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판 떠나는 사수생의 일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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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 활동도 별로 안했었고 생윤 질문글 몇개 올리고 댓글 몇개 단게 다였네요. 다사다난했던 지난 4번의 수능이었고 후회없이 임했기에 후련하게 떠나려고 합니다.
그냥 며칠전에 생각정리하면서 일기를 썼는데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부족한 글솜씨지만 보시는분들의 앞길에 행복한 일만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네번째 수능을 치룬 나에게,
수능을 본 모든 수험생들에게,
그리고 수능을 볼 모든 수험생들에게.
시험장에서 나오면서 느꼈던 그때의 허무함과 황량함은 아직 생생하다. 한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낸다는것, 흔히 말하는 ‘사람구실’하면서 살아간다는게 이리도 버겁고 두려운일이었는지. 새삼 내 앞에 생생히 다가왔다. 이렇게 ‘사는것’이 아닌 ‘살아낸다는게’ 정말 맞는것일까. 세상 사람들은 다 이렇게 각자의 순간을 견뎌내고 있는것일까. 문득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내 목을 조른다.
그 흔한 드라마들의 엔딩을 장식하는 bgm은 없었다.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없었다.
미친듯이, 치열하게 한가지 목표만을 보며 달려온 이 시간이 끝나도, 내 삶은 늘 그래왔듯이, 이렇게 계속 흐르겠지. 어떤 문이 될지는 모르지만, 또 다시 내 앞에 다가올 문들을 마주해야만 한다는것이 참으로 두렵고 막막했다. 시험의 결과보다 앞으로 마주할, 결말없이 이어질 이 시간이 나를 참 초라하게 만든다.
시험이 끝나고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본 그날의 별은 유난히 반짝였다. 내가 모르고 있었어도 내가 보내온 시간의 한편에서 너는 그렇게. 찬연히, 찬란하게, 찰나같은 순간들을 비춰오고 있었겠지.
‘여전히’ 늘 그렇게 자신만의 빛으로 세상을 밝힌다는것. 나도 너처럼 나만의 색으로 이 세상을 밝힐수 있을까.
다섯개의 선택지를 벗어나기만 하면 내 인생은 항상 밝은 빛으로만 채워질 줄 알았다. 하지만 매순간 답이 정해지지 않은 수없이 많은 선택지들 사이에서 방황했고, 또 다시 다섯개의 선택지로 도망쳐왔다.
그리고 이렇게 또 다섯개의 선택지에서 ‘벗어났다.’
이제는 정말 벗어난 것 같다.
참으로 외롭고 치열했던, 고통스럽던 그 과정에서 길을 잃었기에 어디든 갈수있고, 답이 없기에 무엇이든 답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확신만이 답을 고를수있게 하지는 않더라. 하지만 이미 정했다면 그 길에 확신을 갖기를, 그 길을 나의 색으로 찬연히 채워내기를.
내가 살아온 삶의 결과가 어떻든, 다른 이에게 어떻게 비춰지든, 내가 살아낸 이 시간에는 나의 색이 진하게 남아있다. 수많은 프레임에 비춰질 내 결과가 조롱받고 비웃음당해도 내가 이 시간에 임해온 삶의 태도는 ‘진심’이었다는 것. 이게 22살의 겨울, 수능이라는 문을 닫은 내가, 앞으로 수없이 많은 문을 열게될 나에게 하는 응원이자 위로이다.
사람, 쉽게 안변하더라. 결국 나만의 색으로 찬연히 빛날 나니까. 내 자신을 믿자. 적어도 나는 나를 믿자.
그동안 정말 애썼고, 참 고생많았다.
그동안의 치열했던 순간들이 훗날 나만의 색으로 빛날 ‘그 순간’을 밝게 비출수 있기를, 그리고 그 속에서 누구보다 밝게 웃는 내가 있기를,
간절하게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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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이모지는 안달리네
네..? ㅋㅋㅋ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수고 많으셨어요
고생많으셨어요 정말. 앞으로 웃는 일만 있기를
글 정말 잘쓰시는것 같네요 수고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고생많으셨어요 웃는일만 있기를 바랄게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일만 있기를
수고했어요. 힘들었을텐데 23살을 20살처럼 재밌게 사시길 바래요
수고하셨습니다 응원할게요
ㅂㅂ
4수생앞에서 인생을논하지마라 이말이떠오르네요 글진짜잘쓰심
사수생 주제에 가오잡지마라
꼭 그렇게 삐딱하게 살아야겠니 에휴...
넌 n수나 더 하라고
이 새끼 어제부터 지랄하고있네 씨발럼이
제대 후에 수능을 다시 준비한 사람으로서
공감이 많이 가는 글입니다.
정말 수고했습니다.
수험 생활 동안 느낀 것, 깨달은 것 그리고 노력의 기억을 꼭 소중히 안고 가세요.
이는 앞으로 작성자 분의 인생에 아주 큰 자산이 될 겁니다.
행복하길 바랄게요 응원할게요
인생살면 사수했던게 좋은일이 될겁니다. ^^ ㅡㅡ그리고 ᆢ 대학순으로 인생이 성공되는것 아니고 ᆢ 절대절대 아닙니다 . 지금은 좋은 대학간게 제일 부럽지만, 짧게 5년뒤 좀달라질것이고, 10년뒤는 완전 대학순이 아닌 대학별거아니였구나 느끼는 인생을 살겁니다 10000프로 아니 무한대로 믿으셔도 됩니다
홧팅!!!!!!
와 스크랩해갈게요. 읽으면서 소름돋았던 적이 진짜 오랜만인데 그 감정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7사수생입니다 오수선언합니다
전오반수..
저도 군휴학?오반수ㅋㅋ홧팅!
너무 고생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같은 4수이고 입시판떠나는 입장에서 단어 하나하나가 뼈에 새겨드네요
수고많으셨습니다..꽃길만 걸으세요
글에서 느껴지는 시간과 노력과 고뇌와 성장에 눈물이 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