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에서 원서라인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기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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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에서 원서 라인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기초편) - 1편
0. 들어가며
예전부터 정시에서 원서를 정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중 하나였다. 분명 성적표는 단순히 숫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왜 어려울까? 그 이유는 사람의 심리현상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능 성적표에 나온 숫자 그대로 계산해서 줄을 세우고 지원하면 간단한 일이 되겠지만 총 3장을 지원할 수 있고 그 3장을 지원하는 대학이 군별로 나뉘어 있다. 또한 대학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장을 만들기 위해 각기 다른 환산방식을 갖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정시 지원자들은 극명하게 눈치싸움을 하게 된다.
왜 ‘입시는 생물이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는지는 이유가 뻔하다. 그건 본인이 맞은 점수 대비해서 그보다 더 좋은 점수를 맞았을 때와 비슷한 결과를 얻기 원하기 때문이다. 그 심리가 입사판을 흔들고 그 흔들리는 입시판이 상술의 시대와 결합하여 입시를 혼돈의 세계 속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어디 가서 제대로 된 설명을 듣기도 어렵다. 대다수 정시설명회 특성상 불필요한 내용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각 영역별 난이도 및 시험 특성을 이야기하는 곳도 있는데 이미 시험이 끝난 입장에서 전혀 의미가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지원자가 원하는 건 어떻게 원서를 쓰는 게 나에게 유리한지 여부인데 그 설명은 오히려 적은 편이다.
정시에 대한 여러 가지 글을 읽어도 난감한 경우도 있다. 지원자가 보기에 너무나 어려운 용어 때문에 그렇다. 그 용어가 왜 생겨났고, 그 용어와 관련된 사칙연산이 난무하다 보니 머리가 복잡해 질 것이다. 더 중요한건 정시에서 쓰이는 각 용어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여부인데 그걸 대다수 무시한다.
수많은 배치표도 문제이다. 종이배치표, 액셀배치표, 고속성장 분석기, 온라인 배치프로그램 등 다양한 배치표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활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곳도 없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배치표가 많다면 충분히 혼자 정시 지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숫자로 구성되어 있는 자료들은 숫자를 해석하는 능력에 따라 그 의미가 매우 달라진다. 특히 숫자가 다수의 군중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그 다수의 군중심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군중심리를 파악하지 않고 자기만의 해석을 하면 혼자 동떨어진 결과를 도출한다.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일단 정시에서 숫자가 갖고 있는 개념들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개념을 알기 위해 공식을 무작정 이해하기 보다는 그 개념들이 나에게 어떤 유·불리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 후 개념을 가지고 나의 상황에 적용시켜본다. 적용시켜본 후 합리적 추론을 통해 내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허나 결국은 예측일 뿐이다. 아무리 예측을 잘 해도 무조건 좋은 결과는 나올 수 없다. 늘 그걸 명심해야 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관련 내용을 탐구해보자.
1. 원-표-백 테이블이란?(대학수학능력 시험 성적표를 중심으로)
가장 기본은 수능성적표로부터 시작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수능성적표 배부 당일 보도 자료를 통해 등급구분표준점수 와 표준점수분포도 액셀파일을 다음과 같이 공개한다.
그리고 이 표는 원점수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각 대형 사교육 업체마다 원-표-백 이라는 테이블을 액셀로 공개한다.
대체 저 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간단한 표로 재구성하고 세부내용을 살펴보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가)형 원-표-백 테이블 재구성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가)형 원-표-백 테이블 재구성 | |||||||
원점수 | 표준점수 | 표준점수 기준 30% 계산시 | 표준점수 기준 40% 계산시 | 30% 계산시 Gap | 40% 계산시 Gap | 도수 | 누적도수 |
100 | 130 | 39 | 52 | 0 | 0 | 165 | 165 |
97 | 127 | 38.1 | 50.8 | -0.9 | -1.2 | 16 | 181 |
95 | 126 | 37.8 | 50.4 | -0.3 | -0.4 | 1,752 | 1,933 |
94 | 125 | 37.5 | 50.0 | -0.3 | -0.4 | 7 | 1,940 |
93 | 124 | 37.2 | 49.6 | -0.3 | -0.4 | 212 | 2,152 |
92 | 123 | 36.9 | 49.2 | -0.3 | -0.4 | 6,727 | 8,879 |
91 | 122 | 36.6 | 48.8 | -0.3 | -0.4 | 1 | 8,880 |
90 | 121 | 36.3 | 48.4 | -0.3 | -0.4 | 61 | 8,941 |
88 | 120 | 36.0 | 48.0 | -0.3 | -0.4 | 18,920 | 27,861 |
87 | 119 | 35.7 | 47.6 | -0.3 | -0.4 | 13 | 27,874 |
86 | 118 | 35.4 | 47.2 | -0.3 | -0.4 | 297 | 28,171 |
85 | 117 | 35.1 | 46.8 | -0.3 | -0.4 | 3,893 | 32,064 |
위 표 해석은 쉽게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원점수 100점은 적어도 수학 가형 총 응시자 중 165등 안에 든다. 그리고 원점수 97점은 수학 가형 안에서 총 인원 중 181등 안에 든다. 그러나 원점수 97점은 나보다 점수를 잘 맞은 인원이 165명 있다. 원점수 100점과 97점과 표준점수 차이는 3점이다. 30%로 환산한 차이는 0.9점이고 40%로 환산한 차이는 1.2점이다. 그리고 원점수 97점과 95점은 표준점수 차이가 1점이다. 환산한 차이는 각각 3점과 4점이다. 그러나 도수가 굉장히 차이가 크다. 표준점수 127점을 획득한 인원은 16명뿐이지만 126점을 획득한 인원은 무려 1,752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내용만을 가지고도 충분히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표준점수 반영 대학을 기준으로 최상위권 메이저 의대 지원자는 내가 만점인지 바로 아래 점수대인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그리고 표준점수 127점 과 126점은 인원수가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내가 126점인 표준점수를 받았다면 촘촘한 최상위권 싸움에서 불리할 것이다. 비록 표준점수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인원수 차이로 인해 유·불 리를 유추해 낼 수 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가)형 원-표-백 테이블 재구성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가)형 원-표-백 테이블 재구성 | |||||||
표준점수 | 백분위 | 백분위 기준 30% 계산시 | 백분위 기준 40% 계산시 | 30% 계산시 Gap | 40% 계산시 Gap | 도수 | 누적도수 |
130 | 100 | 30 | 40 | 0 | 0 | 165 | 165 |
127 | 100 | 30 | 40 | 0 | 0 | 16 | 181 |
126 | 99 | 29.7 | 39.6 | -0.3 | -0.4 | 1,752 | 1,933 |
125 | 99 | 29.7 | 39.6 | 0 | 0 | 7 | 1,940 |
124 | 99 | 29.7 | 39.6 | 0 | 0 | 212 | 2,152 |
123 | 97 | 29.1 | 38.8 | -0.6 | -0.8 | 6,727 | 8,879 |
122 | 95 | 28.5 | 38 | -0.6 | -0.8 | 1 | 8,880 |
121 | 95 | 28.5 | 38 | 0 | 0 | 61 | 8,941 |
120 | 89 | 26.7 | 35.6 | -1.8 | -2.4 | 18,920 | 27,861 |
119 | 84 | 25.2 | 33.6 | -1.5 | -2 | 13 | 27,874 |
118 | 84 | 25.2 | 33.6 | 0 | 0 | 297 | 28,171 |
117 | 83 | 24.9 | 33.2 | -0.3 | -0.4 | 3,893 | 32,064 |
위 표도 동일하다. 백분위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대학마다 백분위 반영하는곳은 최상위권 대학보다는 보통 중상위권 혹은 중위권 대학에서 자주 사용된다. 표준점수 구간 120하고 119는 표준점수 차이가 1점밖에 안되지만 백분위 차이는 5점이나 난다. 이걸 30% 환산해서 차이를 확인하면 1.8점 차이다. 40% 환산하면 2.4점 차이다. 이유는 동점자 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상위권 대학보다 중위권 대학에서 백분위 반영 대학이 많기 때문에 중위권 대학 라인을 정할 때 나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유·불리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즉 위 표를 기준으로 내가 표준점수 121점이라면 백분위로 반영을 하는 곳이라도 불리하진 않다. 이유는 내 상위 표준점수 대비 백분위랑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준점수 120점 과 119점은 이야기가 다르다. 내 바로 위 상위 백분위와 차이가 크다. 그리고 인원 역시 많이 포진되어 있어서 불리하다.
이런 이유로 대학들이 최상위권 대학들은 표준점수를 주로 반영하고 중위권 이하 대학은 백분위를 반영하는 것이다. 최상위권은 백분위로 차이를 구분할 수 없으니 1점이라도 구분이 가능한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잡는 것이고 중위권은 구역마다 백분위 차이가 크게 나오는 부분을 타깃으로 조금이라도 우수한 학생들을 잡겠다는 생각 때문에 반영 기준이 다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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