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762906]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6-04 14: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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옯문학) 팡장.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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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앉으시오.”

오리비는 움직이지 않았다.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시대인재.”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강사가,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시대인재, 마찬가지 재수종합 학원이요. 미새먼지와 급식빌런이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시대인재.”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시대인재.”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국어과 총괄이 나앉는다.

동무, 지금 강남대성에서는, 반수 용사들을 위한 리모델링을 했소. 동무는 누구보다도 먼저 사물함을 가지게 될 것이며, 현역의 영웅으로 존경받을 것이오. 전체 강사는 동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강남역의 푸드트럭도 동무의 개선을 반길 거요.”

시대인재.”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강사가, 다시 입을 연다.

동무의 심정도 잘 알겠소. 오랜 옯창 생활에서, 오르비언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강남대성은 동무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동무가 정시판과 사교육계에 바친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하오.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동무는……

시대인재.”


6야 원장이,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교무실장은, 증오에 찬 눈초리로 오리비를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눈길을, 방금 도어를 열고 들어서는 다음 학생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설득 자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 건물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자넨 어디 출신인가?”

……

, 목동이군.”


상담실장은,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시대인재라 지만 막연한 얘기요. 제 동네보다 나은 데가 어디 있겠어요. 대치동에 가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밖에 나가 봐야 통학거리가 소중하다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재수종합반이 지랄맞은 여러 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합니까? 그러나 러셀엔 자유가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유가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현역 생활과 대학 생활을 통해서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인간은……

시대인재.”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 동네 내 지역의 한사람이, 타향 만리 이국 땅에 가겠다고 나서서, 동족으로서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길 안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독재생 2천명 동포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러셀의 품으로 데려오라는……

시대인재.”


당신은 18수능까지 본 지식인입니다. 러셀은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위기에 처한 고향을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시대인재.”


“재수생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제 몸을 없애 버리겠습니까? 종기가 났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현역 열을 잃은 것보다 더 큰 학원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우리 학원에는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러셀의 품으로 돌아와서, 단과를 채워주는 일꾼이 돼주십시오. 낯선 땅에 가서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나는 동생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러셀에 오는 경우에, 바자관 장학금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오리비는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천막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시대인재.”


상담실장은, 손에 들었던 연필 꼭지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유대종을 돌아볼 것이다. 유대종, 배를 문지르며, 이마를 훌러덩 하고 까겠지.


나오는 문 앞에서, 러셀의 책상 위에 놓인 대가자 명단에 이름을 지우고 로비를 나서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국민 448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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