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초밥이좋아요 [755252] · MS 2017 · 쪽지

2018-05-17 23:27:06
조회수 511

시는 읽다보면 늚,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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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그냥 시 한 번 읽고 나가도 괜찮아요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은 투명한 빨래처럼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 게 된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삶은 언제나

은총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이적진 말로써 풀던 마음

말없이 삭이고

얼마 더 너그러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

황송한 축연이라 알고

한 세상을 누리자


새해의 눈시울이

순수의 얼음꽃

승천한 눈물들이

다시 땅위에 떨구이는

백설을 담고 온다


─ 김남조, 설일(雪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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