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미유키 [749217]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4-07 15:44:11
조회수 11,026

의사를 꿈으로 가지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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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방에서 자랐습니다.

지병을 앓고 있어 운동을 잘 못하는 저는 의사선생님과 지내는 시간이 길었고, 그과정에서 동경을 하게 된것 같습니다. 

운동을 잘 못해 차라리 공부나 하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한 저는 그곳에서 항상 1등이었고, 조금만 해도 서울대 가겠지 라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2학년까지 살았습니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마친 후 전 제 내신과 학생부를 토대로한 상담을 받았고, 처음으로 ㅅㅁㅎ에 가입해서 가능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연고 ㄱㄴ? 서성한 ㄱㄴ? 중앙대공대 ㄱㄴ?

점점 목표는 낮아졌고, 1학년때 꽤나 좋은점수를 받았던 모의고사도 어느순간 보니 인서울도 못할 점수대를 받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어릴적에 동경하던 의사는 성적때문에 포기했었죠.

입시 관련 스트레스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무렵 편찮으시던 외할아버지가 위독해져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고, 평소에 자주 찾아뵈었지만 딱히 친하지 않았던 할아버지라 별 감정 없이 멍하게 "아 그렇구나" 라며 넘겼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마지막 준비를 하라며 할아버지 얼굴을 보고 오는게 어떠냐 제안하셨고, 전 귀찮지만 그래도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할아버지가 입원해 계시는 "원주의과대학 세브란스기독병원" 으로 향했습니다.

중환자실에 도착한 저는 마스크를 끼고 손소독을 하고 들어갔습니다.  안내는 없었고 할아버지를 볼수있는 시간은 5분 뿐이었습니다. 두리번거리다 할아버지가 누워있는 침대를 찾았고, 전 조금 놀랐습니다.

검은색에 가깝고 나무처럼 딱딱한 피부. 할아버지의 손을 만지며 저 알겠냐고 물어봤지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아무감정없이 들어선 병동이었지만 눈물이 흘렀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듣고 계신지 모를 할아버지에게 입에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를막으며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이곳에 환자로 계시지만 전 나중에 꼭 의사로서 이자리에 설게요." 라고 말입니다.

중환자실에서 나온 저는 울면서 한편으로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며칠 후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후로 전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현재 그꿈의 절반은 이루었습니다.

요즘 일산동 저희학교 병원에 가면 제자신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슬픈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죄송합니다 감정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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