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영어대학, 영어학과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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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영어대학 그리고 영어학과를 소개합니다.
제가 원서접수를 할 적이 기억이 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저도 그랬고, 학과 지원하시는 분들도 영어대학에 막연히만 알고 계시는듯 싶어서요. 그때 이 학과를 지원하기 전에 제가 알고 싶었던,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아마 여러분이 궁금하실만한 건 다 쓸 테니 아마 스크롤 압박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여러분 수능도 끝나고 시간이 많은 것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 영어대 생각하시는 분은 반드시 읽어주시고, 관심 있으시면 다른 분들도 한 번 읽어봐 주심이.
(1) 영어대학을 소개해주세요.
한국외대 영어과의 연혁을 쓰려는 건 아니니 백스페이스는 잠시 멈추어주세요.
영어대라는 단과대로 존재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것을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다른 학교의 영어 관련 학과는 대부분 영어영문학과 하나 있습니다. (영교과 제외) 영어영문학과가 영어학과+영문학과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한국외대에는 영어학과, 영문학과, 영어통번역학과 3개 관련 영어 관련 학과가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슨 말인지 감이 오실는지요. 여러분이 영어 관련하여 들을 수 있는 과목수가 대략 3배 정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교류학점 11학점으로 들을 수도 있고, 최소한 청강이 가능하니 영어를 좋아하신다면 영어대학 학과가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3개 학과 3색이 뚜렷하니 여러분이 공부해보고 싶은 학과를 선택해주세요.
(2) 실용적인가요?
저 ‘개인적으로’ 학과에 관한 질문을 할 때 이 질문은 빈도수만큼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 질문은 학과 지원을 할 때 학부모님이나 학생분이나 굉장히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나의 질문으로 뽑아봤습니다.
일단 흔히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실용적이라는 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영어숙달 관련한 과목을 실용적이라고 칭한다면, 3개 학과 ‘모두’ 50% 정도의 실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학과는 영어숙달+ 영어학, 영문학과는 영어숙달+ 영문학, 영어통번역학과는 영어숙달+ 통번역학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영어를 배운다는 측면에서 영어라는 언어를 구체적으로 따져 볼 필요도, 영어문학을 깊게 공부해볼 필요도, 영어만이 아닌 영어-한국어 간 AB 언어 통번역도 해볼 필요가 없습니다. (해석, 통번역과 언어숙달 구분을 잘하심이 좋겠습니다. 외국어를 점차 배울수록 모국어가 접근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죠. 해석은 영어를 가르쳐, 통번역은 영한, 한영 통번역을 해 돈 받는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네, 그러한 측면에서 실용성은 ‘어느 학과’나 반입니다. 근데 영어숙달만을 과목으로 해서 대학 4년 지내서 졸업장 받으면 정말 의미가 있을까요? 구체적인 지식을 담고 가는 것이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후에 나올 질문에 구체적으로 제 경험을 언급하겠습니다.) 과목 선택해서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배움이 컸던 과목들이 학기가 끝나고도 남습니다.
(3) 이제 영어학과를 소개해주세요.
다른 학교와 다르게 우리 학교는 영어영문과에서 영어학과와 영문학과를 쪼개놨습니다. 이 말은 영어학과를 선택했을 때 다른 학교와 비교 시 영어학 과목이 깊이 있게 다뤄진다는 점을 우선 말씀드리고 싶네요.
영어학과에서는 영어라는 언어를 언어학적인 측면에서 뜯어보고 맛봅니다. 좀 쉽게 말씀드리면, 여러분이 다른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칠 적 무엇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상상해 볼 때, 떠오르는 것들을 생각하시면 대략 비슷할 겁니다.
(4) 영어학과에서는 뭘 배워요?
뭉뚱그려서 ‘영어학과에선 영어학을 배웁니다.’보다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우는지 알려 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의시간표를 보면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으시다만, 제가 그냥 친절히 설명해봅니다!
앞서 얘기했듯 영어학과는 영어숙달 50%와 영어학 50%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어숙달은 아주아주 간단히 Reading, Listening, Writing, Speaking 전 영역을 모두 다룹니다. 토론이나 미디어영어 같은 과목들이 이쪽에 속합니다.
영어숙달 관련 과목은 대략 이해가 가실 테니(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되겠죠?) 영어학 쪽 과목을 나열해봅니다.
기본적인 영어학을 두루두루 배우는 데 필요한 과목
Introduction to English Linguistics (영어학개론 1,2)
Practical English Grammar (실용영어문법)
영어라는 언어 내적인 영역의 과목들인
Advanced English Grammar (고급영어문법 1,2)
English Syntax (영어구문론)
English Phonetics (영어음성학)
English Phonology (영어음운론)
English Semantics (영어의미론)
English Morphology (영어형태론)
History of English (영어사)
하지만 언어 내적인 것만 배워서는 언어는 의미가 덜하죠. 언어 외적인 부분과 영어를 연관된 과목입니다. 이하는 구체적으로는 응용언어학+제반분야입니다.
Computer & English Linguistics (컴퓨터와 영어학)
English-Korean Comparative Linguistics (영한비교언어학)
English and Society (영어와 사회)
Psycholinguistics (심리언어학)
British and American Language Culture (영어와 영미문화)
Understanding U.K. (영국의이해)
Understanding U.S. (미국의이해)
English Linguistics & English Education (영어학과 영어교육)
English Linguistics & English Teaching Method (영어학과 영어교수법)
English and Discourse (영어와 담화)
Reseach Method in English Linguistics (영어학 연구방법론)
English and Cognition (영어와 인지)
말씀드리자면 여기 나온 과목들은 그냥 ‘영어-’자 붙여서 만들어진 과목이 아니라 영어학개론에서 모두 두루두루 다룬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컴퓨터와 영어학은 영어학개론에 computational linguistics (전산언어학) 부분이고, 영어와 사회는 sociolinguistics (사회언어학), 영어와 담화는 pragmatics/discourse analysis (화용론/담화분석), 심리언어학은 psycholinguisitcs 부분입니다.
다른 학교와 다르게 영어학과라는 단일 학과로 이루어져 영어학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 나열한 과목들 전부 배워야 하는 건 아니에요.(이하 전필) 영어학개론 들으시고 여러분이 선택해서 들으시면 되는 과목들입니다.
커리큘럼에는 나와 있는데 실제로는 과목이 개설되었다 안 되었다 하는 학교가 있기도 한데, 우리 학교에선 제가 언급한 과목은 매해 열립니다. 이건 한국외대 영어학과의 특별한 면 중 하나입니다. :)
(5) 영어학/언어학 배워서 어디에 써먹죠?
(2) 번의 실용성 문제와 겹치는 질문인 듯합니다.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여러분 한국어 어느 정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20여 년 정도 100% 한국인인 분들도 여기에 쉽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기본적인 맞춤법도 못 지켜서 나라가 시끌시끌하죠? 그렇다면 발음이나 띄어쓰기는? 문법은?
유명한 대전 K모 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만들어진 국어 시험지가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모국어 신경 써서 말한다고 생각하는 전 콧방귀를 뀌며 시험을 봤지만, 안타깝게도; 매우 허접한 점수가 나왔고 그 학교 학생 평균도 거의 반타작에 해당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점은? 물론 그 시험지가 험악한 난이도였지만, 한국어 원어민으로의 저도 한국어가 매우 모자란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도 국어에 대한 지식적 측면을 공부해보고 싶었고요. 이런 건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따로 배워야만 얻어지는 거죠.
그렇다면 하물며 외국어인 영어는?
외국어를 배울 때는 모국어의 간섭을 절대 받지 않고, unconsciousness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외국어를 어느 정도 수준 있게 관심 둬 공부하신 분이라면 모두 동감하실 듯합니다. 그렇기에 영어를 배울 때 영어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어인 한국어도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한국어를 구사하기 위해서 저는 지식적 측면을 갈고 닦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따로 공부해 깨끗한 영어를 얻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못 느끼시나요? 국제사회에서 일하시고 싶은 분이시면 정말 필요하고, 아니면 여러분이 연설이나 전문적인 문서 작성 시 영어를 구사할 땐 여러분이 영어학으로 배우신 것들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정도는 확신할 수 있어요. 게다가 이건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오직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언어에 관해 끊임없이 생각해봄으로써 본인의 언어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6) 구체적으로 영어학 지식을 사용했던 경험은?
(5) 번에 쓰고 싶었는데, 너무 길어져서 끊어옵니다. 과외 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같은 p라도 왜 다르게 소리가 나느냐고. pin과 spine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직접 해보시면 pin의 p가 소리가 팍! 터져 나오죠? spine은 터져 나오는 대신 ‘ㅃ’ 가 섞인 p가 나옵니다.
답은 aspirated 유무의 차이입니다. p 소리는 pʰ, p 두 가지가 나올 수 있고, 예를 더 들자면 t, k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영어학 시간이 되니 여기서 멈추겠어요.
영어학을 공부하지 않았으면, 이런 다른 예를 들기도 어려웠을뿐더러 확신에 차지 않은 대답을 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아마 영어음성학, 음운론을 배우지 않았다면, ‘헉!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라고 생각하고 “영어는 원래 좀 그래. 많이 들으면서 익힐 수밖에”라는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았겠죠.
이 대답을 하고 스스로 으쓱했습니다. 이 예시는 아주 단편적인 것이며, 흔히 외국어 공부에 대해 질문이 들어왔을 때 영어학/언어학을 배웠던 경험을 통해 체계적인 답변을 주로 줄 수 있었습니다.
네, 힘들게 배운 것은 머릿속에서 잘 안 나가더라고요. 실제로 영어 단어 하나 더 아는 것보다 이런 지식적 측면이 저에게 도움이 되는 때가 이렇게 은근히 있고요. 이럴 때는 제 영어학 지식이 더 실용적이네요.
(7) 영어관련 학과를 선택함으로 좋은 점은?
영어라는 도구를 잘 닦을 기회가 되고요. 외국어 중에서도 영어를 잘 익힌다면 여러분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요새 누구나 영어 하는 세상이라고 하죠? 그만큼 영어 잘하는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영어를 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갈고 닦은 영어를 할 수 있는 인재가 여러분이었으면 좋겠어요. 현실적으로 한국외대 영어과가 주는 반짝거림도 조금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사실 장래에 대해 잘 생각 안 해보잖아요? 그렇기에 2학년 때 이중전공을 선택할 때까지 조금 그 결정을 미뤄보는 선택이 되기도 해요. 다른 학과와 같이 입학과 함께 구체적으로 정해지는 측면이 덜 하니까요. 그렇기에 1년간 더 생각해보고 신중하게 장래를 좁혀보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영어대학, 영어학과와 영어학에 대해서 웬만한 건 설명해 드린 것 같아요. 매우 긴 스압이 예상되는데 이 긴 글 다 읽으셨으면, 대단하십니다! 짝짝짝!
영어학과 좋아요~ 영어 좋아하시는 분은 정말 후회 없으실 거에요. 특히 문학이 아닌 영어라는 언어 자체에 관심이 있는 학생에게 영어학과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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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프사바꾼 신드리는 상상할수없는데
내 목표였던 한국외대 영어대
수시 면접이 날 버리고
수능 점수가 또 날 버리는 구나
ㅠㅠ
오..정말 알고싶었던 것들이었는데..감사합니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