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영]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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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능이 이제 한 달여쯤 남았네요. 수능을 한 달 남긴 이 시점에 지금까지 진행한 캐스트를 마무리 지어보려고 해요. 뭔가 지금 이 시점에서 원론적인 얘기를 하긴 늦은 감이 있고 다들 올바른 방향으로 국어 학습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제가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하거나 기출을 새롭게 분석하는 게 큰 도움은 안 될 거라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내린 결론이 실수 할 수 있는 습관 몇 가지를 대표 유형으로 얘기를 하면 남은 기간 동안 이 실수 할 수 있는 습관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수능 날 그 실수를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결국은 오답을 불러일으키고 실력으로 틀렸다는 생각보다 실수로 틀렸다는 생각만큼이나 나 자신이 싫어질 때가 없죠. 그래서 최대한 이를 방지했으면 하는 차원에서 시리즈의 마지막 글을 쓰고자 합니다.
사실 실수는 집중력이 떨어질 때 가장 많이 일어나죠. 그럼 언제 집중력이 떨어지느냐 하면 우선 글의 내용이 어려울 때겠죠? 근데 이때 발생하는 실수는 글의 내용이 어려울 때 발생하기 보다는(글의 내용이 어려우면 그냥 어려워서 틀렸다고 할 수 있죠.) 그 어려운 순간이 지나고 난 후 발생하죠. ‘어려움이 지났다’. 혹은 ‘해결했다’라는 안심 후에 찾아오는 방심과 해결하느라 시간을 쏟아 부었고 따라서 남은 시간에 대한 촉박이 결국 실수로 이어집니다.
수능 날 특정 문단을 읽는 데 너무 복잡해요. 이해도 잘 안 되고요. 그럼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고 막 부모님 생각이 나고, 내년의 불안감이 엄습하고 어떤 학생은 극심한 무기력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멘탈을 부여잡으려고 끙끙 앓으면서 글을 읽어요. 진짜 진짜 힘들게 이해를 했어요. 아니 이해를 한 것 같아요. 그럼 마음을 놓아버립다. 방심을 하거나 시간의 촉박함에 쫓겨 막 읽게 되죠. 그럼 여기서 실수가 발생하게 되죠, 대표적인 사례를 보도록 할게요.
우선 이번 6월 평가원 키트 지문의 3단락입니다.
장난 아니게 복잡해요. 단순히 직접 방식과 경쟁 방식을 비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 단락에 제시된 정보(표지 물질과 특정 물질의 관계 및 검사선의 발색 등등)와 연관이 깊기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어떻게든 멘탈을 부여잡고 끙끙되면서 읽어 가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 시작하죠.
‘아 결국 직접 방식은 특정 물질이 항체이기 때문에 목표 성분인 항원과 결합하고 특정 물질과 표지 물질은 붙어 다니기 때문에 표지 물질이 결국 검사선에 놓이게 되고 따라서 목표성분이 있을 때 검사선이 발색되는구나. 반면 경쟁 방식은 특정 물질이 목표 성분과 같고 목표 성분이 검사선에 놓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결국 특정 물질과 붙어 다니는 표지 물지 역시 방해를 받을 것이며 따라서 검사선이 발색되지 않구나.’ 하고요.
솔직히 여기까지 이해하는 게 말이 쉽지 실전에서 상당히 어려웠을 겁니다. 그럼에도 해결을 했어요. 이해를 한 겁니다. 그럼 마음을 놓아버립니다. 근데 이 단락에는 맨 마지막 문장이 하나 더 있어요.
근데 사실 이거 처음 읽을 때 눈에 확 들어오는 학생이 생각보다 적어요. 왜냐하면 앞의 내용을 이해하느랴 이미 체력을 다 썼기 때문이죠. 결국 이 단락은 이렇게 보입니다.
이런 느낌이죠. 북산 엔딩입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닌데 이미 지친거죠. 그럼 38번 <보기> 문제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보기> 첫 문장에 살모넬라균은 세균이라고 했으며 3단락 마지막 문장에서 세균을 검출할 땐 직접 방식을 사용한다고 했으니 당연히
이 선지는 틀린 것이 되겠네요. 복합체에는 목표 물질인 살모넬라균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목표 성분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인 특정 물질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다른 식으로 충분히 2번 선지가 틀렸다고 할 수 있으나 3단락의 마지막 문장을 토대로 판단하는 게 제일 빠를 수 있겠죠.
근데 이건 너무 결과론적인 얘기잖아요? 이 문제를 틀린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문장을 생각하지 못해요. 결국 이 선지를 선택하지 못하고 다른 선지를 선택한 후 채점 후에 알게 됩니다. 이 문장이 있었다는 것을요. 왜 이럴까요? 바로 뭔가 어려운 걸 해냈다는 생각에 마지막에 가서 방심하거나 대충 읽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죠.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납니다. 하나만 더 보도록 할게요.
작년 6월 평가원 중앙 은행의 통화정책 지문과 문제입니다.
일단 지문도 어렵고 무엇보다 <보기>가 너무 복잡합니다. 우선 <보기>를 해결하기 위해 2, 3분기의 물가상승률을 2%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나, 기준 금리와 물가 상승률과의 관계 파악
그리고 <보기> 맨 마지막 문장에 자리 잡은
둘, 정책 외부 시차와 변동 효과 고려
여기서 기준 금리와 물가 상승률과의 관계 파악이 매우 어렵습니다. 뭐 대부분 기출 분석 하셨으니까 자세한 얘기는 생략할게요. 지문의 1단락만 보겠습니다.
지문의 내용에 따라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 5.5% 인상 결정⇒기준 금리 수준으로 이자율을 조정하기 위해 채권 매도⇒이자율 상승⇒물가 상승률 1%p 하락’정도가 되겠네요. 사실 결과론적이라 쉽게 말을 한 거지만 시험장에서 이걸 생각하긴 참 힘들거에요. 정말 끙끙 앓으면서 생각하겠죠. 사실 이렇게 해서 나온 결론도 확신을 가지진 못해요. 그럼에도 중요한 포인트를 해결한 것 같고 따라서 마음을 놓아버리거나 바로 답을 하려고 하죠. 그럼 3번 선지가 눈에 확 들어오죠.
‘1월 1일은 물가 상승률이 2%니까 조정할 필요가 없고 2분기가 문제이니까 4월 1일에 기준 금리를 5.5%로 인상해야 물가 상승률이 1%P 하락 하겠구나. 그럼 답은 3번!’
3번 선지가 틀린 이유는 정책 외부 시차와 변동 효과를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실전에선 이게 눈에 잘 안 들어와요. <보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처리했으니까요. 근데 정책 외부 시차와 변동 효과는 마지막 문장에 있죠. 결국 앞서 말한 키트 지문처럼 마지막 문장을 붕 뜬 채로 읽어버리게 돼요. 이렇게요.
3번 선지처럼 해버리면 2분기 물가 상승률은 조정할 수가 없게 되죠. 하지만 이 사실을 채점할 때 알게 돼요. 이걸 놓쳤다는걸요.
참고로 3번 선지의 오답률이 1위입니다. 정답인 5번 선지와 선택 비율이 큰 차이가 안나요. 그럼 ③번과 ⑤번을 택한 학생들의 실력차가 크냐.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습관의 문제이죠. 두 학생 모두 <보기>를 편안하게 풀 진 못했을거에요.(아마도요) 단지 차이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집중을 하느냐 아니면 마지막에서 방심하거나 시간에 쫓겨 대충 읽었느냐 정도의 차이겠죠? 이건 너무 억울한 일 아닐까요? 그냥 실수야. 다음에 그러지 말자라고 하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부디 실모를 푸실 때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숙지하시고 임하시길 바랄게요. 또는 실모 채점 후 실수로 틀렸을 때 그냥 틀렸다고 짜증만 내지 마시고 냉정하게 본인의 실수에 대해 평가를 내리고 약속을 하세요. 스스로요. 이런 실수가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자. 내가 마음이 급해지면 이럴 수 있구나 하고요.
제가 볼 때 대부분 여러분은 올바른 방향으로 국어 공부를 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제가 원론적인 얘기를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단지 수능 날 할 수 있는 사소한 실수를 대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게 지금 이 시점에서 최선인 것 같습니다.
혹시 몰라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제 강좌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총 6강이고 내용도 강좌 수도 부담되지가 않을거에요. 그냥 하루에 몰아쳐서 들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핵심은 사소한 여러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실전에 임하기 전 구체적인 학습의 형태로 제시했습니다. 분명 본인이 충분히 공부를 했음에도 몇 가지 실수 땜에 점수가 안 나오는 친구들, 그냥 실수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만 하다가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친구들, 남들은 안 틀리는데 나만 이상하게 생각해서 틀리는 친구들이 한 번 들어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강좌 OT 영상도 같이 올려볼게요. 그냥 부담 없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class.orbi.kr/course/1579/lesson/32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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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와 ㄱㅅㄱㅅ
감사합니다~!
요약해주세요
요약하자면 지문이나 <보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것을 해결했다고 해서 마지막에 방심하지 말자' 입니다!!
북산엔딩ㅋㅋㅋㅋ 잘쓰셨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국어선생님이신듯한데 나중에 문법강좌는 절대 열지 말아주세요. 국어선생이 되요라는 말을 쓰는건 생전 처음봤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바로 위엔 제대로 썼는데 급하게 쓰다보니 제대로 확인 못했네요. 맞는 말씀이고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원에 의해 삭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