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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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점수가 적힌 종이를 돌릴 때 수군대던 그 날이 떠오릅니다. 기본적인 글을 배울 때부터 지금의 겉핥기 공부를 하는 날까지 도합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40번이 넘게 같은 시험을 치뤘지만, 유독 이번 시험을 못 봐서 일까, 그 종이 한 장에 기분이 껄끄러워집니다.
‘A는 평소보다 점수가 높게 나왔다, B는 평소보다 낮게 나왔다’ 같은 말들에 시기와 질투, 그리고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타인과 나 사이의 저울질 끝에 내 이름 대신 무게를 적었습니다.
나의 윤리적 의식이 무너질 때마다 항상 상기시켰던 제 다짐은 결국 이런 작은 종이 하나에 무너졌습니다. 내 옆자리 친구의 성공을 빌었던 어제와는 다른 태도에 내 스스로가 놀랐나 봅니다.
모든 결과는 본인이 책임지기 마련입니다. 열심히 노력을 했던, 운이 좋게 잘 찍었던, 결국 본인이 선택한 행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시험장에서 정답 선택권은 오직 나에게 있고, 같은 감독관에 심지어 책상의 간격마저도 공평한 그 엄격한 자리에서 다 같이 시험을 치뤘습니다.
다만, 같은 시험을 치루더라도 각자의 생각은 다양합니다. 김수영 시인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를 풀며 ‘비본질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화자에게는 본질이라는 것은 무엇이며, 화자에게 실재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화자의 실재하는 고민이 본질에 앞선 이 상황을 공감하려 애썼습니다. 물론 우리의 답은 1번 ‘소극적 대응, 참여시’가 되어버렸고,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할 시간은 없었습니다.
허울 좋은 말로 본인의 실패를 합리화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앞으로 공부할 아이들이 저와 같은 고등학교 시절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현재를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합니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현실과의 타협을 한 셈입니다. 어쩌면 많은 젊었던 이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자리에 올랐을 때 모두 마음이 변했을 뿐.
심찬우 선생님이 과거에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도덕교과서가 규정한 ‘모범’이라는 단어에 부합한 삶을 살았지만, 나는 ‘모범’이 아니었음을. 성적표에 적혀있는 숫자 외에는 그 누구도 나를 믿지도, 기억해주지도 않는 세계 속에 외로운 모습으로 존재해왔음을.’
매일 봐왔던 글에 유독 공감이 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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