떤 교수는 인문논술 스타일로 내기도 하고


어떤 교수는 단답형


어떤 교수는 계산 문제


어떤 교수는 생물논술 스타일 등등


교수 성향에 따라 정말 다르다.




6) 레포트



가끔 레포트로 점수를 매기는 교수님도 있다.


특히 레포트 비중이 큰 경우는 레포트만으로 학점이 갈리기도 한다.


교수님이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레포트 서술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거다.



사회과학/자연과학 스타일 글쓰기나 인문학적 스타일 글쓰기


전자는 논리적인 설명을 중시한다면


후자는 자아 탐색이나 감정을 잘 나타내면 된다고는 하던데...



우리 학교의 경우 교수님들이 '카피킬러'라는 프로그램으로


레포트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는 하신다.


(서울대학교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서울대에서 과제 검사할 때도 쓰는걸로 안다.)



하지만 참고문헌이 있는 레포트의 경우


원 자료를 보면서 쓸 수밖에 없을텐데 (원론적인 이유에서 그렇다. 현실적인 이유 말고도)



이때 쓸만한 팁이라면 카피킬러는 5어절 이상 겹칠 경우 표절로 잡아내기 때문에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 영어 빈칸추론에서 많이 나오는 그거 맞다.)을 잘 하기만 한다면


카피킬러에서 곤란을 겪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다.



그 외에도 인용표시 빼먹지 않고 하기만 해도


레포트에서 폭탄이 터지는 일은 드물 것이다.



패러프레이징이나 인용표시는 일반적으로 1학년 글쓰기 과목 때 가르치므로


그때 그것만큼은 잘 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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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글에선 본과 준비과정에 관해 쓰지 않을까 싶은데


골학은 글에다가 따로 쓰진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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