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수능 국어 지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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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이어 두 번째 독해칼럼으로 돌아왔습니다ㅎㅎ
지난 시간에는 ‘독해’, 즉 ‘읽고 이해하기’에서 ‘읽기’ 파트에 해당하는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덩어리의 크기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자!!'
는 이야기를 했다면
참고) https://orbi.kr/00020251523
오늘은 읽은 뒤의 과정, 즉 '이해'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저의 수험시절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1. 나의 수험시절
저는 사실 고등학교 시절 국어를 아주아주 못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국어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죠.
유명한 수험서, 인강, ebs, 실모...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하루에 공부 절반 이상은 언제나 국어였어요.
현역 수능날(16학년도) 국어 시험을 보는데
뭔가 글이 붕 뜨대요?
수능을 현장에서 겪어보신 분들이라면 동감하실 겁니다.
문장을 읽으면 정보가 하나하나 쌓여가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이 느낌이 안 들더라구요...
그렇게 저는 재수를 결심합니다...ㅎ
결국 국어 영역을 잘하기 위해선
'어떻게 극도로 긴장되고 당황한 순간에도 침착하게 글을 처리할 수 있을까?‘
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오늘 제가 할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구요.
2. ‘이해’란 무엇인가
‘독해’에서 ‘이해’란 무엇일까요???
‘언어’는 본래
인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내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고 싶은데 ‘언어’가 없다면 전달할 수가 없겠죠.
‘언어’가 있음으로 인해
내 생각을 ‘언어’로 포장하여 상대에게 보내면
상대는 그 ‘언어’라는 포장을 풀고 나서 나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해의 의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해’란 ‘언어’의 포장을 풀고 안에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필자의 생각을 파악하라!!’
결국 저 말이나, ‘이해해라!’라는 말이나 동일한 의미인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이해를 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문에서 말하고 있는 정보가 10가지 정도라 가정한다면
우리는 8가지정도를 이해하고 다 이해했다 생각하는 것이죠.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학습의 상황에서야 몇 가지 이해를 하지 않아도
지문을 다시 읽거나 좀 더 고민할 여유가 있어요.
그러나 그렇게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 습관’, '대충대충 이해하는 습관'이 들어버리면, 굳어버리면
수능 날 독해는 완전히 붕 뜹니다.
극도로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원래 실력보다도 못하니까,
10가지 중 5가지도 못 읽어내는 것이죠.
이게 붕 뜨는 겁니다.
결국 우리는 학습의 과정에서 ‘이해’는 이해했다는 ‘느낌’에서 멈추면 안 됩니다.
자신의 이해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문장이 하는 말에 대해
‘아~ 어떤 말이구나!' '왜 근데 그런 걸까?' 등등의 ‘반응’을 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면(이해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것처럼요!
필자의 언어를
내 언어로 다시 ‘재구성’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반응/재구성 내용을 보면
우리는 우리가 이해를 제대로 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거죠!!
구체적인 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6세기 전반에 서양에서 태양 중심설을 지구 중심설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시작된 천문학 분야의 개혁은/
->(반응/재구성)그렇지,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닌 태양이라고 한건 일종의 개혁이였지.
경험주의의 확산과 수리 과학의 발전을 통해 형이상학을 뒤바꾸는 변혁으로 이어졌다./
->(반응/재구성)경험적인 검증이 조금 더 중요해졌을거야.
서양의 우주론 이 전파되자 중국에서는 중국과 서양의 우주론을 회통하려는 시도가 전개되었고,/
->(반응/재구성)중국에서도 서양의 우주론을 받아들이려 했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지적 유산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었다./
->(반응/재구성)자신의 우주론과 서양의 우주론을 합치려면 자신의 우주론이 어땠는지 먼저 알아야 했겠지?
문장을 읽고 자신의 언어로 반응/재구성한 게 보이시나요?
이 습관이 들어야 자신의 이해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 습관이 들어야 ‘제대로 이해하지 않는 습관’을 버릴 수 있습니다.
이 습관이 들어야 수능날 독해가 붕 뜨지 않습니다.
물론 ‘반응/재구성’을 하다보면 원래 독해 속도보다 많이 느릴 겁니다.
그러나 그건 그전에 자신이 문장을 읽고 놓치고 있던 부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해요.
천천히 읽고 반응/재구성하다보면 예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이, 아주 많이 보이실 겁니다!
2. 재구성/반응의 방법
필자의 말을 어떻게
자신의 말로 재구성/반응 하는 지 모르시겠다구요??
그래서 제가 구체적인 재구성/반응의 방법을 가져왔답니다!!
재구성/반응의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수긍’의 반응입니다.
어떤 문장이 쓰여있을 때, ‘아~ 그렇구나.’의 형식으로 반응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토끼는 거북이보다 빠르다.
->(수긍) 아~ 토끼는 거북이보다 빠르구나
이렇게요.
또 하나는 ‘공감’의 반응입니다.
어떤 정보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와 일치한다고 공감한다고 반응하는 것과
어떤 정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반응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토끼는 거북이보다 빠르다.
->(공감) 당연히 토끼가 거북이보단 빠르지!!
이렇게요.
마지막 하나는 ‘질문or추론’의 반응입니다.
이 추론은 2가지 이상의 정보가 제시되었을 때 2가지 이상의 정보를 결합하여
새로운 정보를 엮어내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토끼는 거북이보다 빠르다.
->(반응/재구성) 토끼가 거북이보다 빠른 이유는 뭘까?
포유류의 속도는 대게 다리의 길이와 비례한다.
->(반응/재구성) 토끼가 거북이보단 다리의 길이가 길겠네?
이 세 가지의 반응/재구성만 하더라도 여러분은 충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 훈련을 반복하다보면 이해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독해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하루에 기출 지문 2개라도 완벽하게 독해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문장 별로
확실하게 ‘반응/재구성’하다보면
생각보다 안 보였던 정보들이 잘 보일 거예요!
그리고 그 속도 또한 빨라질 거구요!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가 반응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완벽히 체화되면
감히 확신하지만,
절대 글이 붕 뜨지 않으실 것입니다!
극도로 긴장되고 당황한 순간에서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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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두신 칼럼을 쭉 읽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독해의 방향과 일치하지만 좀 더 명시적으로 풀어 놓은 느낌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혹시 독해에 대한 생각들은 수업이나 강의를 통해 배우신 건가요? 아니면 스스로 공부하다가 터득하신 건가요?
저도 묵시적으로는 수험생시절 터득했고 나중에 과외를 해야겠다 생각해서 제 발전 과정을 적어 두었어요!
그것들을 대학에 오고 과외를 하며 점점 체계화했구용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