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학지구사학과 [738599]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6-29 23:57:24
조회수 17,211

돌대가리 지구과학충의 하루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7605428






아침이 되자 지과생은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시침은 7과 8사이, 8에 가까이 있었고
분침은 11을 가리키고 있었다.

침대에 앉아 곰곰히 시계를 해석해보았다.
'시침은 8과 가까웠으니 8시...
분침은 11을 가리켰는데 음.. 5를 곱해야 분을 알 수 있으므로 11에다 5를 곱하면......'

지과생은 계산을 하기위해 책상으로 가서 노트와 연필을 꺼내 천체 모형을 그려서 지구과학의 실생활 접목을 이용한 계산을 했다.

구하는 값은 50이 나왔다.
즉 지금 시각은 8시 50분이다.
잠깐, 8시 50분???'
늦었다.
학원버스가 8시 55분인데....!

지과생은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 이를 닦고 세수를 했다.
세수를 마치고 나오려하는데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져서 머리를 변기통에다 쳐박고 말았다.

다행히 지과생의 머리는 광역변성작용으로 만들어진 돌대가리라 큰 타격은 없는듯 했다.

서둘러 아침으로 대충 빵을 먹고 옷을 입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학원버스가 이미 떠나간 줄 아는 지과생은
할 수 없이 마을버스를 기다렸다.

마을버스가 오자
버스에 타기 전에 가격판을 보았다.


이과생 800원
문과생, 지구과학생 1200원


주머니를 뒤져보니 천원짜리 지폐 한 장 밖에 없었다.

'어떡하지... 이 버스 꼭 타야하는데...!'

지과생은 결심했다.

'...그래! 이과인척 하는거야!'

지과생은 버스 요금통에 천원 지폐 한 장을 넣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이과요."

버스 기사는 의심스런 눈초리로 지과생에게 말했다.

"학생 정말 이과 맞아?"

"...네, 이과입니다."


"혹시 지구과학은 아니고?"


"...물리, 화학 선택자입니다."


지과생의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버스기사는 여전히 의심스런 눈초리로 지과생을 쳐다봤으나 곧, 거스름돈 200원을 떨어뜨렸다.

지과생은 거스름돈을 집어들고 의자를 향해 걸어갔다.

'지학충 착석 금지'

지과생은 가만히 서서 의자를 바라보았다.
주변 사람들이 지과생을 보고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저 학생 지구과학인가봐"

"어머나, 흉측해라"

버스기사가 미러로 지과생을 쳐다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에 앉지 않으면 지과충이라는게 들통날 것이다...!"

지과생은 떨리는 마음으로 의자에 앉았다.

지과생의 얼굴은 새빨개졌고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지과생은 사람들의 의심스런 눈초리를 피해 무릎에 엎드렸다.

지과생을 태운 버스는 학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다음화 계속-

0 XDK (+1,100)

  1. 1,000

  2.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