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청의미 [447559] · MS 2013 · 쪽지

2018-09-18 00: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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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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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2. 내가 좋아하는 명언은 무엇인가요?

어느날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반지 세공사를 불러 "날 위한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전쟁에서 이겨 환호할 때도 교만하지 않게 하며,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때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넣어라!"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반지 세공사는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으나, 빈 공간에 새겨 넣을 글귀로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현명하기로 소문난 왕자 솔로몬에게 간곡히 도움을 청한다.



그때 솔로몬 왕자가 알려준 글귀가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일화는 어머니께서 알려주신 것이다.


참 아이러니 한 것이, 힘들때마다 이 구절을 어머니께서는 말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크게 힘들 때마다..




이 구절을 기쁠 때에 말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아마도 기쁠 때는 그 기쁨을 오롯이 즐기지 않을까?


항상 어렵고 괴로울 때마다 어머니는 그 말을 되뇌이셨고, 우리 가족은 그것을 알고 있다.


참 이상한 것은, 우리 집의 모든 구성원들은 그 때, 한결같이


이 또한 지나갈 하루라며,  매일을 되뇌었으리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참 귀한 하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빨리 지나가게 하고싶은 애물단지로만 하루를 여겼었다.



나또한 그랬다. 그만큼 나는 작았다.


하루는 거센 바람이었다. 웅크려 무사히 지나치길 기원하는 나는 작은 난장이였다.




이제서야 하루가 거센 바람이 아닌 초가을 저녁 바람으로 여길 수 있다.


아마도.


이제는 하루 한시간이 아쉽나보다.


아마도.


이것을 행복이라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제는 힘들때도. 편할때도
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시간 숨쉬는 것이 버거워도,


한 시간 숨쉬는 것이 즐거워도. 지나가는 것.


흘러가는 것. 그 모든 것이 삶임을 지금은 이해한다. 그리고 이 삶도 지나가리라.



카르페디엠, 아모르 파티, 메멘토 모리


그리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모두 같은 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것.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각 2018년 9월 17일 저녁 11시 36분


이제 하루의 끝은 23분이 남아있다.


그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 그 모든 것을 삶으로 받아들이는 것.


기쁨도 슬픔도, 어려움도 즐거움도.



이제는, 그래도. 


어쩐지 나의 시간으로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을 것 같아.



현재는 지나간다. 무수히 연속된 현재가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피곤하다. 힘들다. 하루 3시간의 여유는 이제 막을 내린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나의 오늘은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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