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훗오호홋 [812951] · MS 2018 · 쪽지

2019-01-04 02: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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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이론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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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결국 현재로서는 실패한 정책으로 보이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창했던 장하성씨가 정책실장에서 물러났기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과연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경제학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2. 소득주도성장론의 이론적 배경

개인적으로 소득주도성장론을 접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서 과연 정치인들 또는 현 정부에서 깊은 이해가 있었는지, 그리고 만약에 잘 이해하고 있었다면 국민과의 소통 실패를 한번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 대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크나큰 비판에 직면했다. 바로 실험성이 너무 강한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소득주도성장론은 결국 공산주의에 입각한 정책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강하게 보내왔다. 나로서도 정말 후자에 가까운 것이라면 그저 그들에게 공산주의가 왜 망했는지 맑스의 이론이 어떻게 비판을 받고 이론적으로 무너졌는지 좀 공부해오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본적인 '경제학'적 지식으로 한번 설명해볼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먼저 경제성장론에서 사용하는 가장 기초적인 함수인 콥-더글라스 함수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Y=AK^aN^b (단, 0


이 식의 의미는 경제규모(Y)는 기술수준(A)과 자본량(K)의 a승, 노동투입량(N)의 b승의 곱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깊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간단하게 핸드폰을 생산한다고 할 때, 공징설비부터 생산기계 부품 등등이 투입자본량에 해당하고 그것을 기지고 핸드폰을 조립할 노동력이 조합이 되면 핸드폰이라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겠다. 물론 북한과 같은 절망적인 기술수준을 지닌 국가에서 생산되는 핸드폰과 한국과 같은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지닌 국가에서 생산되는 핸드폰의 가치가 다르다는것은, 같은 자본과 노동량을 가지고 북한과 한국에서 핸드폰을 생산한다고 했을 때 천지차이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A의 중요상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콥 더글라스 함수는 현실의 경제를 모델링하기에 가장 직관적이고 또 적합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경제성장론에서 사용되는 함수이다(물론 단점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경제성장론이 콥-더글라스 함수를 통해서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 식을 통해서 우리는 몇가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첫째, 기술수준이 향상되면 경제는 성장한다.

둘째, 자본투입량이 증가하면 경제는 투입량의 a배만큼 성장한다.

셋째, 노동투입량이 증가하면 경제는 투입량의 b배만큼 성장한다. 


이러한 정보는 콥더글라스 함수를 전미분하면 얻을 수 있다.


 ^     ^       ^      ^

 Y = A +aK +bN (여기서 ^는 변화량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이 식에 따르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지극히 명확하다. 기술을 진보시키거나, 자본투입량을 증가시키거나, 노동투입량을 증가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정도로 기술 진보, 자본투입증가, 노동투입증가가 이루어진 경우 기술진보의 영향이 가장 크고, 자본투입증가와 노동투입증가는 증가량보다는 적게 (a와 b는 1보다 작으므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양자의 영향력은 a와 b의 크기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눈치가 빠른 학생이라면 여기까지 읽고나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 어렴풋이 짐작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소득주도성장은 결국 N을 증가시키기 위한 정책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10년이 지나도록 제거되지 않고 있고 그와 동시에 기업들은 투자를 거의 멈추고 있다.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업들의 투자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때로는 당근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채찍을 휘두르면서 어떻게든 K를 증가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왔다. 어찌보면 당연한게 과거 70년대와 달리 국가에서 할 수 있는 기업 지원책이 한정적이다보니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매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소득주도성장론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K의 증가가 정체되어 있다면 N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을 도모해보겠다는 생각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싶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등장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소득주도성장론이 N의 증가로 이어지냐는 물음이다. 뭐 효율성 임금가설 등등 여러가지 이론이 얘기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단순하게 한국의 현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아예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노동시장 비참여인구의 수를 높게 생각할 수 있다. 쉬운 예로 저렴한 그리고 형편없는 대우를 하는 중소기업에 취직하지 않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젊은이들 말이다-물론 나는 이런식의 단순한 인식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만약 그들이 중소기업의 대우가 상당수준으로 올라간다면 중소기업에 취업을 해서 일을 한다면 N은 당연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 바이다.

실제로 단순히 최저임금 향상만을 추진한 것만이 아니라 법정 주당 노동시간을 감소시킴으로써 기존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과 함께 부족해진 노동력을 추가로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함께 펼친 것을 보면 아마도 이런 추론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소득주도성장론의 실체이다.


3. 소득주도성장론의 문제점

먼저, 이론적으로만 보면 콥-더글라스 함수에서 Y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것은 A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결국 K와 N은 증가시킨다고 해도 증가량의 일정부분만이 영향을 가져올 뿐이다. K의 증가는 10년간 겪은 바와 같이 이미 둔화될대로 둔화된 상태인지라 N에 눈을 돌려볼 수는 있겠지만 결국 한계가 명확한 이론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한국의 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보다는 자본집약적 산업구조에 가까운 상황인데 노동량을 증가시킨다고 해서 경제 성장의 효과를 크게 보기 어렵다. 결국 지난 정부에서 K의 성장에 목메달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이 허구였건, 실제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건 결국 이것은 A를 증가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R&D의 성과가 일시에 나타나긴 어렵겠지만 그래서 A가 성장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전 정부의 탓을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것이 고작 9년도 안됐다. 2010년 초에 아이폰 3gs와 갤럭시s가 첫 출시되면서 그때도 얼리어답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됐을 뿐이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기술의 발전은 단기간에 이뤄지며 이것이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불확실성의 가장 큰 원인중에 하나인데-삼성전자의 몇배 규모가 됐던 파나소닉이 lcd와 pdp의 경쟁에서 삼성전자는 lcd를 파나소닉은 pdp를 선택하고 그 후에 벌어진 결과는 다들 알 것이다-이 부분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A의 상승에 노력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현재 한국의 상황은 카카오카풀과 택시업계 갈등에서 보어지듯이 법령의 제개정만으로도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낼 수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투자의 부재를 탓하기만은 어렵다.


셋째,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국민들과의 소통의 부재이디. 현 정권에서 국민들을 어떻게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위에 쓴 것과 같은 이론적인 배경을 지닌 정책이었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얘기로 국민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초등학생에게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지 얘기해주는 것도 아니고 쉽고 좋은 말로만 설명하려고 하니 국민들은 프로페셔널한 정부를 믿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 같고 저런 얘기는 나도 할 수 있는데 쪽팔려서 안하는 얘기나 하는 정부라는 불신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은 요즘 개인방송이나 썰전과 같은 tv프로그램에서 고민해야될 문제이지 정부 정책 담당자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4. 마무리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면 난국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아쉽다면 아쉬운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다.

다만 경제학 공부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재밌는 이슈라고 생각하고 한번쯤 접근해볼 수 있는 문제기도 하다. 소득주도성장론은 단순히 이번 정권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2012년 OECD보고서에서도 나온 바 있는 나름 연구가 이뤄지고 있던 분야이기도 하다.

글의 후반부는 경제학보다는 행정학과 경영학적인 관점이 크게 반영된 것인데-물론 후반부만이 아니라 글 전반이 그렇지만-개인의 생각 정도로만 읽어주면 좋겠다 실증연구하고 선행연구찾고 레퍼런스 달고 했을거면 논문으로 써냈지 이렇게 밤에 핸드폰으로 끄적거리고 있지는 않았을터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핸드폰으로 써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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