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를 생각하는 분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133366
재수를 생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씁니다.
먼저 하고싶은 말은 재수를 한다는 자체를 너무 나쁜 상황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겁니다.
그저 하나의 경험일 뿐이고 정말 뜻깊은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힘든 경험인건 확실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더 좋은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많은 깨달음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남들보다 더 준비해서 대학에 간다는 생각을 한다면
남들보다 더 즐겁고 뜻깊은 대학생활을 할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인생을 직선으로 곧게 성공만 하면서 사셨던 분들에게 재수라는 건 하나의 실패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재수를 한다는건 이미 인생이 직선적인 탄탄대로는 아니고 조금의 곡선이 생긴거라고 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선의 인생이 최고의 인생인 것도 아니고 곡선의 인생이 나쁜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곡선의 인생이 더 좋다고도 말 할 순 없겠죠. 그건 사람마다 다른걸테니까요. 그냥 둘다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형태일 뿐입니다.
재수를 생각하고 있으시다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떤 꽃이 가장 아름답냐는 물음이 나옵니다.
분명히 이 물음은 우문인게 어떤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없죠. 꽃은 저마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꽃에 비유하면 이렇게
쉽게 답이 나오는 것을 사람들은 인생에 있어서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즉 가장 먼저 피는 꽃인 매화가 가장 아름다운 꽃인
마냥 빠르게 성공하는 인생을 부러워 하며 산다는건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수능을 한번에 잘 본 그들이 부러울 수 있습니다.
부럽죠. 수능을 못본 자신이 실패한것 같고 수능을 잘본 그들은 성공한것 처럼 느껴질 것이고 주위에서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아무리
말해도 위로가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뭐 아닐수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말이 별 위로가 되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그래도 알고는 있는게
좋겠죠. 지금 수능을 못봤다고 할지라도 실패한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뭐가 좋은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을.
공부법
아마 재수를 결심하셨다면 많은 분들이 지금쯤 공부법이라는 것에도 관심이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전 그랬거든요.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글들을 읽어보기도 했고 EBS공부의 왕도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느끼는건
성공을 보장하는 완벽한 공부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한다 하더라도 알 수 없다. 안다 하더라도 전할 수 없다 라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안다 라는 것은 알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을 수 있는거니까요.
하지만 남들의 이야기를 들어서는 알기가 정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 사실 앞에서 인터넷에서 공부법을 찾아 읽어보기도 했다고 했는데 짧은것만 좀 읽어보고 긴건 귀찮아서 읽지도 않았어요.
이 글도 꽤 길어지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보고 뒤로가기를 누를것 같네요 ㅎㅎ 그리고 EBS공부의 왕도도 보고 공부법 관련 책도 읽어봤는데
제 성격상 남이 한는거 따라하는걸 싫어해서 오히려 안하게 되고 느껴지는 것도 공부법이란 것 자체가 대부분 달을 가리키는게 아니라 손가락을
가리키는 것 같더라구요.(윤리 선택자라면 무슨 말인지 아실겁니다.ㅋ)
결론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은 누구도 알려줄 수 없고 자신이 스스로 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부법 찾아보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찾아보는건 추천하고 싶네요. 확실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있으니까요.
실망하지 말라는 겁니다. 공부법 열심히 찾아보고 따라서 해보고 효과를 못느낀다고 실망하지 말라는 것이고요.
공부법들 대부분이 따라하기도 힘들고... 상당히 개인적 취향이 많아서 따라하기 귀찮은게 대부분이니까
따라하지 못한다고 실망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전 귀찮아서 따라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공부법이 잘못됬더라도 이것도 이미 습관이라 고치기 힘들거든요..
그냥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참고하는 정도만 되어도 남들이 쓴 공부법은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구멍난 항아리에 물 붓는 것 같은 느낌이 나더라도 그냥 무작정 공부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에게 맞는걸 조금씩 알게 될겁니다.
조금씩 알게 될거라는 것도 중요한데 무슨 번개같은 깨달음을 얻고 새사람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리고 습관의 힘은 정말 강하기 때문에 한번에 뭔가 달라지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건 당연한 것이니까 자신의 의지가 나약함을 자책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재수를 결정한것 자체도 누군가 보다는 의지가 강한것이고
이렇게 귀찮게 긴 글 읽고 있는 것도 의지가 있는거니까요.
다들 힘내시고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딱3일동안만알아보자
-
언매 3모 85 3덮 94 4덮 93 겨울방학때 강기분 끝내고 새기분 찍먹 좀...
-
그립습니다
-
적색편이 거리 그래프에서 과거인걸 확인할 수 있는게 거리인가요 적색편이(v)인가요?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저녁 뭐드심? 6
?
-
작년에 6월부터 이지영쌤 커리로 시작해서 9평때 1 수능때 백분위95로 2였는데...
-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부활절 미사가 집전되던 도중 2층 '강복의...
-
올해 고3 수능보는데 지금 아이디어 듣고 뉴런 듣기에는 별로인가요? 시간이...
-
원래 밈 따라하면 다들 아는거였는데 인스타 시작하고나서부터 나만아는 밈이 개많아짐...
-
반수 사탐런 5
공대 1년 다니고 현실을 깨달아버림.. 메디컬이 아니면 답이 없다는걸...
-
생윤 윤사 재밌다고 철학과 오는 것이 맞는가 - 눈덩이의 중간고사 준비 공리주의 2편 1
*이 글은 필자의 뇌피셜과 드립이 난무하는 글입니다. 설명을 위해서라면 교육 과정의...
-
523 2
"523"
-
보강이지금끝남 2
이시간까지강의를듣다니 근데내일시험인과목하나도공부안함
-
수1 질문 0
삼각함수 문제가 안풀리네요... 수학 잘하시는 분들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어우 3
한참잣네...
-
국정원 기밀문서 4
시즌1 건너뛰고 시즌2부터 사도되나요 너무 옛날기출이고 쉬울것같은데
-
님 22번 왜 저렇게 풀었나요? -> 22번 하나 남기고 30분 남아서 걍 뇌비우고 나열해서요
-
일단 수1 수2 ㅈㄴ 불안정하고 이번 3모 4뜸. 독재 다니는데 쌤들은 재수...
-
화학 내신 서술형에 논리만 맞으면 상댓값,내분,가정해서 풀이해도 상관없나요?
-
내신용 문제집임??? 수능 준비하는 사람한텐 별로인 그닥인 문제집이었음???
-
수분감 그냥 기출 모음집 아녀? 그럼 문제수 훨 많은 마더텅이나 자이 푸는게 더...
-
보통 삼반수 하실떄 1학기는 얼마나 챙기셨나요?
-
바꿔주는 프로그램? 사이트? 있지않았나요?.? 핑프요정이라 못찾겠러요.,, 아시는 분 ㅜㅜ
-
하 수시 개같네 4
과탐표본 이꼬라지만 안 났으면 정시하는건데
-
대학오면 주 4일제 삶을 만끽해보세요 수공강이나 금공강 강추 지금은 다들 사실상 주...
-
눈치좀ㅋㅋ
-
재수생이구요 한지 하려고하는데 이도, 이남승, 이승헌 강사님들중에서 누구 들을지...
-
다때려박아 5
범퍼카 마 범퍼카 면허도 필요없지 엉덩짝 걷어차
-
최진우 영도내림 1
-
경제, 사문 25수능 경제 만표 72 1컷 46 사문 만표 69 1컷 45 24수능...
-
몇시 - 몇시 요즘 점심에 자서 저녁에 일어남..
-
자기들도 아닌거 알면서..
-
99들 나가리되고 다음세대인가?
-
되게 감성에 젖어서 봤는데 엔딩 끝나고 갑자기 김승리 목소리 튀어나오면서...
-
에스파냐 감사합니다
-
보고싶다 4
사실 누가 보고싶은지도 잘 모르겠음 그냥 외로운 상태
-
네에 헨제ㄹ 0
-
개념이든 문제 유형이든 자유롭게 알려주세요 그리고 공부할때 윤사 먼저? 생윤...
-
불닭볶음면 불 없음 닭 없음 만드는 방식 보면 볶음면인거도 아님 면만 남음 연대...
-
걱정하지마라! 50점을 받아도 높1이 안뜰테니!!
-
대타 구할 시간도 없는데 어쩌자는거냐 아 진짜 책임감없네
-
혜인님탄생17주년기념
-
지금 무휴반이고.. 현역때 미적만 해봤어요 중2 때 경우의 수가 너무 어려웠어서.....
-
흠... kold 좀 탈출하고싶다
-
조용히 쪽지 좀
-
미소가 절로나오네 현대시가 진짜 개꿀임
제가 딱 고3까지 탄탄대로를 달리다가 재수를 하게 된 상황인데 좋은 글이네요 ㅎㅎ
존경스럽습니다
아무런 댓가없이 남을 위해 이런글을 적으시는것도 그렇고
진심이 담겨있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구요
이러한 말씀을 다른분께도 들었는데 공감이 많이갑니다
이런 좋은글을 읽으니 힘이나네요
감사합니다
열흘전에 재수생활 마친 사람이지만 공감하면서 읽었네요
>>>>>>구멍난 항아리에 물 붓는 것 같은 느낌이 나더라도 그냥 무작정 공부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에게 맞는걸 조금씩 알게 될겁니다.
진짜공감해요 초반에 몇달 꾸준히 공부하다보니까 그 이후로는 공부패턴이 굳어지더라고요.. 물론 심지어 수능 일주일 전까지 공부법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했지만요.. 내가 과연 옳은길로 가고있는가에 대해서는 항상 불안했어요ㅋㅋ
전 고3까지 계속실패하다가 현역수능도 실패한 케이스 ㅎㅎ
재수해서 그럭저럭나왔네요. 재수 괜찮은 선택입니다... 8개월 진짜 금방지나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