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초밥이좋아요 [755252] · MS 2017 · 쪽지

2018-05-27 18: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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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공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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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왜 해야 하는 걸까?"


어떤 학생이든지 간에 한 번쯤은 해보았을 법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어른들이 그렇듯이, 그 대답은 "꿈을 이루기 위해"라는 다소 상투적인, 마음에 와닿지 않는 말뿐입니다.


현실을 살펴보면, 중학교, 아니 고등학교에 와서도 "자신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나중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거나 알고 있는 학생이 극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큰 곳도 없습니다.  사교육 시장의 규모는 저출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매년 그 기록을 갱신합니다. 교육의 질도 높아지며, 인강의 보급으로, 현강의 자료를 제한다면, 지역적 격차도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자원도, 외교기반도 전무한 대륙 변방에 위치한 나라가 GDP기준 11위의 경제력을 가지기 위해선, 어찌보면 인력자원을 위한 교육이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국가의 경제력이 좋아졌을지는 모르지만, 학생들의 현실은 더 녹록지 않아졌습니다.


IMF 이전만 하더라도, 대학 졸업증은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게하는 보증표였습니다. 날을 새워 데모를 하더라도, 학점 걱정은 없었습니다. 졸업만 하면 되었으니까요. 비정규직이란 단어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으며, 열심히 일한다면, 누구든지 집 한 채는 가질 수 있다는 보장이 있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과거에 비해 객관적인 삶의 질이 상승했을지는 몰라도, 아이러니 하게도, 젊은 세대는 더 살기 힘들어졌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3포세대를 넘어,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한 5포세대, 여기에 얼마나 더 포기해야될지 모른다는 다소 자학섞인 N포세대까지, 지금 세대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을 더 포기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러한 문제를 더 심화시키는 것은, 세대 간의 너무나도 큰 괴리입니다. 9%의 믿기지 않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던 시기에 살았던 지금의 40~60대는 현재 세대의 취업난, 대기업 선호, 중소기업 기피 등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이력서만 내면 취업이 되었고,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90%를 상회했던 전무후무한 경제의 황금기에 살았으니까요.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로 돌아갑시다.


혹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꿈을 모르는 학생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헛소리일 뿐입니다. 이들에게 공부란 그저 아프지도 않은데 먹는 쓴 약과도 같습니다.


중학교 때, 한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꿈이 없더라도, 언젠가 생길 그 꿈을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 기억은 희석되었지만,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극단적인 예시로, 학창시절 내내 놀던 개똥이는 꿈도 없고, 공부에 대한 열의도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개똥이의 어머니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개똥이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셨습니다. 진단을 받은 지 3년후, 개똥이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게 됩니다. 개똥이는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방법을 밝혀내기 위해 의사가 되기로 합니다. 그러나 학창시절 탱자탱자 놀기만 했던 개똥이가 이제와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한들, 의사가 될 수 있을지는....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을까요.


혹자는 판검사, 의사, 한의사, 회계사 흔히 사자 돌림의 고소득 직업이 아니라면, 공부가 그렇게 필요 없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어찌보면, 맞는 말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틀린 말입니다. 실기가 중요한 예체능 계열도 결국엔 '머리'를 써야합니다. 악기를 다루는 것도 화음을 생각해야 하고, 몸을 쓰더라도 최적의 움직임을 찾아야 하니까요.


명확한 꿈이 있어, 공부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그 꿈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루고자 하는 꿈이 없더라도, 언젠가 생길지도 모를 꿈을 단지, 학창시절의 치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고 싶다면, 최소한 책에서 손을 놓지는 않기 바랍니다.


영화 미스트에서 주인공은 괴물에게 죽임당하지 않기 위해, 자기 손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총 쏘아 죽입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괴물일 줄 알았던 그것은 사실, 군 부대로 밝혀집니다.


지금 단순히, 하기 싫다고,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공부에서 완전히 손 놓아버린다면, 한 걸음 앞에 있는 자신의 꿈을 영영 손에 놓지 못할 것입니다.




Ask, and it will be given you.

Seek, and you will find.

Knock, and it will be opened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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