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너무싫다 [782108] · MS 2017 · 쪽지

2018-03-27 01: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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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닌이 살면서 형성된 외모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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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 싹빼고 진짜 제 심정을 말씀드리자면

보닌은 못생긴찐따였음 

지금은 찐따에서 아싸로 신분상승하고 외모도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동안 열심히 투자해서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외모를 가지게 됐음

 사실 이 괜찮다는 생각도 내가 내 외모에 만족한다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달라진 반응에서 오는 성취감?만족감 같은거긴한데 암튼요. 


외모컴플렉스가 엄청 심할 때, 거울을 보다가 너무 좆같아서 거울 깨트린 게 한 두 번이 아니고, 그나마 있던 한 두명의 친구들한테 세상테 둘도 없는 비운의 주인공이 된 마냥 제 우울한 감정을 주구장창 퍼트리고 다녔어요


그럴때마다 친구들은 넌 못생긴 얼굴이 절대 아니라고 위로를 해주지만, 거기서 단 한 번도 나보고 이쁘다고 해준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자괴감이 엄청 밀려와서, 못생겼다는 말보다 못생긴 얼굴이  아니라는 말을 더 싪어했었어요 

이렇게 우울한 제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떠난 친구도 여럿 되고 


근데 지금은 바뀐 게 뭘까요

외모컴플렉스는 내 한계를 넘어서 아예 얼굴형 전체를 갈아엎고싶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고,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또 자괴감에 빠지고, 우울해지고, 이게 무한반복 중이에요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해주는 옛날과 다른 반응들이 있었기에 그래도 겨우 멘탈을 부여잡고 있지만, 이런 달콤한 말들은 단 일초의 위안밖에 되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일회적인 칭찬으로 지속적인 위안을 얻기 위해선 스스로가 어딜 가나 이쁨받고, 칭찬받고, 잘나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뿌리깊게 박혀있는데 

오히려 이런 생각 때문에, 욕 먹는 게 두렵다는 생각 때문에 뭘 하든 위축되고 새로운 도전이 겁나고, 궁극적으로는 약한 대인기피증으로 번지게 되고

근데 또 사람을 안만나면 자괴감이 밀려오고

이게 딱 그 심정인 것 같아요 어울려놀고싶은데 혼자있고싶어요 이런심정



이쯤 되니깐 외모와 상관없이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가끔씩들기 시작했어요

박보검 김태희급이 되지 않는 이상, 혹은 그 급이 되더라도, 자신의 기준에서 자기보다 우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런 사람들을 보며 맨날 자괴감을 느끼고 살아야 한다는 게 너무 답답한 거에요

나보다 못생긴 사람도 엄청 많은데, 나처럼 자괴감에 빠지지 않고 잘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왜 나만 이렇게 사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 자기비하에 빠지지 말라는 거 

외모는 성형과 자기관리로 어떻게든 고칠 수 있지만, 그 전에 생긴 마음의 병은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구요 

이런 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거 보면 

사람은 진짜 고쳐쓰는 게 아닌가봄

감성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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