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국어대비 독해력 향상 제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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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반 관계가 심리철학의 중요한 주제로 부상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수반 관계가 심리철학의 핵심 문제인 심신 문제ㅡ심적 속성과 물리적 속성의 관계는 무엇인가?ㅡ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한 기대감은 수반 관계에 의하여 심적인 속성과 물리적인 속성이 (i) 환원적인 관계를 지니지 않으면서도, (ii) 의존적인 관계를 지닐 수 있는 방식으로 관계될 수 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었다. 즉, (i) 다수 실현 가능성의 직관을 보존하는 심신 환원 불가능성과, (ii) 과학적 혹은 물리주의적 세계관으로부터의 직관을 보존하는 심신 의존성을 동시에 그러쥘 수 있는 유일한 심신 관계에 관한 선택지가 바로 심신 수반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러한 심신 수반 논제에 기초하여 건축된 비환원적 물리주의는 다음과 같은 즉각적이고 강력한 위협을 받아왔다; 어떠한 수반 관계도 (i)과 (ii)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없다. 즉, 환원 불가능성을 지키려고 한다면 의존성을 잃을 것이고, 의존성을 지키려 한다면 환원 불가능성을 잃는다는 것이다. 가령, 강수반은 (어느 정도는) 심신 간의 의존성을 포착해 낼 수 있지만 환원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으며, 총체적 수반은 환원 가능성을 함축하는 것 같진 않지만 심신 의존성을 제대로 포착해 낼 수 없다는 것이다.1 후자를 보여주기 위하여 김재권은 다음과 같은 사고 실험을 고안했다.
(T1) 단 하나의 원자를 제외한다면 물리적으로 식별불가능한 두 세계 w1과 w2에 대하여, w1의 대상들은 심적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w2의 대상들은 심적 속성을 지니고 있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
총체적 수반은 (T1)과 같은 물리주의적 세계관에서는 용납하기 힘든 그러한 경우를 허용하기 때문에 그것은 심신 관계에 관한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심적 속성이 물리적 속성에 총체적으로 수반한다는 사실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T1)과 같은 사례를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환원적 물리주의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Paull과 SIder는 총체적 수반의 의존성 포착 가능성을 훼손하는 이러한 논증의 결함을 지적하며, 비환원적 물리주의가 심신 총체적 수반 논제를 통하여 정식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논증을 형식화 하면 다음과 같다.
P1. 만약 물리적 속성들의 배열이 단 하나의 원자에서만 다르면서 심적 속성들의 배열이 극단적으로 다른 두 세계 w1과 w2가 존재한다면, w1, w2와 그 하나의 원자만 제외한 물리적 속성들의 배열이 동일한 두 세계 w1*와 w2*가 존재한다. (고립의 원리)
P2. 만약 그러한 w1*와 w2*가 존재한다면, w1*와 w2*는 심적으로 식별가능하거나 식별불가능하다.
P3. 만약 w1*와 w2*가 심적으로 식별가능하다면, 심적 속성은 물리적 속성에 총체적으로 수반하지 않는다.
P4. 만약 w1*와 w2*가 심적으로 식별불가능하다면, 심적 속성은 물리적 속성에 의존한다.
C1. 만약 물리적 속성들의 배열이 단 하나의 원자에서만 다르면서 심적 속성들의 배열이 극단적으로 다른 두 세계 w1과 w2가 존재한다면, 심적 속성은 물리적 속성에 총체적으로 수반하지 않거나, 심적 속성은 물리적 속성에 의존한다. (from P1~P4, Dillema)
C2. 총체적 수반이 (T1)을 허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심신 의존성을 약화시키지 않는다. (from C1)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P1, P3, P4이다. 고립의 원리란 무엇인가? Paull과 Sider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정식화한다.
(I) 어떠한 세계 w의 어떠한 대상 x에 대하여, x를 복제한 대상과 그것의 부분들만을 포함하는 세계 w'가 존재한다. 2
(I)는 재결합의 원리의 하위 유형으로 보인다. 거칠게, 라는 재결합의 원리에 대하여서는 아마 논란이 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검토해 보는 것은 관심사가 아니다. 일단 적어도 나에게는, 직관적으로는 자명해 보이는 원리들이다. (I)가 참임을 가정한다면, P1에서 전건으로부터 후건으로의 이행은 정당하다. w1과 w2 사이에 유일한 물리적 차이를 만드는 원자를 제외한 대상들을 고립시킨다면, 당연히 w1*과 w2*는 물리적 차이를 지니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w1*과 w2*는 (a) 동일한 심적 속성들의 배열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고, (b)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직관적으로 (a)의 경우가 더 참인 것으로 보인다. 즉, 만약 w1과 w2가 (원자 하나의 차이에 의하여) 물리적인 측면에서는 극단적으로 유사하지만 심적인 측면에서는 극단적으로 다르다면, 그러한 자그마한 원자 하나를 빼고 구성한 w1*과 w2*는 심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극단적으로 달라야 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a)라면, P3에서의 진술처럼, 심적 속성과 물리적 속성의 총체적 수반은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면, w1*과 w2*는 수반 기초 속성인 물리적 속성에서 식별불가능하지만, 수반 속성인 심적 속성에서 식별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신 총체적 수반 논제를 받아들인다면, (T1)과 같은 경우는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b)의 경우는 어떠한가? 만약 (b)가 옳다면, 그것은 기껏해야 원자적 속성의 자그마한 차이가 심적 속성의 배열에 극단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다면, w1과 w2의 물리적 차이를 제거한 w1*과 w2*가 심적으로 식별가능한 것은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b)가 옳다는 것은 심적 속성이 물리적 속성에 '이상한 방식'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이러한 의존 관계가 비록 이상하긴 하여도, 그것은 적어도 총체적 수반 논제와 (T1)의 양립 가능성이 심신 의존 관계를 부정할 수 있는 논거로 쓰일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딜레마 논변에 의하여 심신 총체적 수반이 심신 의존을 함축한다는 사실이 보장되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Paull과 Sider의 이러한 논증이 (만약 성공적이라면) 보여주는 것은 기껏해야 총체적 수반의 의존성 함축을 부정해야 할 논거가 의심스럽다는 것 뿐이다. 이러한 작업이 총체적 수반을 옹호하는 것의 굉장히 중요한 초석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보다 적극적인 논거가 필요해 보이는데, 그것은 수반 관계와 의존 관계가 특수하게 이질적인 범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반 관계는 전적으로 수직적, 간-수준적 관계인데 반해, 의존 관계는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직관이 혼합되어 있는 관계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의존 관계의 보다 중요한 측면인 존재론적인 측면은 수평적인 개념에 의하여 보다 잘 해명되는 것 같다. 즉, 선후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존재론적 의존 관계를 해명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그러하다면, Paull과 Sider 류의 시도들이 (아무리 명민하다 하더라도) 그것의 목적을 달성할 가망은 거의 없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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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제재가 수능에 나올만 하고 서술이 다듬어진 글을 복붙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