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ta [311385] · MS 2009 · 쪽지

2011-11-22 18:29:38
조회수 921

재수를 생각하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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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수를 생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씁니다. 

 먼저 하고싶은 말은 재수를 한다는 자체를 너무 나쁜 상황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겁니다.

 그저 하나의 경험일 뿐이고 정말 뜻깊은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힘든 경험인건 확실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더 좋은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많은 깨달음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남들보다 더 준비해서 대학에 간다는 생각을 한다면

 남들보다 더 즐겁고 뜻깊은 대학생활을 할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인생을 직선으로 곧게 성공만 하면서 사셨던 분들에게 재수라는 건 하나의 실패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재수를 한다는건 이미 인생이 직선적인 탄탄대로는 아니고 조금의 곡선이 생긴거라고 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선의 인생이 최고의 인생인 것도 아니고 곡선의 인생이 나쁜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곡선의 인생이 더 좋다고도 말 할 순 없겠죠. 그건 사람마다 다른걸테니까요. 그냥 둘다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형태일 뿐입니다.

 재수를 생각하고 있으시다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떤 꽃이 가장 아름답냐는 물음이 나옵니다.

 분명히 이 물음은 우문인게 어떤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없죠. 꽃은 저마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꽃에 비유하면 이렇게

 쉽게 답이 나오는 것을 사람들은 인생에 있어서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즉 가장 먼저 피는 꽃인 매화가 가장 아름다운 꽃인

 마냥 빠르게 성공하는 인생을 부러워 하며 산다는건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수능을 한번에 잘 본 그들이 부러울 수 있습니다.

 부럽죠. 수능을 못본 자신이 실패한것 같고 수능을 잘본 그들은 성공한것 처럼 느껴질 것이고 주위에서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아무리

 말해도 위로가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뭐 아닐수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말이 별 위로가 되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그래도 알고는 있는게

 좋겠죠. 지금 수능을 못봤다고 할지라도 실패한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뭐가 좋은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을.

 공부법

 아마 재수를 결심하셨다면 많은 분들이 지금쯤 공부법이라는 것에도 관심이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전 그랬거든요.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글들을 읽어보기도 했고 EBS공부의 왕도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느끼는건

 성공을 보장하는 완벽한 공부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한다 하더라도 알 수 없다. 안다 하더라도 전할 수 없다 라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안다 라는 것은 알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을 수 있는거니까요. 

 하지만 남들의 이야기를 들어서는 알기가 정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 사실 앞에서 인터넷에서 공부법을 찾아 읽어보기도 했다고 했는데 짧은것만 좀 읽어보고 긴건 귀찮아서 읽지도 않았어요.

 이 글도 꽤 길어지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보고 뒤로가기를 누를것 같네요 ㅎㅎ 그리고 EBS공부의 왕도도 보고 공부법 관련 책도 읽어봤는데

 제 성격상 남이 한는거 따라하는걸 싫어해서 오히려 안하게 되고 느껴지는 것도 공부법이란 것 자체가 대부분 달을 가리키는게 아니라 손가락을

 가리키는 것 같더라구요.(윤리 선택자라면 무슨 말인지 아실겁니다.ㅋ) 

 결론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은 누구도 알려줄 수 없고 자신이 스스로 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부법 찾아보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찾아보는건 추천하고 싶네요. 확실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있으니까요.

 실망하지 말라는 겁니다. 공부법 열심히 찾아보고 따라서 해보고 효과를 못느낀다고 실망하지 말라는 것이고요.

 공부법들 대부분이 따라하기도 힘들고... 상당히 개인적 취향이 많아서 따라하기 귀찮은게 대부분이니까

 따라하지 못한다고 실망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전 귀찮아서 따라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공부법이 잘못됬더라도 이것도 이미 습관이라 고치기 힘들거든요..

 그냥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참고하는 정도만 되어도 남들이 쓴 공부법은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구멍난 항아리에 물 붓는 것 같은 느낌이 나더라도 그냥 무작정 공부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에게 맞는걸 조금씩 알게 될겁니다.

 조금씩 알게 될거라는 것도 중요한데 무슨 번개같은 깨달음을 얻고 새사람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리고 습관의 힘은 정말 강하기 때문에 한번에 뭔가 달라지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건 당연한 것이니까 자신의 의지가 나약함을 자책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재수를 결정한것 자체도 누군가 보다는 의지가 강한것이고

 이렇게 귀찮게 긴 글 읽고 있는 것도 의지가 있는거니까요. 

 다들 힘내시고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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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혹강 · 342438 · 11/11/22 18:32 · MS 2017

    제가 딱 고3까지 탄탄대로를 달리다가 재수를 하게 된 상황인데 좋은 글이네요 ㅎㅎ

  • 배성한 · 362819 · 11/11/22 21:52 · MS 2017

    존경스럽습니다

    아무런 댓가없이 남을 위해 이런글을 적으시는것도 그렇고

    진심이 담겨있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구요

    이러한 말씀을 다른분께도 들었는데 공감이 많이갑니다

    이런 좋은글을 읽으니 힘이나네요

    감사합니다

  • 다신수능안봄 · 328334 · 11/11/23 10:25 · MS 2018

    열흘전에 재수생활 마친 사람이지만 공감하면서 읽었네요
    >>>>>>구멍난 항아리에 물 붓는 것 같은 느낌이 나더라도 그냥 무작정 공부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에게 맞는걸 조금씩 알게 될겁니다.
    진짜공감해요 초반에 몇달 꾸준히 공부하다보니까 그 이후로는 공부패턴이 굳어지더라고요.. 물론 심지어 수능 일주일 전까지 공부법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했지만요.. 내가 과연 옳은길로 가고있는가에 대해서는 항상 불안했어요ㅋㅋ

  • 비참해지지말자 · 353221 · 11/11/24 20:04 · MS 2010

    전 고3까지 계속실패하다가 현역수능도 실패한 케이스 ㅎㅎ
    재수해서 그럭저럭나왔네요. 재수 괜찮은 선택입니다... 8개월 진짜 금방지나가요

  • La Vita · 311385 · 11/11/25 14:39 · MS 2009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