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안될 땐 그냥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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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6평이 지나고 벌써 한달이 지났네요.
6평 직후부터 부족한 것, 실수한 것 보완하느라 정신없이 오다보니 번아웃 되어버렸네요 ㅎㅎ
그 결과로 이번주는 손에 펜을 잡기는 커녕 책상에 앉기도 싫더라구요. 저는 성격상 하기 싫으면 절대 안하고 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해야하는 스타일이라 어제부터 그냥 푹 쉬는 중 입니다.
제가 쉬는 와중에도 오르비분들은 매일 아침 기상인증과 함께 자기 전 플래너 인증까지 정말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니 약간 뒤처짐과 자괴감도 들던 이틀이었답니다 ㅎㅎ
하루 공부시간 10시간, 11시간, 12시간 혹은 그 이상을 항상 꾸준히 하시는 여러분을 보며 '난 왜 저정도도 못하고 있을까?' 라며 자책도 많이 했고, 요근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도 느끼고 저번주엔 빈혈로 쓰러져서 약도 먹고 했더니 '이렇게까지 내 몸 혹사시켜가며 공부를 해야하나'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답니다.
'그래도 다시 공부하는데 이정도는 해야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과 함께 억지로 억지로 끌고 오는데 더 이상은 진절머리가 나더군요. 물론 재수까지 하면서 공부하기 싫다는 넋두리가 어이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 재수, N수 또 우리 귀여운(?) 현역분들도 다들 사람이다보니 이렇게 지칠 때가 있지 않겠는가 싶은 마음에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써내려갑니다.
아마 주변엔 두 부류의 조언이 있을거예요.
첫번째는 '매일 n시간씩 쉬는 날은 어지간하면 챙기지 말고 공부해나가라'
두번째는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쉬어줘라. 공부하기 싫을 땐 손 놓고 혼자 훌훌 돌아다니다 다시 돌아와라'
정도가 되겠군요.
7월의 시작 날인 7월 1일까지 전 아마 첫번째 방법을 적용하려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고3땐 두번째로 공부를 했다가 수능 3주전부터 지쳐 그냥 손을 놨거든요.
그런데 사람의 성향이라는게 어디 한순간에 바뀔 수 있을까요? 매일 12시간이 넘는 공부.. 저는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어제는 혼자 밖을 돌아다니고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던 중 공무원 시험 한국사 강사이신 전한길 강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참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공부하기 싫으면 하루고 이틀이고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그냥 나가서 노세요. 아무생각 없이 그냥 질릴 때까지, 아주 질릴 때까지 노세요. 그냥 미친듯이 놀아. 그리고 다시 공부를 하고싶다.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 때 다시 돌아와서 공부를 하세요. 여러분이 공무원 공부를 하든 대학 입시를 하든 여러분이 열심히 할 놈이면 그렇게 놀고도 언제든 돌아와서 그 활력으로 어떻게든 이뤄낼겁니다. 대신 혼자 노세요. 혼자 놀아야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현 상태를 진단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할 지 직접 판단할 수 있을테니까요." - 전한길T 동기부여 영상 中
물론 마냥 놀면 아마 망하겠죠 ㅎ 하지만 제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쉬고 싶으면 그냥 쉬자는거예요.
하루 이틀정도면 우린 충분하잖아요.
그냥 쉬어요.
쉬자 그냥.
안그래도 치열한 입시를 남들과 비교해가며 최소한의 심적 여유조차 없애가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잖아요.
저는 지금 읽으려고 두달전에 사둔 책을 이제서야 읽고 있어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제 잠자리에 들거예요.
이틀동안 공부안하고 논게 불안하지 않냐구요?
아마 불편한, 하기 싫은, 지친 마음을 계속 가지고 가다보면 또 다시 가장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지쳐 포기하고 말겠죠?
그러니 그냥 편히 쉬자구요 :)
p.s. 맛있는 저녁을 먹고 샤워하고 난 뒤 책을 읽다보니 기분이 너무 좋아 아마 주제넘는다고 생각될 지 모르는 이런 긴 글을 쓰게 되었네요. 매일같이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다만 원하는 결과를 얻기위한 과정 속에, 그 수많은 음표들 속에도 쉼표가 있어야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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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전과한다고 깝치다가 아 내가 이짓을 왜하지 하고 3달간 손을 확 떼고 알바,방콕만 주구장창했었는데요 지금은 문과공부하는데 너무 재밌어요 ...ㅋㅋㄱㅋㅋ푹쉬어서그런가...하튼 주변보면 3일만 제대로 쉬면 대부분은 다시 펜잡으시는것같아요
저도 한땐 과학고를 가려했어요. 중학교 과학 영재반에 속해있었고, 그 어린나이에 비싼 회비를 들여가며 저희동네에서 실력 좋기로 소문난 영재원을 다녔어요. 부모님은 제가 나름 공부도 잘하고 수학 과학도 곧 잘해 의대를 보내고 싶어 하셨죠. 하지만 제가 중3때 외교관을 꿈꾸며 외고를 가고 싶어했고, 그 과정에서 부모님과 다투던 때가 기억나네요.
뭘 하든 상관 없어요. 힘들면 쉬어가면 돼요. 해보고 싶으면 경험해봐도 좋아요. 맞으면 그 길로 가는거고 아니면 돌아오거나 다른 길을 찾아야죠.
'어차피 돌아올거 왜 다른 길로 샜었니?'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길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회귀의 과정이 갖는 가치를 모를 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내가 잘 아니까 그 일을 겪음으로싸 한 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거예요. 지금 가진 기회에 대한 감사함으로 눈 앞에 펼처진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들을 박자에 맞춰 잘 채워가다 보면 좋은 곡이 완성되어 있을거예요. 화이팅 :)
흥 절대로 맞는 말
흥 츤데레야 뭐야
좋은글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연도는 다르지만.. 금요일에 대성 모의고사 보고 지치고 보상한다는 심리로 풀어져서 영화보고 핸드폰 하고 친구들 만나고.. 3일간 공부하기 싫다는 핑계로 개판으로 지냈는데 휴식하는 것도 막무가내로 쉬었던 제가 너무 부끄럽네요.. 이 글이 현재 방황하고 있는 저한테 큰 깨달음을 준 것 같아요 제가 다시 펜을 쥐고 공부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