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초밥이좋아요 [755252] · MS 2017 · 쪽지

2018-05-18 20:32:31
조회수 344

시는 읽다 보면 는다.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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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가 올리는 건 처음 보는 시인에 처음 보는 시일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접하다 보면, 시험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테지요.





지금은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 얼굴이
비 오는 날 파밭을 지나다 보면 생각난다
무언가 두고 온 그리움이 있다는 것일까
그대는 하이얀 파꽃으로 흔들리다가
떠나는 건 모두 다 비가 되는 것이라고
조용히 조용히 내 안에 와 불러 보지만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망설이며 뒤를 돌아보면서도 나는 입밖에 그 말 한 마디
하지를 못했다
가야할 길은 먼데
또 다시 돌아올 길은 기약 없으므로
저토록 자욱히 비안개 피어오르는 들판 끝에서
이제야 내가 왜 젖어서 날지 못하는가를
알게 되었다.

어디선가 낮닭이 울드라도 새벽이 오기에는
내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므로
네가 부르는 메아리 소리에도
나는 사랑이란 말을 가슴속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 최돈선,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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