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시간의 법칙: 모든 학생은 서울대에 입학할 잠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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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어려서부터 선행학습을 잘 해두는 것도, 자신의 지식과 취약점에 걸맞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 것도, 공부를 할 때 집중해서 하는 것도 명문대에 진학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고등학교 3년 동안 공부한 누적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이다. 앞서 언급한 요소들 중 각각의 요소에 있어서 극히 좋은 혹은 극히 나쁜 2~3%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이상 언급한 그 어떤 단일 요소도 누적 공부 시간 이상으로 한 고등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할 확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 점을 나는 비교적 일찍 깨달아서,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부터, 스톱워치로 매일매일 공부한 과목과 시간을 기록하여, 일간-주간-월간으로 통계를 산출하고, 목표에 미달할 때는 일요일에 모자란 시간을 채우거나, 다음 한 달 동안 평균 공부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계속 목표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 목표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부터, 수능 시험을 보는 약 3년의 기간 동안, 누적 공부 시간 10,000 시간을 채우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목표는 수 년 동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험생들을 지켜보고, 피드백을 받아가며 측정해 본 결과 대단히 현실적이고 타당한 수치였다.
공부를 하는 방식은 어떤 것이어도 좋다. 학교 수업을 듣거나, 보습학원에서 수업을 듣거나, 인터넷 강의를 보거나, 쉬는 시간이나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혼자 공부하거나, 독서실에서 독학을 하거나 모두 똑같다. 단, 집중을 해서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한 시간만을 스톱워치로 재야 한다. 잠시 쉴 때는 반드시 스톱워치를 멈추어야 하고, 잘못 시간을 계산한 것을 알았을 때는 시간을 보정하기 위해서 가장 근접한 추정치를 기록해 두어야 한다.
목표는 하루 24시간 중 11시간을 공부하는 것. 평일 중 목표를 달성하였으면, 일요일은 완전히 쉬어도 좋다. 단, 평일에 목표 시간을 미달하였다면, 모자란 양은 일요일에 꼭 채워서, 시간 부담을 다음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규칙은 시험이 끝난 당일이나 다음 날에도 적용이 되기 때문에 내신 시험이 끝나고 잠시 뒷풀이를 하자는 친구들의 손길을 굳이 뿌리치지 않은 주의 일요일에는 목표 시간을 채우기 위해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을 책에 파묻혀서 지내야 하는 경험도 분명히 해보게 될 것이다.
하루 11시간, 일주일에 6일을 공부하면, 1주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66시간이다. 윤년을 고려할 때 1년은 대략 52.18주 정도. 1년에 약 3,440시간을 공부할 수 있다. 이렇게 순전히 3년을 공부하면 약 10,330시간을 공부할 수 있는데,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시작 시점이 수능일로부터 약 5주 뒤이므로, 그 점을 감안하면 정확히 10,000시간을 공부할 수 있다.
수험생들을 학력에 따라 몇 개의 급간으로 나누어 보면,
1급간 : 상위 1% 이내 - 서울대나 의학계열에 진학할 수 있다.
2급간 : 상위 3% 이내 - 연세대와 고려대 또는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소수 정예 공대, 일부 인기 학과 등 소위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
3급간 : 상위 10% 이내 -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4급간 : 상위 30% 이내 -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정도가 된다. 실제 입시 현장에서는 전형 방식이나 학과, 수험생들의 취향이나 운에 따라 급간의 경계에서는 많은 이동이 있지만, 예외를 제외하고 큰 줄기만을 언급하면 위와 같다.
1급간 수험생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11시간 가량을 공부하며, 2급간 수험생들은 하루에 9시간을 공부한다. 반면 3급간은 7시간, 4급간은 5시간 정도를 공부한다. 4급간에도 들지 못하는 학생들은 하루 2시간 이하밖에 공부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서의 공부 시간은 단순히 수업에 출석하여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아니라,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내가 위치한 급간에 있는 학생들보다 하루 평균 3시간을 더 공부하는 일을 1년 동안 지속할 때마다 1급간씩 위로 이동할 수 있고, 내가 위치한 급간의 학생들보다 3시간을 덜 공부한 기간이 1년 쌓일 때마다 1급간씩 뒤로 밀리게 된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부터, 위와 같이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마음 먹은 급간 외 학생의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 학생이 4급간 안에 드는 데는 4개월이면 충분하다. 왜냐하면 이 점수대 학생들은 하루 평균 2시간 가량을 집중해서 공부하므로, 이 학생은 이미 동 점수대 학생들보다 하루 9시간을 더 공부하고 있고, 1/3년이면 윗 급간으로 이동할 수 있기 떄문이다. 이제 동 점수대 경쟁자들은 하루 평균 5시간 동안 공부한다.
이 학생이 3급간으로 올라가는 데에는 6개월이 소요된다. 왜냐하면 이 학생은 동 점수대 학생들에 비해 하루 6시간을 더 공부하고 있으므로 1/2년 후에 윗 급간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제 동 점수대 경쟁자들은 하루 평균 7시간 공부한다.
이제 이 학생이 2급간으로 올라가는 데에는 9개월이 소요된다. 동 점수대 학생들에 비해 4시간을 더 공부하였으므로 3/4년 후에 윗 급간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1년 1개월이 걸리므로, 이 시점이면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 직전이다. 정말 공부와 담을 쌓고 살았던 학생도 하루에 집중해서 11시간 공부하기를 1년 동안 하면 반에서 1~2등 하는 점수인 상위 3% 수준의 점수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첫 수능을 엉망으로 치렀으나 제대로 각성을 하고 공부에 몰입하여 재수에 성공하였던 많은 재수생들이 입증하고 있다.
이제 2급간의 동 점수대 학생들은 하루에 9시간을 공부하므로,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하루 11시간 동안 공부해 나가면 3/2년, 즉 18개월 후에는 1급간에 진입할 수 있다. 이 때가 되면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된다. 그때부터는 1급간의 같은 점수대 경쟁자들과 같이 하루 11시간을 공부하면서, 몇몇 경쟁자들이 자만심에 취해서 혹은 슬럼프에 빠져서 공부 시간이 줄어들며 2급간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관조하며, 차분히 3개월 동안 마무리 정리를 하고 수능을 치러 서울대에 가면 되는 것이다.
얼핏 듣기에는 낙관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반대 측면에서 보면, 왠만큼 공부하던 학생이 아니라면, 고작 8~9개월 공부할 시간이 더 주어지는 재수 생활이나, 4~5개월 동안 그것도 하루 종일 온전히 공부하지도 못하고 시험을 치르는 반수 전략으로는 1급간에 있는 서울대에 진학하는 건 쉽지 않다는 사실도 계산이 된다. 하물며, 고등학교 3년 내내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빈둥대다가, 수능 시험을 1~2개월 남겨두고, 하루에 1점씩 올려서 명문대에 합격하겠다는 치기어린 목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도 이 공식은 알려준다.
그럼 고등학교 3학년 3월이 되어서야 마음을 고쳐먹은, 4년제 대학에 붙을지 말지도 확답할 수 없는 학생도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단, 일요일을 포함해서, 하루 평균 19시간 42분 36초 동안 공부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계산에는 두 가지 시사점이 있다. 하나, 남들이 공부할 때 공부하지 않고, 뒤늦게 제대로 공부를 시작하면 반드시 숨이 막히는 공부량으로 그 원죄를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 반대로 공부하다 죽어버리겠다는 각오로 정말 목숨을 내놓고 공부를 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도 엄청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전설로 회자되는 고승덕 국회의원은 그런 기세로 사법시험 공부를 했고, 대학에 들어간지 2년 만에 그 해 사법시험에 최연소 합격하고, 이듬해에는 외시 차석, 행시 수석 합격하였다. 그렇게 공부하고서도 죽지 않고 여태까지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다시 한 번 기억하자, 하루 11시간, 3년 동안 10,000시간. 서울대에 합격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현실적인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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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부터 하루 11시간이라..
저라면 못 버틸거 같은데..ㅠㅠ
하루 11시간.ㄷㄷ
근데 끝까지 읽어보니 상당히 설득력 있고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네요.
정확한 시간 숫자는 다소 생각이 다르지만
왠지 기운빠지네요; 이런;;
goooooood
라끄리님 저번 글 질문에 답변 좀 부탁드려요
글쎄요...중3 겨울방학때부터 고2중반까진 집중해서 하루 5~6시간만 하고 고3때부터 10시간이상 찍어도 충분할거 같은데....
고1부터 저렇게 달리면 나중에 지칠수가 있음 마인드가 중요함 ㅋㅋ
물론 고시같은 종류는 수능과는 공부의 양,질의 급이 다르기 때문에 정말 하루 순수공부시간 15정도는 채우고 빡시게 해야되지만...
하루 15시간 순공부. 존경합니다.
아 저는 고시준비안해요 ㅠㅠ
주위에 고시공부 제대로하는 선배들 보면 그정도는 하더라구요
고1때부터 하루 11시간 공부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루 5~6시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갑자기 제 고1,2때 생각해보니 충격이네요...인생 다시살고싶다
고등학교 때 공부좀 할걸...
고3 내내 카오스한 벌(심지어 수능 하루전날도 5시간 카오스함...) 지금까지 받고 있음.... ㅠㅠ
제발 올해로 끝나길 빌 뿐..
간단명료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네요. 고1때부터 저렇게 하면 힘들 법도 한데 할 수 없죠 뭐.. 그래도 일요일 쉬니까 참을 수는 있을듯. 1년만에 서울대 무조건 갈 수 있을거라 확신할 정도 실력쌓는 건 정말정말 힘들어요.
outliers 읽으셨나보다.
1,2급간의 분들은 정말 글 내용만큼 공부하실 것 같지만...
3급간에서 공부시간이 7시간이나...??
하나, 남들이 공부할 때 공부하지 않고, 뒤늦게 제대로 공부를 시작하면 반드시 숨이 막히는 공부량으로 그 원죄를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도에 기고하셨던 글에서 도움을 받았는데 이 글도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합니다. 고개가 끄덕여 지네요..
글 감사합니다. 수능직전 수험생들에게 드리는 격려글도 부탁드립니다.
공부법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장황한 것보다 깔끔 명료하네요.
글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개개인에 따라 덧대거나 치면 됨
서울대가는 사람들이 중3겨울방학부터 공부하는 거 아니잖아요~
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7~8시간씩, 특목고준비하는 학생은 사실 고3이나 다름없는 공부시간을 확보합니다.
그렇게 공부한 학생들은 고등학교 올라와서 해야할 공부시간이 10,000시간에 비해 훨씬 적은 시간만 들여도 서울대 입학이 가능합니다.
10,000시간을 3년에 채우려면 많은 시간이지만, 많은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중학교때부터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3년동안 공부해야 할 시간은 10,000시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결론은 중학교때 철없이 놀아버리면 고등학교가서 그 씻을 수 없는 원죄를 받아야 한다는 거네요..
궁금한게 있습니다. 그러면 중학교때는 공부를 안하다가 고등학교 올라가서 진짜 열심히 10,000 시간을 채우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씀 이신거죠..??
하루 11시간동안 3년.. 위엄쩝니다ㅋ
라끄리님은 의사의 길을 걷지 않으시는건가요?
만약 의사가 된다면 정말 따뜻한 의사가 되어주십쇼 ㅠㅠ
재료공학부 황농문 교수님도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죠...모차르트를 예로..ㅋ 1만 시간의 법칙
모의고사 2~3%를 기록했던 옛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니 대충 맞는것 같긴 하군요.. 왜 그때 제가 1%를 끝끝내 들지 못했는지 어느정도 해답도 잡히네요...ㅎㅎ... 추가적으로... 수능 당일에는 본인의 운도 필요하고 공부시행착오를 줄여줄 훌륭한 선생님, 쉬지않고 공부해도 끄떡없이 소화할 강철체력도, 불굴의 의지, 어린시절에 쌓이둔 독서력등 여러가지가 다 좌우합니다. 모든 서울대생이 11시간 법칙을 활용해서 입학한건 아닙니다. 하지만 평범한 머리를 가진 정상 고교생이 서울대에 입학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11시간 법칙인거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으..곧 19인데 초딩때부터 공부한건만 10000시간이상일텐데... 의대 못갔네요;;
내년엔 갈수 있을까요?
태어나서한글공부시작한거부터하면안될까요 ㅋㅋ
좋은 글이네요~~^^
good
1급......ㅜㅠㅜㅠ
와.,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