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천재를 걷어찬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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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철호]
이철호논설위원
이병철 삼성 회장은 사람 욕심이 많았다. 70대의 노(老) 경영자는 20대 초반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을 보곤 한눈에 '물건'임을 알아차렸다. 재일교포 2세인 손씨가 미국 버클리대 유학 시절 이야기다. 이 회장은 미국에 나가있던 자신의 사위인 정재은 삼성전자 대표(현 신세계 명예회장)에게 “손군이 삼성에 어떤 도움이 될지 살펴보라”는 특명을 내렸다. 정 대표는 직접 손씨를 만났으나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손 사장이 새롭게 떠오른 인터넷 분야에서 승승장구한 뒤에야 “장인 어른의 사람 보는 안목이 남다르다”며 무릎을 쳤다. 이때 맺어진 삼성과 손 사장의 아름다운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요즘 손 사장은 이따금 이 회장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골프를 치며 경영의 지혜를 나누고 있다.
삼성의 인재 욕심은 대물림 된 모양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얼마 전 선진 제품 비교전시회에서 “S(수퍼)급 천재를 악착같이 확보하라”고 다시 강조했다. 삼성은 'S급 인재'를 모시려 해마다 전용기를 50차례나 띄운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에 자극받아 천재를 향한 갈증이 더 간절해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요즘 미국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인 『플렉스에서(in the plex)』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구글 이야기를 다룬 이 책에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Andy Rubin)이 2004년 삼성전자를 찾아온 대목이 나온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안드로이드 위상을 감안하면 루빈은 잡스에 버금가는 천재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내 돈으로 항공권을 끊었다”며 제 발로 갓 만든 안드로이드를 팔기 위해 삼성전자를 찾아왔다.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도 선명하다. “동료와 둘이서 청바지 차림으로 거대한 회의실로 갔다. 청색 정장 차림의 간부 20명이 벽을 따라 도열해 있었다. 삼성의 본부장(루빈은 실명 대신 Division head라 표현했다)이 들어오자 일제히 착석했다(그에겐 한국의 특유한 기업 문화가 인상 깊었던 것 같다).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본 본부장은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당신 회사는 8명이 일하는구먼. 우리는 그쪽에 2000명을 투입하고 있는데…'. 전혀 칭찬이 아니었다.” 가격을 물어보기도 전에 협상은 깨졌다.
이듬해 구글은 구멍가게 안드로이드를 5000만 달러에 집어삼킨다. 그 직후 16억5000만 달러를 쏟아 부은 유튜브 인수와 비교하면 얼마나 '껌값'인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삼성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무려 3년 전에, 그것도 OS(운영체제)를 공짜로 나눠주자는 황당한 풋내기 벤처를 누가 선뜻 믿겠는가. 고작 직원이 8명인 실리콘밸리의 애송이를 세계적 거대기업인 삼성전자 본부장이 만나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일지 모른다. 만약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 히트를 쳤을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구글이 미래를 내다보며 과감하게 선(先)투자를 한 반면, 삼성은 제 발로 찾아온 천금 같은 비즈니스 기회를 걷어찼다는 점이다. 땅을 치고 후회한들 어쩔 수 없다. 인재를 보는 안목이 두 회사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지금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목을 매고 있다. 루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이 출시될 때마다 “근사하게 만들었다”며 등을 두드려주는 거물이 됐다.
애플의 머리이자 심장은 잡스다. 그가 복귀한 뒤 애플 주가는 14년간 70배나 뛰었다. 드디어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마저 세계 1위 자리를 꿰어찼다. 단 한 명의 위대한 천재가 세상을 뒤바꾸는 기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의 구호는 '인재 제일'에서 '한 명의 천재가 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로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하지만 손정의와 루빈의 사례를 보면 과연 삼성의 사람 보는 안목이 30년 전보다 나아졌는지, 고개를 끄덕이기 쉽지 않다. 인재관은 진화(進化)해도 정작 사람 보는 더듬이는 퇴화(退化)됐는지 모를 일이다.
현재// 제돈으로 비행기값주고 한국에 들어왔다 거절된 루빈의 갤럭시 발표회장에서의 모습(네이버에 찾아보니 구글부사장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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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이병철회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물려받아 경영하는 자식과는 다르게 거의 모든 개척자가 그렇듯 사람보는 눈이 대단했나보군요
대학에 재학중인 손정의씨를 알아보고 사위에게 삼성에 도움이 될만한 인재인지 알아보라고 하게ㄷㄷ
암튼 이병철때는 사위가 손정의를 이건희때는 삼성전자 본부장이라는 사람이 루빈(안드로이드 개발자)을 눈앞에서 놓치다니..
창업주에게는 그의 자식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더 좋은 경험으로도 상대가 안되는 넘사벽인 능력이있는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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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는 구글에가서 성공한거지 삼성에 그냥들어왔으면 바다 꼴났을지도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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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거기다가 그냥 기술을 판게 아니고
소프트웨어 대주는 하청업체 했다면 원가도 못 받고 망했을지도...
아님 인기어플인 심심이와 kt처럼 단물만 빨리고 내쳐졌거나...
ㅋㅋ 나도 이 댓글 달려고 했는데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까지 갖춘 구글이 휴대폰시장(하드웨어)에 진출한다고 하는데
저때 안드로이드를 흡수했다면 지금처럼 눈치안보고 삼성이 애플에 당당히 맞설수도 있겠지만
빌게이츠도 한국와서 소프트사업하면 망한다는 환경에서 쩝..;
삼성이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개똥으로 아는데ㅋㅋㅋ
솔직히 삼성이 멍청하기보다 구글이 대단한거지...
차라리 우리나라 인터넷이 늦게 보급되서 불법다운좀 덜 활성화 됐다면 ㅋㅋㅋ
바다는 과연 성공을 할지
삼성에 팔러 왔을때 안드로이드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물건이라고 보는게 좋죠.
그냥 삼성은 지금의 위치가 가장 어울리는것 같아요. 그게 기업의 전략적 위치인것도 같고요. 선두 기업이 시장 만들고 확대시켜놓고 돈벌이가 좀 된다 치면 규모와 자본으로 치고들어가서 1위를 위협하는 후발주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랄까.
결국 그러다 시장 선도업체가 되어 규모의 경제로 1위를 고수하는 분야도 좀 보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