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6평 국어 41번 문제에 대한 보충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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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의 보기에서 흔히 의문이 나오는 부분이 '아메바'와 '아메바의 세포질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는 왜 공생 관계인가입니다.
복어와 미생물 친구는 흔히 초딩 과학 교과서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공생 관계의 예시처럼 느껴져서 공생 관계라고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서로 돕고살지만 떨어져도 둘 다 죽는 건 아니죠.
그런데 아메바와 박테리아는 박테리아 때문에 아메바가 죽기도 해서 보통 우리가 받아들이는 공생 관계와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박테리아가 스스로 세포 증식 및 복사를 했다는 서술이 있기 때문에 이를 캐치했다면 무난히 문제를 해결하셨을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왜 사람 헷갈리게 아메바가 박테리아 때문에 죽는 이야기를 굳이 더 달아놓은걸까..
사실 이것은 아메바와 박테리아가 공생 관계가 아님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한 서술입니다.
이 지문 1문단을 보면 개체성을 정의할 수 있는 요소에 '개체를 이루는 부분들 간의 강한 유기적 상호작용'이 제시되어 있고, 이것이 '외부 존재가 개체에 영향을 주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하게 나타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1문단과 여러분이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주로 보셨을 6문단을 종합해서 보면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관계는 아메바의 외부 존재로서 박테리아가 기능하고 있는지 아닌지가 쟁점이 됩니다.
진핵세포의 생체 에너지 생산에 미토콘드리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3문단에서 언급했던 것은 문제를 푸실 때도 기억하셨을 겁니다.
대부분의 진핵세포에서는 미토콘드리아는 없으면 안될 필수 요소입니다. 한편 미토콘드리아는 진핵세포에 대부분의 유전 정보를 기부(?)했고 미토콘드리아의 복제 및 증식이 진핵세포의 조절에 따라 이뤄지기에 미토콘드리아도 온전히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진핵세포의 통제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진핵세포-미토콘드리아는 구체적으로
1. 서로 떨어져 있을 수도 없고,
2. 진핵세포가 미토콘드리아의 증식 및 복제 여부를 쥐고 있고,
3. 둘의 상호작용이 전제되지 않으면 각자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
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개체성이 부정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메바-박테리아의 사례에 적용해 봅시다. 먼저 아메바는 어느날 병원성 박테리아에 감염돼서 죽기도 하고, 박테리아가 항생제를 맞았는데 자기도 돌연사! 하는 상당히 개복치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테리아는 병원성 때문에 대부분의 아메바가 죽어버렸는데 살아남은 놈들이 병원성을 잃고도 지혼자 아메바 세포질에서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편 박테리아는 인간 놈들이 항생제를 넣어서 최후를 맞는데 이것 때문에 아메바도 죽습니다.
일단 아메바가 어느 날 박테리아 놈들 때문에 잘 살고있다가 죽어버렸다는 점에서는 아메바-박테리아가 서로 떨어져서는 안 될 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 유입한 박테리아가 멀쩡한 아메바를 죽였으니까요.
한편 아메바가 박테리아의 성질 변화를 유도하는 맥락의 내용도 없고, 또한 아메바랑 상관없이 박테리아가 지혼자 알아서 증식할 줄도 알기에 아메바가 박테리아의 증식 및 복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박테리아의 성질성이 아메바의 생존 여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것은 아메바가 박테리아 때문에 죽느냐사느냐의 문제이지, 아메바가 진핵세포-미토콘드리아의 교환적 상황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박테리아와의 상호작용이 안 나타나서 제 기능을 못한 것이 아니므로 상호작용 여부도 부정됩니다.
종합하면 진핵세포-미토콘드리아는 아메바-박테리아의 관계와 그 어떤 것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박테리아의 개체성이 긍정되고 아메바-박테리아는 공생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누가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너가 말한 대로 풀라는 거냐? 현장에서 못 쓸 거 같은 풀이로 좆같은 관음질하네"
물론 전혀 아닙니다. 저건 진짜 너무 궁금해서 못 참겠다 하시는 분들이 그나마 의문을 풀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지 실제 시험장에서는 저 긴 생각을 절대로 못 합니다.
사실 문제를 풀다보면 뭔가 핵심적인 문구 하나로 답은 딱 나왔는데 굳이 더 붙어있는 곁가지들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과생 분들 중에 역사과목 문제 푸시는 분들, 문제 보면 정말 별 희한한 사료 들고오는 걸 자주 보셨을 겁니다.
그 사료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야 풀 수 있던가요? 아니죠. 뭔소리하는지 몰라도 핵심어를 찝으면 예외 없이 문제 풀 수 있었을 겁니다.
사실 국어도 비슷합니다. 이 문제 보기 지문에서 '스스로 증식했다' 이거 하나면 풀립니다. 이게 출제자가 그 중에서 찾기 무난한 거 던져놓은 것이고, 나머지는 혹시 또 '왜 이게 답이에요ㅆㅂ'하고 끼에엑거릴 놈들을 방어하기 위해서 숨겨놓은 장치에 불과합니다.
이게 만약 리트같은 시험이었다면 저런거까지 다 알아서 풀 수 있게끔 끈질기게 냈을텐데, 수능 국어 시험 취지는 그런 째째한 게 전혀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이 문제를 풀 때 확실한 근거 한두개가 잡혔다면 그걸 토대로 문제를 푸셔도 됩니다.
어려운 문제라고 엄청 복잡다단한 사고를 굳이 시험장에서 펼칠 필요없다는 것, 지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와 논리가 있다면 비록 충분해보이지 않더라도 문제 풀이에는 충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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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2번 두번째문장 "스스로" 거기에 초점을 뒀으면 되는걸 굳이 마지막문장 손잡고꼴까닥에 신경써버려서 시간도 날아가고 문제도 날아갔네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풀리는걸 자꾸 복잡하게 생각해버리니 원ㅠㅜ 보충설명감사합니다!
글에오타있어요
모바일로 쓰다보니 좀 군데군데 있습니다.. 수정하기도 귀찮고 있어도 그냥 냅두렵니다.
이거좀 심각한오타라서 공생관계가아님을확실히보여준다니요?
그럼 그냥 '공생관계임을'로 봐주심 될 거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대부분의 강사새끼들은 다 쌩까던부분이고 혼자고민해도 답을 못찾았는데
덕분에 해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