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쓰한주파] 6모 국어 21번 「에피쿠로스 어케 푸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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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HJP
Yaksik Ssldeupsi Han-munje Jugujangchang Pagodelgi
“ Ani Uzeso(아니 어째서)? ”
─ Decartes
데카르트가 한 이 말처럼, 세상에는 단박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도처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이 세상에서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질 때도 많죠. 하지만, 데카르트를 비롯해, 우리 시대 이전을 스쳐 간 많은 사유가thinker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끊임없이 사색하라! 의문하라! 질문하라!
사소한 의문이, 굳건해 보였으나 사실은 약해빠졌던 성채의 반석을 뒤흔드는 힘이 되고, 오래 뿌리박힌 무지와 몽매를 뽑아 버리는 삽이 되며, 세상을 바꾸는 단초가 됩니다. 당연해 보이나 부조리한 것들을 마주했을 때 우리들은 마땅히 그리해야 합니다. 의문하는 자questioner들에 의해서만 세상은 바뀌어 가고, 지식의 보고는 풍족해집니다. 오늘의 쓰한주파(약식)는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의문합니다. 아니 어째서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거지? 제 19년산 대갈통으로는 버거운, 너무도 크나큰 의문입니다. 애플의 매킨토시 광고에서, 텔레스크린에 오함마를 쎄리 던져 버리던 여성과 같이 ― 해결하기 어려운 의문이자, 아주 큰 사색의 한 걸음입니다.
에피쿠로스를 비판한 21번이 또 비판을 듣고 있는데요, 제가 있던 현장에서도 보였던 의견이지만, ㄴ가 잘못됐다고 합니다.
본문에서 ‘우주 원자 운동의 무작위성은 인간 자유의지의 단초이다’라고 확실히 명시했으므로,
이에 관하여 비판하는 내용은 적당하지 않다.
과연 그럴까, 살펴 봅시다.
본문
1. … 비결정론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원자의 운동에 대한 에피쿠로스의 설명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 비결정론, 곧 신의 섭리로 인한 우주의 운행을 전제하는 결정론과는 반대되는 입장입니다. 요컨대 No kings, no gods, only us네요. 이 비결정론을 지지하는 논거로 에피쿠로스는 원자의 운동을 들고 있습니다.
2. 그는 원자들이 수직 낙하 운동이라는 법칙에서 벗어나기도 하여 비스듬히 떨어지고 충돌해서 튕겨 나가는 우연적인 운동을 한다고 본다.
-> 카오스 이론인가요? 하여튼, 원자는 무작위다. 물질의 운동은 곧, 뭔가, 데우스(신)가 이리저리 움직이길 바라면서 조종해서 규칙적으로 운행하는 것이 아니다.
3. 그리고 우주는 이러한 원자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므로, 우주 역시 우연의 산물이라고 본다.
-> 이를 우주론으로 확장시킵니다. 우주는 불규칙. 아니 무규칙의 공간(=우연의 산물)이라는 거죠. 이 팩트를 ※라는 기호로 정리합시다.
4. 따라서 우주와 인간의 세계에 신의 관여는 없으며,
-> 불규칙이라는 건 곧 데우스의 개입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4.5. 인간의 삶에서도 신의 섭리는 찾을 수 없다고 한다.
-> ... 이걸 ㉡라고 해 볼까요?
대전제: 인간은 무슨 섭리에 의해 움직이거나 아니면 자유 의지로 움직이거나 아무튼 움직인다. => ㉠
소전제: 인간의 삶에 신의 섭리는 없다. => ㉡ (
결론: 인간은 자유 의지로 움직인다. => ㉢
대충 이와 같은 논증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님들이 국어를 풀 때 이 정도로 하라는 게 아니고 문제에 오류가 없음을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ㄴ의 비판은 ㉠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걸 님들이 아셔야 합니다.
본문의 내용은 에피쿠로스의 주장을 다룬 것이지, 에피쿠로스가 발견해낸 팩트를 다룬 게 아닙니다. 우리가 비문학 지문을 풀 때는 실제 현실이 어떻든 지문 내용을 사실로 여겨야 하지만(애벌랜치 광다이오드), 주장을 다룬 내용에서는 어디까지나 그 주장을 한 사람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적절한 비판 문제는 본문에서 다룬 내용의 오점(출제 오류가 아니라!!)을 찾아내는 문제입니다. 이건 정보로 대조하는 게 아니라, 순 논리입니다.
ㄴ을 보죠.
1. 원자가 법칙에서 벗어나 우연적인 운동을 한다는 것은 인과관계 없이 뜻하지 않게 움직인다는 뜻일텐데,
-> 본문에서도 나와 있습니다. 인과관계 없이. 그런데 중요한 건 뜻하지 않게입니다.
에피쿠로스는 결정론적 세계관을 타파하기 위해서 인간 자유 의지를 옹호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신의 의지가 없으면 인간의 의지다(㉠)라는 전제를 너무 당연하게 하고 있었던 겁니다. 어찌 보면 이분법적이죠.
일단, 신의 의지가 없다는 건(㉡)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왜 인간의 의지입니까(㉠)?
인간은 아무런 의지 없이 그냥 흐느적흐느적 흘러가는 먼지 티끌일 뿐이고, 우리 의지로 무언가를 성취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하고 흘러가는 지렁이나 다름없다! 이 주장에 대해서 에피쿠로스, 너는 반박할 수 있느냐?
인간의 의지를 당연시했던 에피쿠로스의 주장이, 인간의 의지가 없을 수도 있다는 비판에는 그 대응을 내포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에피쿠로스는 이러한 생각을 단초로 삼았잖아요. 실제로 인간의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도 모르고요.
2. 그것이 자유 의지의 단초가 될 수 있는가?
->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따라서 에피쿠로스의 주장을 무조건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러니 비판도 적절하다.
이 말을 모호하다고 해야 할지 포괄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 나는 의문을 합니다. 아니 도대체 모호할 구석이 어디 있나? 구구절절 설명해야지만 말이 뜻을 품는 건 아닙니다. ㄴ에서 아직 남은 구구절절을 다 잘라 봅시다. 대충 이런 문장이 됩니다.
뜻하지 않게 움직인다는 건 자유의지의 단초가 될 수 있는가?
없을 수도 있지.
마찬가지로 ㄷ에서도 ‘반드시 사후에 대한 두려움 X -> 죽음에 대한 두려움 X인 것은 아니다(죽는 과정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라고 하고 있고, ㄹ에서도 ‘반드시 자연재해가 신의 섭리가 아님 -> 자연재해는 두려울 게 없음인 것은 아니다(자연재해 자체가 무서울 수 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모두 구조가 똑같습니다. 모두 함축하고 있습니다. 모두 에피쿠로스가 당연하게 전제했지만 논리적으로는 구멍이 있었던 지점들을 공격하고 있는 정당한 비판입니다. 사실 함축이랄 것도 없는게, ‘아무런 뜻도 없이 움직인다며. 그럼 그게 인간의 자유 의지라고 할 수 있냐?’ 이 말에는 덧붙일 구석이 없습니다. 여기다가 뭘 덧붙이면 동어 반복이 되니까요.
‘신의 섭리가 없다 알겠어 / 사물은 아무런 뜻도 없이 움직인다 / 이걸 인간의 자유 의지라고 할 수는 없다 / 왜냐면 인간은 아무런 뜻 없이 무작위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언어가 작동하는 논리적 구조를 알고 있다면 자연히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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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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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