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쓰는 배움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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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공부한다.
이제, 배우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사실 단순하게 산다는 것과 동의어일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 경험합니다. 그만큼의 경험이 배움으로 쌓이게 됩니다.
표현하기를, 나잇값을 못한다고 하는 것, 혹은 선배, 선생님이라는 말. (혹은 짬밥..이라는 말.)
먼저 난 사람, 그리고 하루치의 경험이 남들보다 더 쌓인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나음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carpe diem - 현재를 살아라.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즉 계속 배워야 합니다.
그 이유의 하나는 선배 혹은 선생으로서의 의무이겠습니다.
먼저 경험한 사람이 하루를 충실히 하지 않는다면 먼저 경험한 의미가 없습니다.
선배의 위치에서, 혹은 선생의 위치에서 잘 기능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즉,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에서 파생된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꼰대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사람이 권위를 행사하는 이유는, 본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타인을 이끌 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타인을 설득이 힘들거나 안되기 때문입니다.
즉, 억지로라도 끌어가려는 목적이 큽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믿을만한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말 아닌 행동으로, 혹은 소크라테스의 질문 방식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속 배워야 합니다.
배움으로써 현재의 후배의 상황을 이해하며, 자신의 위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후배에게 강요가 아닌 권함으로써 이끌어야 합니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 아는 만큼 본다.
두 번째로, 아는 것은 자유입니다.
이 관점을 실용적으로 해석해보겠습니다.
자신이 잘 안다는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행위 하나가 더 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카페에서 몇 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 사람은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어쩌면, 응용을 통해 라떼나 여러 커피 관련 음료를 만들기도 가능하겠지요?
제게 가장 와닿는 예로는, 저의 졸업 전과 졸업 후의 차이는 타인에게 의술을 적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차이인 것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영어로 해외에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자유를 줍니다.
이렇게 실용적인 학문만이 앎으로 인한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 합니다. 생각의 폭을 넓히지요.
대화의 화제도 넓게 가질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의 행위의 자유가 늘어나지요.
저는 미술을 배우고 싶습니다.
만약 미술을 배운다면, 조금 더 여러 가지 표현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배운 지식들, 내가 생각하는 무언가들을 직접 그려서 보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러한 자유를 배움을 통해서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즉, 배움은 행위의 자유를 만듭니다.
배우지 않으면, 부자유가 생기게 됩니다. 아는 자에게 어느 정도 의존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쩌면, 배우고 가진 자에게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대응할 수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즉, 모든 이들이 어느 정도의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에 저는 동의합니다.
이 배움이라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한 것 같습니다.
시험을 위한 배움을 우리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험을 위한 배움은 실제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시험이 끝난 이후에, 실제와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웬만한 시험에서 실제와의 연관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술 가정의 시험을 잘 보았을 때, 기계의 원리와 조립을 실제로 잘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시험에 나올 것들만 집어서 암기하는 것과 실제의 적용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배움이 재미있는 이유는, 이 배움이 실제로 쓰인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어느 정도의 자유를 주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배움을 싫어하는 이가 있다면, 어떤 배움은 실제로 쓰인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통해 개인에게 행위의 자유를 준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겸손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겸손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내 삶이 타인의 삶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내 배움은 타인의 배움보다 더한지 덜한지를 모릅니다.
어쩌면 한 사람의 인생은 기적과 같은 것입니다.
수많은 하루를 계속 버텨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적이겠지요.
배움이 어떠한 특권이 되는 것이 아니며, 모든 경험과 배움은 의미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겸손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타인의 경험과 배움을 존중할 수 밖에는 없으니까요.
내 배움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합니다.
내 능력과 내 노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배움 앞에서는 겸손해야하는 것입니다.
만약, 어느 사람이 겸손하지 않다면, 그 이유는 자신의 가치가 타인보다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가치로 인해서 자신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겠습니다.
그 가치의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통은 돈이거나 명예, 지위 등의 욕망을 바로 충족할 수 있는 여러것들이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러한 것들로 인해 이해할 수 있는 모종의 무언가를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가난이라는 속성을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함을 느낍니다.
가난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저는 제 이야기인 것처럼 반응할 수 있기는 합니다.
그것이 제가 언급한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도 똑같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어쩌면 그 대부분의 대학생 중 일부는 겸손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함을 나중에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 이유가 자신의 높은 가치에 빠져, 다른 가치를 고려하지 않음일 수 있습니다.
굳이 가난에 대한 좋은 점을 이야기한다면, 바로 이 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감사하게도 저는 배우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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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줄 수 있는 건 과목에 대한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기회였던 겁니다. 셀 수 없이... 수많은 기회....
어른이 된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