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능장에서 유쾌한 사수생 만난 썰 1. SULL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6868257
( 실화, 그리고 유머글입니다. )
1)
일주일의 기회를 더 받았지만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새 수능 당일.
부모님의 가볍듯 무거운 격려를 받으며 차를 타고 수험장으로 향함.
인사를 하고선 숨을 한번 내쉬고 학교로 발을 내디뎠을 무렵,
유난히도 크던 응원소리에 고개를 들어 본 광경은,
굉장히 여유 있어 보이는 한 남자가 일일이 응원단 모두에게 악수를 나누던 광경이었다.
그 짧은 순간, 약 2초 정도되는 찰나에 느낀 것은,
" 이 새끼 현역은 아니다 "
보통의 아우라가 아니었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넘어 급식실 짬통 그 이상의 수준이었다.
나는 들어가는 것도 멈춘 채 가만히 그를 지켜봤다.
매년 저렇게 수능을 보러 오는 건가?
악수를 하는 모습이 여느 대선 후보자에게도 꿀리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악수를 받은 학생들의 표정은,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악수를 받은 것처럼 밝고 즐거워 보였다.
나도 악수 신청을 해야 할까? 라고 잠깐 생각한 사이 그가 사라졌다.
나는 그제서야 발길을 옮겼다.
2)
그는 멀리 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가까이 접근하기에는 뭔가 무서웠다.
약 20m 정도의 간격을 두고 그의 발걸음과 나의 발걸음을 맞춰갔다.
같은 교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그냥 친해지고 싶었다.
재미있어 보였다.
어제 미리 확인한 내 교실은 1층 끝자락이었는데,
그는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조금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뭐.
재미있는 광경을 봤으니 그런대로 만족하고 내 교실로 향했다.
아무도 오지 않은 교실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혼자 노래를 부르며 비문학을 보고 있었는데, (만점을 받을 사람 나야 나~ 나야 나~) (진짜 저거 부름)
갑자기 문이 열렸고, 난 아무렇지 않은 듯 들고 있던 비문학을 소리 내어 읽었다. 세상 미친놈인 줄 알듯.
고개를 아주 살짝 들어 확인해보니 " 그 " 였다.
운명의 데스티니일까,
터져 나오려고 하는 웃음을 간신히 참은 채 다시 비문학을 읽었다.
아니, 사실 눈은 비문학을 보고 있지만
뇌와 귀, 그리고 몸의 모든 신경이 그쪽을 향했다.
근데 교실에 둘만 있으니 말도 안 하고 조용하더라.
살짝 실망한 찰나에, 그가 갑자기 A4 용지를 꺼내서 무언가를 마구 적기 시작했다.
백지 복습을 하는 걸까, 대단하다고 느꼈다.
내용을 보고 싶어서 화장실을 가는 척, 자리에서 일어나 그 옆을 지나갔다.
지나가면서 내가 본 가장 첫 줄의 네 글자는,
" 합 격 수 기 "
나는 진짜로 화장실에 갔다.
지려버렸기 때문이다.
- 2편에 계속.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 진짜 개뉴잼니네
-
조용히 비가 내리면
-
반수러들 !! 7
제가 반수로 막 메디컬을 가거나 그런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학교 상승 폭은 정말...
-
반수하고 첫 책 구매 19
거금 지출
-
친추도 안 돼 있는데 하나 누르고 도망가는 건 뭐지 프로필 들어와서 봤다가 잘못...
-
그치만 난 무직백수대학생이라 방에 쳐박혀 있어서 전혀 상관 없다는 사실
-
공부하기 참 좋지만 기분이 안따라줘 아쉬워 다들 오늘도 수고 많아써
-
수능까지 열심히 같이할 04 스터디그룹 팀원 구합니다! 플래너 인증하는 방식으로...
-
핫게를 간 나 1
학점은문화다
-
아 비 많이오네 3
슬프구만
-
뉴비 속상해 힝 ㅜㅅㅜ
-
다이어트 해야돼서 관련 영상들 보고있는데 어떤분이 8개월걸려서 45키로 빼셨다네요…...
-
어 나 재종 오기전에 정신과약 몇개 끊었고 재종 다니면서도 5시 30분에 일어나서...
-
역시 비오는날엔 2
저녁으로 치킨이 딱이지
-
저녁ㅇㅈ 6
냉모밀
-
드디어... 7
전역의 달이 다가온다. 으하하하하하하
-
하루종일 오르비 하신다고 글 쓰셨길래 오르비 좀 그만 하라고 댓글 달았는데 그게 뭐냐고 물으시네
-
걍 올해 평범하게 나온다 가정하면 가천대수시로 가는건데 이따구로 나올거면 재종...
-
맞팔해여 3
현생 사느라 안부인사만 전하러 오지만 방학이니깐 다시 활동 해보갰음
-
초전도체처럼 됨??
-
대학생활은애저녁에저멀리로...
-
어디가 더 이쁘고 전반적으로 비율 좋음?
-
그나마 나는 1
명백히 현역보다 나은 입장이긴 한데 그래도 훈련소 들어갈 생각 하면...까마득하다
-
지인선님 해설에서 보면 sinb값 즉. sin그래프의 시작점을 2/1 또는...
-
08이고 충북권 일반고 다니는 고1입니다 ㅠ! 이번에 1학기 내신을 망쳐서 한문 (...
-
일단 대충 2개월치 짜본건데
-
장마 시작인가 7
어두워서 살짝 우울해~
-
대 황 킅
-
반수 고민 3
학점 생각보다 망해서 반수 고민되는데 가능성 있을까요? 5덮 한번 수탐만 풀어...
-
문학 2
6모 문학 2개 틀린 2등급인데 .. 현강에서 기출 한 번 돌렸는데 n제 바로...
-
이럴듯..?
-
근데 누가 내 학교를 물어봤을 때, 사람들 입에서 '와' 정도가 나오는 효과는 있었음.
-
플래티넘 달성 3
아..
-
롤12시간후 오르비켜서 오늘공부안한다 글쓴 후 갑자기 현타씨게옴. 32432에서...
-
1. 쉬는 시간 쪽잠 + 나쁜 자세로 인한 허리/고관절/어깨 비대칭 및 통증 증가...
-
허수의 9월까지 계획 27
-
핀4모S2 핀셋nS2 서킷 지인선 실모시즌 전까지 쳐내는 거 가능한가요? 1
저것들 꼭 풀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할까요? 지금은 빅포텐 3 하는 중입니다
-
오늘 대타로 잠시 오신 수학쌤이 진짜 충격적으로 좋아서 (메가 기숙에서 근무하셨던...
-
ㄱㄱㄱ
-
킬캠 풀어봤다 1
사실 안풀어봤다 사지도 않았다 언재 풀지
-
D-138 3
아직많이남앗군.
-
오랜만에 만점
-
심심해서... 이번 8월에 면접 있습니다 면접 준비중~
-
롤 16시간찍고 자야겠당 헤헤
-
미적분 할건데 수능전까지 심특 밀도있게 공부하고 엔제 한두권정도 풀 생각이거든요...
-
재수하며 학점따며 들은 수학 강사 현강 : 정병훈(3주)손승연(듣는중) 강기원(스1...
-
있네???
ㄷㄷ
사직 수능만 생각하는...
웃흥
빨리 다음화 써주세요
ㅁㅊㅋㅋㅋ
빨리빨리..
현기증난단말이에요!!!
합격수기 ㅋㅋ
ㅁㅊ ㅋㅋㅋㅋㅋ
개재밌다ㅁㅊ
ㄹㅇ 빨리 다음이야기좀...
ㅋㅋㅋㅋㅋㄱ 개꿀잼
은하 사진 어디서 구함 ㅁㅊ 졸예
와웈ㅋㅋㅋㅋ다음편!!!
합격수깈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사수생분도 재밌으신데 님 필력도 장난 아니신고같아욬ㅋㅋㅋㅋ
ㄹㅇㅋㅋㅋ 그 부분이 제일 웃김
웃겼다 빠른 2편좀.. ㅋㅋㅋㅋ
합격수기 ㅋㅋㅋㅋ
닉 때문에 일단 추
필력 ㅆㅅㅌㅊ ㅋㅋㅋㅋ 개웃기네
꿀잼 ㅋㅋㅋㅋㅋ
필력... ㄷㄷ하네용 담편 기대해봅니다 오랜만에 웃었네요 ㅋㅋㅋㅋ
p.s 근데 뭔가 정식T가 작년에 푸셨던 썰들이 생각나는 부분이 많네요... ㅋㅋㅋ
ㅋㅋㅋㅋㅋ댕꿀잼ㅋㅋㅋㅋ
ㅋㅋㅋ
주작
필력 미쳣다 ㅋㅋㅋ ㅋㅋㅋㅋㅋ
헉, 자기 전에 쓴 글이 많은 관심을 받았네요 ! 2편은 내일 올려드릴게요. 그렇다고 너무 기대하진 마세요. ㅠㅠ 보시다시피 노잼이라..
닉때문에 들어왔다가 일단 추천박고 글읽으러감
과연 실화일까?
일해라 핫산
합격수기 ㅋㅋㅋ
ㅋ
다음편기대중...
운명의데스티니 ㅋ 아빨리2편좀
그렇게 15년을더...
ㅋㅋㅋㅋㅋ
메가 조정식쌤 수능썰이랑 비슷한 사수생분이시네 수능치기전 응원하는 얘들한테 한명한명 악수한거랑 수능 전에 합격수기썼다는거
학교에서 기다리고있다, 빨리 업로드되기를 기원핮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