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사] 정약용 FAQ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7331405
1. 정약용이 사단을 본성으로 보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단은 선천적이지 않나요?
선천적인 사단이 어떻게 본성이 아닐 수 있나요?
-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어떤 것이 주어져 있다고 해서, 그것이 꼭 본성인 것은 아닙니다.
가령 "식욕,성욕,수면욕"은 선천적인 욕구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인간의 본성으로 보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요?
(물론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요..넘어갑시다)
정약용이 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와 유사합니다.
맹자를 계승한 정약용은
인간에겐 측은히 여기는 마음, 불의를 미워하는 마음,
사양하는 마음, 옳음과 그름을 구분하는 마음이 타고났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마음은 본성이라기보다는 감정에 가까운 것입니다.
말하자면 "네 가지의 선천적인 도덕적 감정"이라는 것이지요.
(이건 성리학과 정약용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또 보충해서 말씀드리자면,
정약용은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기호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봤죠.
사단은 '영지의 기호가 현실에서 실천된 결과라고 봤습니다.'
남을 측은히 여기고, 자신을 사양하는 마음이 선을 좋아하는 기호의 발현.
불의를 미워하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악을 싫어하는 기호의 발현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단을 현실에서 실천하고 확충하면,
곧 인의예지 사덕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니 사덕은 선천성도 없고 본성도 아닌 것입니다.
그저 다산에겐 인간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도덕적 경지인 것입니다.
결국 정약용이 바라본 인간의 본성은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경향성이며
사단은 선천적인 도덕적 감정이자 본성인 영지의 기호가 현실에서 실천된 결과,
사덕은 그러한 사단이 확충되어 형성된 도덕적 경지입니다.
2. 정약용은 영지의 기호를 천리로 보았나요?
- 정약용에게 영지의 기호는 천리가 아닙니다. 다산이 천리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리학에서 천리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본 견해를 비판한 것입니다.
정약용의 천리 개념은 인간의 본성과는 무관한, 자연질서입니다.
3. 하늘에 대한 정약용의 관점이 순자와 유사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 먼저 순자는 '천인분이'라고 하여, 하늘이 도덕의 주재자가 아니라 물리적인 자연질서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정약용은 인간의 '혈기'를 우주의 기와 구분했습니다.
우주의 기운은 인간을 제외한 자연이, 살아 움직이는 기운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혈기'는 어떤 대상을 주체적으로 욕구하는 기운입니다.
다만 대상을 욕구하게끔 하는 '혈기'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자주지권',
그리고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본성인 '영지의 기호'는 공통적으로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정약용은 인간이 선을 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하늘에 근거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인간 도덕과 하늘(자연)을 무관하게 본 순자의 관점과 다릅니다.
4. 정약용의 관점에서 "사덕을 마음 바깥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면 안 된다"는 진술이 왜 틀린 것인가요?
(수특 39쪽 기본문제 7번 선지)
- 위의 진술을 뒤집으면, "사덕은 마음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되는데
이는 양명학의 '심즉리설'에 해당하는 것이지, 정약용의 명시적인 주장은 아닙니다.
비록 사덕이 인간이 갖추어야 할 도덕성이기 때문에 마음 안에 있기도 하겠지만
인간다움과 의로움, 예절과 지혜라는 이 네 가지 덕목 자체는 마음 밖의 '일'에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네 가지 사항을 FAQ 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밑에 똥 발사 글 보니까 떠오른 주제에요
-
재미있는 이야기 0
피드백 해주시면 전해줄게요
-
히히 똥 발싸 10
뿌직
-
싸주세요 0
똥글싸주세요 ㅠ
-
시간 뭐지 시간과 돈 다 사라짐
-
왜다자냐? 8
눈팅하게 빵리 글써달란말이야
-
당황스러울 정도의 스피드다
-
내년에 갈 건데
-
옯스타 홍보 하겠습니다 10
내일 하겠습니다
-
인설약이 목표인데 지금 물생 하고있구여 근데 물리 작년꼴날까봐 넘 쫄려서 사1 과1...
-
오늘은 여기까지 0
댓글 잘 보았어요(글삭한 거는 원래 하려고 했어여) 결정은 결국 내가 해야지 후회도...
-
지코 싫어하는데 지코보다 구리냐
-
걍 자자 2
응
-
근데 경찰대는 인정 못함
-
국어황 찾습니다 2
자기가 국어 진짜 개씹고수고 인강 커리큘럼이나 컨텐츠들 잘아신다하는분 댓좀 남겨주세여
-
한줄 완료 3
드디어
-
아님 과탐화가 되고 있나요 과외돌이가 과탐에서 사탐으로 넘어가겠다는데 샤대 목표면...
-
22수능 보고 다들 기겁해서 튐
-
더프 어이없는점 4
아직 배송중이라 받지도 못했는데 전과목 유빈이에 올라옴 씨발
-
공통개쉬워서 22안절면 3-40분내에끝내는데 먼 미적을 35분만에풀어 모든사람이 다...
-
qnNv 25,21 18
빨래 됏다 야호
-
생윤 커리 0
현재까지 리밋만 들었고 기시감은 사놨는데 아직 하나도 안풀었습니다.. 여기서...
-
힙 1
합
-
이제자야겠다 0
내일도아침수업임 ㅂㅂ
-
아서울대시발련아 4
붙으면 알아서 실적 만들어준다고 좀붙여봐일단
-
진지한 사탐런 고민,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2
안녕하세요...! 탐구 선택 관련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
2025랑 2026이랑 동일한가요? 작년 책 있는데 그대로 써도 되나 해서요
-
우쒸
-
해마 닮은듯 서울대는 근데 진짜 개크네
-
존나 재밌겠다 근데 왤케 개막전 질것같지
-
대표 추천곡 물어보고싶었는데...
-
상지대 에타 8
왜 이러는거죠
-
5분만 잠 4
ㅂㅂ
-
좋으네요
-
고닉들 다 자러간건가 2월엔 부엉이가 게이글 쓰면서 굴러갔는데
-
가는 대로 맡겨두고
-
자자 1
잘 시간이다
-
진짜임...
-
이제 진짜 잘게요
-
문제가 느리게 풀린다는거임..
-
한양로 자교우대 18
없습니다. 없어요. 서성한 라인대의 법조인 희망하시는 분들은 1.반수해서 스카이...
-
이제 슬슬 들어가서 자자
-
빼먹었던 231121도 했고 https://orbi.kr/00072501658...
-
음; 3
탐구 노잼
-
재밌다면 좋아요
-
해냇죠 4
ㅋㅋ
-
오보에 <--- 이건 진짜 왜 저평가 받는지 모르겠는 앨범임.. 11
죤내게 좋은데
-
공스타 스토리 보니 작년 이맘때 다이어트 시작했던데 7
그때 한 6kg 빼고 정병와서 아예 포기한 뒤 한 12kg 찌고 지금 한 5kg 뺌...
-
자장자장 우리 아가잘도 잔다 우리 아가자장자장 우리 아가잘도 잔다 우리 아가꼬꼬닭아...
-
만물의 기초가 되는 신성한 학문이 말장난 폭탄들에게 말장난으로 폄하당하는중
저도 공부하는 학생일 뿐이라 정약용의 사상을 알지 못합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쓴 것이구요... 정약용의 혈기에 관한 내용을 교과서에서는 이제 다루지 않는 건가요?(반수생이라 교과 과정을 잘 모릅니다)
4번 수능특강 문제에 관한 답변은 제가 EBS 윤리와사상 선생님들께 대답 받은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문제에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보구요...그렇지만 교사분들께서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수특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저도 철학에 관심은 많기 때문에 깊이 있는 사상 이해가 아닌,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해야한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적과 비판 감사합니다.
위 내용은 아니고....수특/수완은...오류 수정이 작년의 경우 늦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 생활과 윤리의 경우 최종 수정일이 10월 1일이었습니다. 그것도 수완도 아니구 수특이었습니다. 게다가 내용도 상당히 중요한 내용이었구요(삶의 주체 관련한 논란이었음). 그러니 애매한 것 혹은 논란이 되는 것은 조금 뒤로 미루어도 될 겁니다. ebs 게시판의 답변 샘의 답변이 최종 입장은 아니니까요.....열공+즐공=대박!!!
[덧붙임] 수**의 ㄱㅋㅌㅈㅈ...이죠?^^
아하..넵 알겠습니다. 글구 칸트장자 맞습니당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