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탈퇴할거야 [804653]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8-12-27 12:44:36
조회수 10,425

어릴적 의사 선생님이 한의원을 권하신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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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 아픈 것을 넘어 생사의 기로에서 왔다갔다 할 때, 병원의 노의사분이 어머니에게 권하신 게 있다

 ‘이 아이는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의 조화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를 병행하면서 한의원에도 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이제 막 개업하신 한의원에 나를 데려가진맥을 짚게 하셨고, 한의사분은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이 아이에게 한약이 필요한 건 맞지만 아직은 이릅니다. 조금만 더 살이 찌면 그때 제가 지어드리겠습니다.’

 몇 달후 살이 어느 정도 붙은 나는 한약을 받아서 먹었고, 그 덕인진 모르겠지만 그때 다 나은 후 잔병치레는 있을지언정 생사의 기로에 선 병에 걸린 적은 없다.

 그 의사분은 돌아가셨고 한의사분은 이제 십몇년의 베테랑이 되셨고 내 수능을 위한 보약도 지어주셨다.

 오르비에 가입해서 보니 한의사와 의사 간의 분쟁이 도를 넘을 정도로 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평생을 병원과 한의원에서 의사와 한의사를 만나왔던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한무당 양무당 한까 등등 자신의 정의만 맞다는 신념을 가지면서 가벼운 멸시를 첨가한 군상들이 보인다. 이런 분들을 보면 의사임에도 한의학을 권하신 의사선생님. 당장의 돈을 거절하고 환자에게 제대로 된 진찰을 하신 한의사분의 도량에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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