뇸뇸 [557831]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8-06-30 20: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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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1학년 일주일 간 실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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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더 남앟고 수업 2개 더 남았지만,,,  (한숨)

일주일 동안 거의 못 자서 오늘 15시간 잤슴다,,,


1. 애들이 하는 말을 잘 못 알아 듣겠음.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실메들도 그렇다 하네요. 처음엔 못 알아먹은 건 다시 물어보고 그랬는데  어차피 못 알아먹어서ㅜㅜ 이젠 그냥 '아 그랬어?, 진짜? 멋진데~, 진짜로? 잘했어~' 이 정도 대답으로 퉁칩니다ㅋㅋㅋ 발음이 아직 또박또박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은 것 같네요.


2. 너무 순수함ㅠㅠㅠㅠ 발표하고 싶어 하는 애들이 많아서 지명 못 받은 아이가 서운할까 봐 실메가 종이에 애들 이름 써서 상자에 넣고 '이건 마법 상자야~ 이 마법 상자가 마법을 부려서 누가 발표할 건지 알려줄 거예요!' 이랬는데 애들이 수업 끝나고 '상자 안에 무슨 마법 있는지 보여주면 안 돼요?' 이러고ㅋㅋㅋ 실메 왈 '상자 열면 마법이 다 빠져나가서 안 돼여~~~'


+ 제 수업 시간에 겨울왕국에 사는 엘사를 우리 나라(여름)로 초대하는 초대장 쓰기 활동 시켰는데 한 아이가 절 부르더니 '선생님... 근데 엘사가 진짜 온다고 했어요???'라고 물어보고ㅠㅠ 아파트 부수고 싶다ㅠㅠㅠ


3.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과도기임. 확실히 수업 시간, 쉬는 시간 구분 안 되는 애들이 있고 수업 내용이 본인한테 흥미롭지 않으면 40분 내내 돌아다님. 주의 줘도 1초 정도 효과가 있음.


4. 팔씨름이랑 젓가락 놀이를 좋아함. 실뜨기는 고단수 놀이인지 2명 정도만 할 줄 아는 듯. 신비 아파트랑 미친 할머니 게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첫날에 조잘조잘 얘기하더라고요.


5. 학습 능력과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자기 의견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대체로 가정 환경이 좋다고 볼 수 없음.


6. 요즘 교육 추세가 알림장, 일기장 등 못 쓰도록 해서 그런지 쓰기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7. 발표하는 거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음. 발표해 볼 사람 있나요? 그러면 뭐 말할지 생각 안 하고 손부터 드는 애들이 있음ㅎㅎ


8. 1학년은 정말 생각보다 더 어리고 미숙하고 부족한 존재다. 이걸 일주일 내내 깨달았어요. 이 정도면 몇 분 안에 이만큼 소화하겠거니 하고 수업을 구성했지만 훨씬 더 오래 걸린 경우가 부지기수. 기대치를 많이 낮추어야 하는 것 같네요.



진짜 실습 개같이 힘든데 또 애들 보면 귀여워서 광대 폭발하고ㅜㅜ  제가 뭐라고 급식 먹으러 갈 때마다 손 잡고 가자고 양 옆에 붙는 애들 너무 귀엽고 수업 시간에 말 안 들땐 짜증나기도 하는데 귀엽기도 하고 흑흑 기승전 졸귀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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