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르릴 [593393] · MS 2015 · 쪽지

2018-11-14 20:07:12
조회수 386

수능감성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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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휑하고 쓸쓸하네요

수업할때는 애들한테, 괜히 주위에서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말들 하더라도, 

감성적이어지지말고,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끝까지 공부에 집중하고 오라고 말했는데..


애들한테는 그렇게 하라고 시켜놓곤

저는 막상 그렇게는 못하겠네요


이 시기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라서 그런지, 더욱 더 마음이 휑하고 외로운것같아요

스타벅스에서 내년 아이들을 위해 교재 작업, 수업준비하고 있음에도 자꾸 아이들이 눈에 밟히네요


그냥 너무 감성적이어질까봐, 편지 쓰려던것도 접고, 장문의 카톡보내려던 것도 다 접었는데

해주고 싶은 말이 수천 수백가지지만, 부담스러울까봐 그냥 하하호호만 하면서 괜찮은 척 하고있습니다


수능이란 것이 상대평가이기때문에, 누구나 잘칠 수 있는 시험은 아니죠.

누군가가 잘치면, 누군가는 못치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니까요.

저는 생각보다 점수가 안나왔을 때의 절망감, 그리고 생각한 만큼의 점수가 나왔을때의 기쁨 모두 경험해봤지만,

잘치든 못치든간에, 그 두 시기 모두 수능이 끝날 때즈음에는 감정이 착잡하고 감성 돋는 나날들이었던 것 같아요.


학생때는 그랬지만, 이제는 가르치는 입장이니 괜찮을꺼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러네요


잘치더라도, 수능이 인생 전부인것 처럼 모든 걸 만족하고 평생의 성장을 거기서 멈추지 않길 바라고,

못치더라도, 자신이 인생의 패배자라며 스스로 낙인 찍어 좌절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잘치면 네탓, 못치면 못 가르친 내탓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아이들 모두 다 괜찮았으면 좋겠습니다 내일밤에.


오르비 여러분들도 모두 시험 잘치세요 ^^

여러분들도 다 잘 될겁니다. 그게 내일 수능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인생의 미래 그 언젠가일 수도 있겠지만요. 

언제가 되더라도 사실 상관 없습니다. 그냥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게 우리의 인생에게 주어진 숙명 아닐까요?

편안하게 생각하시고.. 인생의 한 순간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끝이 아니라요


잘하고 오세요 다들

여러분도 우리 아이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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