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서멀 [825406] · MS 2018 · 쪽지

2018-11-04 10:23:25
조회수 2,644

국어 괴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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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는 어디로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쓰꼬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 온 스물여섯 해를 회고하여 보았다. 몽롱한 기억 속에서는 이렇다는 아무 제목도 불그러져 나오지 않았다. 나는 또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허리를 굽혀서 나는 그저 금붕어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금붕어는 참 잘들도 생겼다. 작은 놈은 작은 놈대로 큰 놈은 큰 놈대로 다 싱싱하니 보기 좋았다. 내리비치는 오월 햇살에 금붕어들은 그릇 바탕에 그림자를 내려뜨렸다. 지느러미는 하늘하늘 손수건을 흔드는 흉내를 낸다. 나는 이 지느러미 수효를 헤어 보기도 하면서 굽힌 허리를 좀처럼 펴지 않았다. 등허리가 따뜻하다. 나는 또 회탁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서는 피곤한 생활이 똑 금붕어 지느러미처럼 흐늑흐늑 허비적거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적끈적한 줄에 엉켜서 헤어나지들을 못한다. 나는 피로와 공복 때문에 무너져 들어가는 몸뚱이를 끌고 그 회탁의 거리 속으로 섞여 들어가지 않는 수도 없다 생각하였다.

(이하 생략.) ㅡㅡㅡㅡㅡ여기서 문제!

41. 일제 강점기에 미쓰꼬시 백화점은 서울에서 매우 높은 건물이었다. 이 사실에 비추어 볼 때, [A]에서 ‘미쓰꼬시 옥상’이 가지는 기능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④‘나’와 ‘회탁의 거리’ 사이의 괴리감을 드러내 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괴리감이 있나요? 책에선 괴리감이 있다는데

의대생은 없다고 답변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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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yne · 829842 · 18/11/04 10:24 · MS 2018

    저는 있다고 배움

  • 쥬시락??? · 832873 · 18/11/04 10:34 · MS 2018

    처음 읽어보는데 틀리진 않은 것 같은뎅

  • 설이 · 463916 · 18/11/04 10:40 · MS 2013

    '미쓰꼬시 백화점 옥상'에서 그릇 속의 금붕어와 회탁의 거리를 내려보는 장면에서 서술 맥락이 대조됩니다. 문장에 쓰인 단어들만 봐도 싱싱하다, 하늘하늘, 그리고 피곤한 생활, 끈적끈적 같이 '나'가 인식하는 금붕어 그릇과 도시 거리의 이미지는 명료합니다.
    굳이 이 회탁의 거리와 섞여 들어가지 않을 수도 없다고 말한 것은 '나'의 심리가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이런 인식에는 반드시 '나'와 '회탁의 거리' 간에 존재하는 '나'의 내적 갈등 상태가 수반됩니다.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를 써서 그렇지 자주 쓰는 말로 바꿔 말하면 '나'가 인식하는 '회탁의 거리'에 대한 심리적 반응을 보여주는 장치인 걸로 보시면 이해가 빠를 듯 합니다.

  • 핫서멀 · 825406 · 18/11/04 10:48 · MS 2018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