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준 [449592] · MS 2013 · 쪽지

2019-07-15 16: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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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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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건 본인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인데도 말이다 


인지하지 못해서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대부분은 '무의식'과 '운'에 기대는 공부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자리에서 그 비밀을 살짝 꺼내 놓으려 한다 




1.


올해 초부터 


나는 문장 하나부터 제대로 공부할 것을 요구했고

그것을 주제로 다양한 글을 써 왔다 

  

누구보다 깊은 수준으로 국어를 다루었고

그만큼 독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글을 잘 읽으면 성적이 오를 거라 말하지 않으며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실제 수능에서는 

독해만 되면 다 된다는 생각 때문에 망가지는 친구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글만 잘 읽으면 다 될 거라는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국어는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2.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글에 어떤 부분은 꼼꼼하게 읽고

어떤 부분은 가볍게 읽게 되는 것 



예를 들어 


사보아 주택은, 벽이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로 설계된 건축물과는 달리 기둥만으로 건물 본체의 하중을 지탱하도록 설계되어 건물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층 거실을 둘러싼 벽에는 수평으로 긴 창이 나있고, 건축가가 ‘건축적 산책로’라고 이름 붙인 경사로는 지상의 출입구에서 2층의 주거 공간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테라스로 나와 지붕까지 연결된다. 목욕실 지붕에 설치된 작은 천 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면 이 주택이 자신을 중심으로 펼쳐진 또 다른 소우주임을 느낄 수 있다. 평평하고 넓은 지붕에는 정원이 조성되어, 여기서 산책하다 보면 대지를 바다 삼아 항해하는 기선의 갑판에 서 있는 듯하다.


이런 글이 나오면 학생들은 

"그래. 딱딱 나누어 두는 정도면 좋겠다."


이렇게 정리하며 읽는 방법을 선택한다 


왜 그렇게 읽어?라고 물어보면 

"정보의 나열이니까"라고 말한다




반면에 


해시 함수란 입력 데이터 x에 대응하는 하나의 결과 값을 일정한 길이의 문자열로 표시하는 수학적 함수이다. 그리고 입력 데이터 x에 대하여 해시 함수 H를 적용한 수식을 H(x)=k 라 할 때, k를 해시 값이라 한다. 


이건 훨씬 깊게 파고든다


왜?라고 물어보면  

'정의이니까'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 나는 이제 묻고 싶다 


나열은 가볍게 정리하며 읽고 정의는 꼼꼼하게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열인데 꼼꼼하게 읽어야 하고 정의인데 가볍게 읽어도 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가




혁신의 확산이란 특정 지역이나 사회 집단의 문화나 기술, 아이디어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다른 지역 또는 사회 집단으로 전파되는 과정을 말한다.


혁신의 확산의 정의이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짚으며 내용을 외워야 하는가?


아니라면 이유가 무엇인가? 같은 정의인데 말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 미국과 소련 및 그 동맹국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전개된 제한적 대결 상태를 냉전이라고 한다. 냉전의 기원에 관한 논의는 냉전이 시작된 직후부터 최근까지 계속 진행되었다.  


위의 두 문장은 어떤가? 

같은 무게로 읽는가? 다른 무게로 읽는가?






3. 


생각을 깨자 

수준 높은 국어에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글이 아닌 문제를 생각했을 때 

답이 선명해지는 것이다 



냉전의 기원에 관한 논의는 냉전이 시작된 직후부터 최근까지 계속 진행되었다.  


위 내용으로 문제를 만든다고 해 보자


냉전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당연히 

냉전이 시작된 후에 진행할 것이고 지금까지도 계속 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쉬운 내용에서 출제해 봤자 얼마나 어려워질 수 있을까?


어렵게 출제하기가 매우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볍게 읽는 것이다 






사보아 주택은, 벽이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로 설계된 건축물과는 달리 기둥만으로 건물 본체의 하중을 지탱하도록 설계되어 건물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층 거실을 둘러싼 벽에는 수평으로 긴 창이 나있고, 건축가가 ‘건축적 산책로’라고 이름 붙인 경사로는 지상의 출입구에서 2층의 주거 공간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테라스로 나와 지붕까지 연결된다. 목욕실 지붕에 설치된 작은 천 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면 이 주택이 자신을 중심으로 펼쳐진 또 다른 소우주임을 느낄 수 있다. 평평하고 넓은 지붕에는 정원이 조성되어, 여기서 산책하다 보면 대지를 바다 삼아 항해하는 기선의 갑판에 서 있는 듯하다. 


이건 어떤가? 

왜 깊은 이해보다는 정보들을 쭉쭉 정리하는 식으로 읽게 될까? 


이런 나열의 형식에서 나오는 문제는 

출제 방향과 풀이법이 뻔하기 때문이다 


나열된 정보 중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 

비교하는 방법으로 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용이 쉬워 더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러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생각은

나의 정보 활용 능력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너무나 아름답다 


'나'를 공부의 중심에 세우는 일이다 

아름답지 않은가?






4. 


850명을 면담했다 


본인이 알든 모르든 

글을 잘 읽는 애들은  


완급 조절을 할 줄 알았고  

그 속에는 문제와 지문의 관계가 고려되어 있더라




시험은 문제를 푸는 것이기에

이런 생각은 문제 풀이에 이어져 큰 차이를 만들게 된다 


그 친구들은 너무 당연한 것이어서 인지하지 못하거나

남들도 다 할 거라고 생각해서 말하지 않았던 걸까?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당연한 것이었는데

누군가는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을 것을 생각하면.. 




그 친구들이 문제에 눈을 뜨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새롭게 보게 될까 



아니 


그냥 모른 채 지나가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마음만 아플 테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비 오는 월요일이다 

아.. 생각난 김에 레이니데이 쿠폰 받아야겠다


From. 영준이 형







이번 주 토요일 7/20일부터는 

화작 2주 특강이다 


화작은 공부하면 바로 성적으로 나온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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