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전 마지막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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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작년보다 시간의 흐름이 더 빨랐던 것 같습니다.
작년의 저는 열등감과 자괴감에 찌든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이 미웠습니다.
고3때 정시를 위해 하루 의자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손꼽힐 정도로 공부할 때 뒷자리에서 장난치고 노는 친구들은 수능도 보기전에 수시합격으로 대학을 가고 3월달에는 연애하는 사진 올릴 때
저는 살도 뒤룩뒤룩 찐 파오후마냥 독서실에 처박혀서 재수생 신분으로 인강듣고 있었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나 미웠습니다. 남과 비교하며 제 자신을 깎아내는 제 스스로가 싫었습니다.
작년 재수 한 해동안 독재를 하며 많이 정신적으로 힘든 사건도 많었고 혼자서 많은 걸 감당해야 했지만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고
그 결과 정시로 한양대를 왔습니다.
올 한해는 다른 의미로 힘든 해였습니다.
전공 공부가 저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첫 수업부터 느꼈었고
독재를 하였다보니 남들과의 인간 관계 맺는 것도 많이 어리숙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위해 그 힘든 재수생활을 보냈는지 절망감에 휩싸여 한달 가까이를 수업만 겨우 듣고 침대에만 누워있었습니다. 이 때 우울증 비스무리한 감정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다행히 가진거라곤 의지 하나밖에 없는 놈이라 ㅈ될 것 같음을 직감해 학교심리상담센터에서 2주에 한 번씩 상담을 받았고 그 상담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반수를 시작했을 때 작년처럼 우울해하지 않을까 걱정해서 시작한 것이 과외였습니다. 처음엔 학생들에게 그저 성적을 올리기만을 목표로 하였는데 학생들이 단순히 공부뿐만이 아닌 다른 고민들로 힘들어하는 걸 보며 제 고3시절이 떠올라 무료보충수업도 자주 뛰고 매 수업마다 저녁굶고 공부하는게 안타까워 저녁도 사줬습니다. 돈은 많이 못벌어도 그 순간순간이 행복하더군요.
그냥 기록에 남기고 싶었어요. 저라는 사람이 최근 3년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수능이 6일 남았습니다.
저는 올해의 결과를 보고 군대 or 새로운 대학입학이 갈리게 되겠군요.
오르비에 독학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그분들께 한마디 드리고싶어요.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겨우 독서실 책상 하나에 불과하지만
내년에 대학을 갔을 때는 정말로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넓다는 것을.
제가 재수할 때는 대학학벌이 다고 수능이 전부 같았는데
막상 그 입시판을 잠시 벗어나보니 그런 것보다
내 삶의 방향이 확고하고 그걸 향해 무엇이든 노력하는 것이 더 가치있더라고요.
우리 모두 수능끝나고 기분좋게 fait사러 옵시다.
미천한 노베문돌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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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위로가면 내가 TO 채움
선배님 멋져요
공감이 많이 되네요. 서로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