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859882] · MS 2018 · 쪽지

2019-04-03 22: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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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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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경입니다.

오랫동안의 입시를 벗어난 저로서는 벚꽃이 피는 이 봄이, 대학생으로서는 처음 받아들이는 이 봄이 설레면서도 참으로 어색하게 느껴지네요. (사실 아직 개추워요... 연애는 언제 하나...)


4월이네요. 고3이거나 재수하시는 분들은 공부를 한창 하실 때고, 잘 해내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제 썰을 하나 풀자면 작년에 수능 끝나고 부모님과 고기 먹는데... 입으로 들어가는건지 코로 들어가는건지 모르고 먹었어요. 수능을 생각보다 못봤으니...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저는 논술로 붙고 신촌에 있는 학교에 입학해서 서울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엄마한테 왜 그때 그리 풀이 죽어서 고기를 먹었을까 어차피 난 붙을 거였는데 라고 얘기를 가끔 하곤 해요ㅎㅎ


수험생활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고 봐요. 여러분 올해 원하는 대학을 가든, 그렇지 못하든, 한번 더 하든, 올해 수능은 치루어 질 테고, 결과는 나올 겁니다. 또, 그 후의 일은 그 때의 자신이 잘 살아 낼 거에요. 여러분들의 노력이, 여러분들의 빛났던 19~2N살의 시간들이 절대 어디 가는 게 아니니깐요. 저는 당당함을 잃으시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공부 안 하고 시험 잘 볼꺼 라는 희망, 오만함이 아니라면요. 


고3이든, 재수든, 삼수든, 그 이상이든 감정적으로 무너지시는 분들을 꽤 많이 봤어요. 저도 재수 때 그랬구요. 공부에 몰두하지도 않으면서 쓸데없이 너무 힘들어했어요. 저만 정말 큰 나락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결과적으로 저는 너무나도 잘 살고 있고, 만약 대학에 떨어졌더라도, 아마... 저의 다른 대안이었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잘 살고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여러분 너무 아파하지 마시고, 당당해지세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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