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부산대는 좌초하고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9837064
다소 도발적이지만,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급감하는 인구, 그나마도 모두 서울로만 달려가고, 세계로 비상하기는커녕 90년대 이후 국내에서조차도 갈수록 낙폭이 커지며 추락하고 있는 부산대의 위상. 그렇다. 침몰해서 죽진 않더라도 가속되는 무한경쟁시대에 좌초한 채 그 배 안에 남아 굶어 죽게 될 것이다. 점점 얕아지는 수심과 한쪽으로만 쏠리고 있는 바닷물만 탓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이것은 그렇게까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벌써 십 수년째 온 나라에 경고방송이 돌고 수십억을 써가며 컨설팅을 받고 학교 전체 공청회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앉은자리에서 꼼짝하려 하지 않는다. 절대로 자기 때엔 죽지 않을 거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버티면서, 자기가 떠난 뒤에 학교가 좌초된 채 굶어 죽거나 말거나는 관심 밖이다. 지역거점 국립대기 때문에 진짜로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만 팽배하다. 역설적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총장직선제를 지켜낸 국립대의 주인임을 그렇게 주장해 온 교수들의 생각이 그렇다. 굳이 책임의 순서를 따지자면 학교에 온 지 꽤 되는 정교수들의 책임이 가장 크고, 총장과 본부의 원칙도 철학도 없는 포퓰리즘도 그렇다. 딱한 것은 학생들이다. 부산대라는 간판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과 기대로, 교수들이 만들어 놓은 구도의 무한경쟁 속으로 내몰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금년에도 지역인재 운운하며 신입생을 받는다. 바로 옆에 야심차게 성장하고 있는 울산과기대, 포항공대와의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는데도, 부경대보다는 낫다는 자조감에 기댄 채 말이다.
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모두 단 한 곳 물길 닿는 곳으로 달려들어 난파선이 속출하고 있는 양극화돼가는 서열화의 급류 속에서, 언제까지나 남 탓만 하는 것은 스스로 돕는 자의 모습이 아니다. ‘대학이란 무엇인가’의 원론적 첫 질문으로 돌아가기를 감히 제안한다. 이미 상아탑은커녕, 거의 예외 없이 취직기관이나 사회서열화의 도구로만 전락해버린 이 나라의 대학들과의 틀에 박힌 경쟁에서 벗어나기를 제안한다. 심지어 벗어나기만 하면 당장 죽을 것만 같은 낡은 배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고유의 대장정, 새로운 이정표와 새로운 장비를 챙겨서 아직 아무도 가보지 못한 높은 산에 오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획일적이고도 무탈한 입학전형에서 벗어나 다양하고도 차별된 인재선발 방식, 도토리 키 재기의 의미 없는 학점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상대평가의 폐지, 정작 학부를 졸업하고도 무엇을 전공했는지 정체성도 불분명한 학업에서 벗어나 입학보다 졸업을 의미 있게 하는 일, 지역출신에게 파격적인 등록금으로 우대하고 지역산업체의 일정 일자리를 확보하는 산학연계, 100개가 넘는 학과들의 통폐합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잠자고 있는 흥미와 열정을 발굴하고 깨워내야 할 모든 변신.
좌초해가는 배 안에서 여전히 제1의 국립대 운운하며 자존감 지키기에만 급급한 구태는 도대체 언제쯤 탈피할 것인가?앞으로 30년 뒤, 부산대학교 100주년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있을 것인가. 이 모든 것은, 특히 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하는 교수들에게 달렸다. 좌초해가는 부산대를 바라보는 마음만 착잡하다.
2018 12월 종강호 부대신문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26수능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어감부터 좋잖아요? "26"
-
30만에 완전양도 합니다 쪽지 부탁드립니다
-
국어 : 정석민t 비독원,유대종t 인셉션 문학,전형태t 언매올인원 수학 : 현우진t...
-
모질이좋아지는약
-
평범하게 살기도 어렵다 (<<< 어느정도 맞는 말 같긴 함. 평범해 보여도 다들...
-
바로 전 24가 핵불이여서 이번엔 좀 쉽게 낼거같은데 23때처럼 시험 망쳐놓진 않겠죠?
-
설의, 대구, 도치, 비유는 찾기 쉬운데 감정이입, 자연물 활용, 계절 관련 등...
-
소득비례해서 최대로 낸다고 했었는데 궁금해서 검색해봣더니 최소 ”월“ 1억 2천만원...
-
취클 들으려고 하는데요 예습하고 강의를 듣는게 맞는데 예습을하고 업로드까지 기다리는...
-
공부 잘해서 좋은 직업 가져서 계층 상승이동하는게 가능하려나
-
어디갓누
-
마더텅 빨간책 0
수학 마더텅 빨간책처럼 모의고사 연도별로 모아둔 기출문제집 있나요?
-
제발
-
메인글 댓글보고 귱금하서ㅓ +세후임
-
바퀴벌레 어캐잡아요 ㅈㄴ큰데 하..
-
현우진 떴다! 1
주인장 왤케 오랜만
-
신입크루랑 같이 나온 영상.. 왜지?(고대 역사교육,사회학과) 그나저나 나도 수능날...
-
https://m.blog.naver.com/moeblog/223433755832...
-
ㅇㅈ 9
우주는 인류에게 끊임없는 탐구와 발견의 대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외의...
-
에이 그냥 쳐도 900은 되겠지 하고 그냥 갔는데 Lc 하면서 Rc 해도 되는지...
-
오노추 5
님들이 생각하는 그거 아님요
-
수능끝나고 계획 7
메디컬가면 - 탈르비하기 - 과외구하기 - 헬스등록하기 메디컬 못가면 - 탈르비하기...
-
오늘 알아봤는데 광운대 재입학 올해는 불가능이라네.....
-
독서는 독서론 어휘 문제 없는 짧은 지문 어휘 문제 잇는 짧은 지문 가, 나 통합형...
-
그냥 적당히 수능 잘 본 티 내고 다니기 원서 직접적으로는 얘기 안하고 고민하는 것...
-
오늘은 N티켓 시즌 2 배송 받은거 바로 풀어봄 수1,2 나같은 허허허수를 위한 딱...
-
요즘 우울한데 한바탕 짜내야 다시 괜찮아질듯
-
김다미 넘 예뻐 1
내스타일
-
3모 전후로 지인선 n제를 까먹고 안하다가 5모가 가까워져서 하나 풀어봄 52분...
-
사람없넹 9
쿠키런 하러 가야지
-
수학 N제, 브릿지를 벅벅
-
물리? 1
물리 기출 끝내면 6모 몇 정도 뜰까요? 4나 5 예상하는데..
-
이순신은 어찌보면 무예에 미쳤는데 나<---얘는 그냥 미친놈같음 ㅋㅋ
-
기출무용 사설만능 vs 기출만능 사설무용 양자택일이면 당연히 기출. 아무리 좋은...
-
. 0
노래 듣다가 자야겠다 희히.. 몬가 저기압
-
태양보고파
-
수완표지는...
-
우리집 고양이는 5
공놀이를 좋아해요 던져주면 열심히 따라가긴 하는데 물어오질 않아요 같이 놀면 제가 더 힘드네요
-
왜 이 모양임? ㄹㅇ 책꽂이에 꼽기가 싫은데 나만 그럼?
-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뭔가 지금까지 영화 보면서 울어본 적은 없는 거 같네요 울컥한 적은 있어도
-
넵..
-
잔잔한 새르비 2
그리웠다
-
현강 끊고 싶은데 선생님 수업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
이상형 1
최웅같은 남자랑 국연수같은 여자
-
친구들이랑 진짜 올해 들어서 한번 마셨고 앞으로 한번도 안마실건데 1년게 한번...
-
부탁해요
-
시즌1호좆기컷 10
아니 왜 벌써 모기향의 계절임
-
아침에 차타고 하루종일 에어컨 밑에서 공부하다가 차타고 집에오니까 씻을 이유를 모르겠다 ^_^
-
해줘
-
모두 잠수준비~ 0
1. 부산대는 좌초하고있다
2. 역설적으로 이는 대학민주주의를 지킨 정교수책임이 크다.
3. 학과통폐합 등 수술이 시급하다.
유니/포공이랑 비교하는 거 보면 클라스가 있긴 있는듯
부대찌게 먹고 싶다
본인입장에선 통합 어떻게될꺼같나요??
이번주 금요일에 있을 학생총회가 중요할겁니다.
재학생의 4분의1 이상이 참가해야합니다.
통합되면 진짜 ㅂㄷㅂㄷ거릴꺼같은데 ...
길어서 안읽었는데 어디랑 통합되요???
읽었는데 어디랑 통합되요?
현재 공동학위제라는 포장으로 지방거점국립대들 통합시도 중 입니다.
와 통합시 한국대학교되네요
통합되기전에 붙어야겠네;;
캠퍼스자유이동이면
부대가고싶다
도일같은 부훌이 학교 위신 더 깍아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