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수능 재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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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단순히 지식의 축적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활을 통제하고 계속해서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등의 의문을 계속해서 품으면서 자신이 몰랐거나 인지하지 못한 것들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가 힘들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까지 요식업을 꿈으로 요리를 공부하고 있었다. 90프로 이상의 보통 학생들과는 다른, 교과목 공부에 얽매이지 않고 싶었다. 하지만 요리 공부를 하면서도 스스로 대한 의심이 계속 들었다. 정말로 내가 요리를 하고 싶어서 공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처럼 공부하기 싫어서 요리를 택한 것인지... 2학년 말까지 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지 못했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직전인 2월 겨울 방학에 서점으로 가서 문제집을 샀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책상에 앉아있는 게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모르던 것들이 쌓여갔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고3 때 수능을 치는 순간까지 내 머릿속은 그 상태였고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수능이 끝나고나서 난 2가지 공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 중 하나라도 해소하고 싶어서, 12월에 바로 재수를 시작했다.
학원에 들어오니 밖에서 함께 있던 친구들이 없었고 골인 지점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는 학생들만 있었다. 1년 동안 혼자 생각할 시간이 정말 많았다. ‘공부량이 부족해서, 내 지식이 정말 부족해서 시험을 못 친 것일까? 그렇다면 당연히 재수생들이 더 많이 공부해서 시험을 잘 쳐야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 그러면 정말 무엇이 문제일까...’ 그렇게 3개월이 지나 3월이 됐다.
성적표를 받고 내 눈을 의심했다. 3개월은 분명히 지식량의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그런데 내 성적이 크게 변해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스스로에 대한 해명을 할 수가 없었다. 정말 하던 대로 공부하고, 생각한 것 말고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의문을 남긴 채 그대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3월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9개월이 더 지났고, 1년 전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도 갈 수 없던 나는 연세대학교에 들어올 수 있는 점수를 받았다. 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본다.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3월의 나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다.
“그저 계속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공부의 목적은, 적어도 대학에서 수학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수능 시험은, ‘지식의 축적’이 목표가 아니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 끝에서 답을 못 찾아도 상관없다. 계속 생각하고 성찰한다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그 힘에서 오는 자기 확신이 있다면, 앞으로도 내 삶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21살이 되면서, 난 그 확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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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교수님이 첫 수업부터 과제를 내셔서 '자기탐색'을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어쩌다보니 재수 후기가 됬네요.
지금도 자신의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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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 의정부 이게 2등인가 3등인가 했던데
좋은 글은 아니고 그냥 과제한다고 세탁기 돌리는 동안 파바박 친 글이에요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멋지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ㅎ
멋있엉
감사합니당
26을 허가한다! 26!
세상에 진짜로...
저도 내년엔 꼭 연대 가고싶어요. 마인드가 되게 좋은 거 같습니다 ! 본받고 싶네요~
신촌에서 만나길 :)
실례지만 성찰하는 과정에서 어떤 면을 바꿨기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하나요?
그 이전에는 성찰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점수가 안 나오면 제가 공부가 부족해서(지식이 부족해서) 점수가 안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가 과목이나 분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했던 생각인 것 같네요 ㅎㅎ
대단하세요..감사합니당!
저는 생각만 하고 그치는데..ㅠ 실천(실행)은 보통 어떻게 하셨나요?
'그냥 한다' 라는 말 밖에... ㅠㅠㅠㅠㅠ 그 부분은 누군가가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ㅠㅠ
네 그렇군요.ㅠㅠ 그래도 답변 감사합니다.
부럽다.
화이팅
역시 성공한 사람들은 ?->! 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 사람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ㅎㅎ
금두뇌면 재수 안 했을텐데...ㅠㅠㅠㅠ
1년 전 성적과 비교했을때 금두뇌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성적 상승 아닌가요..
금두뇌 부럽네요
와ㄷㄷ이과임?
문과임 ㅈㅅ
ㄷㄷ
댓글달려고 로그인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8달후 제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하는 고민이 절대 의미없는게 아니었다고
저두요.. 같이 힘냅시다 ㅎ
절대로 의미 없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수있을까 등등
점수를 올리기 위한 고민을 하신건가요?
점수는 최종 목표고,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고 싶었어요.
이상한 스킬이나 법칙으로 푸는 게 아니라, 제가 생각한 기준대로 가고 싶었어요.
흠 어렵군요 ㅠ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기위한 고민을 하셨던건가요?
그리고 성적이 낮았는데 재종가셔서 하신건가요?
멋져요 bb
나중에 큰 인생을 사실거 같습니다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혹시 나중에 시간 되시면 짧게라도 수능 수기 써주실수 있나요?
꼭 읽고 싶습니다!!
엇 저도 자기탐색 받았었는뎈ㅋㅋㅋ 설마?
??????????????????!!!!!!!!!
멋있네요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이게 진짜 중요한듯
goat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