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ver. [828761] · MS 2018 · 쪽지

2018-10-16 12: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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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 시기의 나와 지금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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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에 고향에 갈 일이 있어 고향에 갔다가

내 방 책장에 꽂힌 작년 수능 플래너를 보게 되었다.

밝은 주황색이었던 플래너는 갈색이 되었을 정도로 낡아져있었다.

쭈욱 읽어보았다.

3월 7일. 

재수를 결심하고 재수 시작하기 하루 전 

시골 촌놈이 고뽕 좀 받겠다고 3시간 버스를 타고 사람들에게 길 물어가며 고대 중광 잔디밭에 도착해서 사진 찍은 썰

5월 15일.

드디어 개때잡을 완강했다고 좋아서 밤 11시에 독서실에 나오면서 편의점에서 캔맥주 하나 사서 마시던 썰

6월 10일.

인강 조교님이 6평 푼 거 봐주시겠다고 학원으로 오라 하셔서 분당까지 올라가서 조교님이랑 대화한 썰

9월 10일.

9평 수학 망했다고 엉엉 울던 썰.

수능 하루 전.

수능 연기됬다고 바로 PC방으로 뛰어간 썰.

수능 연기된 다음날.

아버지랑 싸우고 수능날까지 친척집에서 숙박한 썰.

온갖 썰이 다 있었다.

웃으면서 쭈욱 보다가 작년의 10월 15일에 이런 글이 써있더라.

"00야, 못해도 서성한 이상은 가자. 떳떳해지자. 올해 사람들에게 그렇게 무시받았잖아. 내년엔 적어도 대학으로는 무시받지 말자."

작년의 내가 고맙다.

오늘 내 플래너는 이렇게 써야겠다.

"00야, 고맙다. 하냥대는 왔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과외도 하며 열심히 산다. 작년의 너 말대로 적어도 대학으로 무시받고 살지는 않는다. 작년에 그렇게 힘들었지만 포기안하고 열심히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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