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뚝배기하실레예 [307404] · MS 2009 · 쪽지

2011-07-15 19: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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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백승호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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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유망주64] 백승호, 바르셀로나가 탐낸 최고의 재능
[ 2011-0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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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는 FC바르셀로나와 5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손춘근
며칠 전 스페인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현존 최강의 팀 FC바르셀로나가 우리나라의 14세 소년 백승호와 장기계약을 맺었다는 뉴스였다. 약 1년 전부터 이미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활약해온 백승호는 이번 계약으로 19세까지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서울 대동초 재학시절 ‘한국축구 최고의 재능’으로 꼽히며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백승호는 U-14 대표팀의 일원으로 스페인 친선경기에 참가했다가 바르셀로나의 눈에 띄었다. 바르셀로나는 지체 없이 영입에 돌입했고, 2010년 4월 백승호를 바르셀로나 유스팀(이하 ‘라 마시아’)에 합류시켰다. ‘라 마시아’는 그 유명한 리오넬 메시(24, 아르헨티나) 외에도 사비(32),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7), 헤라르드 피케(24), 세스크 파브레가스(24) 등 당대 최고의 선수를 배출한 유소년 클럽이다.

2016년까지 ‘라 마시아’에서 훈련하게 된 백승호는 최고 스타들의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게 됐으며, 이에 한국의 축구팬들은 백승호가 ‘제2의 메시’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스페인에서의 첫 시즌을 끝낸 백승호가 지난 7월 2일 귀국해 8일 오후 축구회관을 찾았다.









백승호는 U-13 대표상비군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뽐냈다 ⓒ이상헌
바르셀로나가 선택한 바로 그 재능

이날 백승호의 옆에는 부모님이 그림자처럼 붙어있었다. 조중연 KFA 회장을 만날 때, 관계자들과 인사할 때, 심지어는 인터뷰 때에도 부모님은 백승호의 옆을 떠나지 않았다. 자칫 과잉보호로 비쳐질 수 있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바르셀로나가 백승호의 나이를 감안해 언론 노출을 자제해달라고 계약 시 언급했기 때문이다. 백승호는 이미 바르셀로나의 집중 관리 대상이다.

이번 입국 시에도 바르셀로나는 운동을 많이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즐기는 축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집 근처 운동장에서 하루 한 시간 정도 운동한다는 백승호는 감각을 유지할 정도만 훈련할 뿐이다.

“그 사람들은 체력보다는 즐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16세가 넘어서면 자기들이 스트레스 주면서 운동을 시킬 거니까 지금은 즐기는 쪽으로 신경을 쓰라고 강조합니다.” – 백일영 씨 (백승호의 아버지)

천하를 호령하는 바르셀로나는 왜 키 작은 이 어린 선수를 집중 관리하는 것일까? 이유는 한 눈에도 알 수 있는 백승호의 천재적인 재능 때문이다. 작년 2월 남해스포츠파크에서는 U-13 대표팀 상비군 소집훈련이 있었다. 당시 연령별 최고 선수 60명이 소집됐는데 백승호는 단연 눈에 띄었다. 동료들에게도 ‘넘버 원’으로 인정받던 백승호는 영리한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순식간에 무너트렸다. 소위 한 수 위의 기량이었다.

백승호의 재능에는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른다. 작년 U리그 우승팀인 연세대의 신재흠 감독도 백승호에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연세대 선수들의 미니 게임에 백승호를 투입했는데 대학 선수도 놀랄 정도의 센스를 발휘한 것이다. 신 감독은 힘과 스피드가 부족할 뿐 재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아직 158cm 밖에 안 되는 작은 소년이지만 정교한 발재간과 흐름을 읽는 플레이는 단연 탁월하다. 영리하고 정교한 패스가 강점인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을 봤을 때, 백승호의 재능은 탐나지 않을 수 없다.









바르셀로나에서
쉴새 없이 바쁜 일과, 축구보다 공부

우리는 흔히 ‘바르셀로나까지 갔으니 항상 축구만 하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한국나이로 중학교 2학년인 백승호는 축구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있다. 축구는 하루에 단 1시간 30분 밖에 안 한다. 경기는 바르셀로나 1군처럼 주말에만 잡혀있기 때문에 공부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7시 30분쯤까지 ‘라 마시아’에 도착하고,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면 8시가 되요. 그럼 오후 1시 반까지 쉬는 시간 없이 좁혀서 공부를 하죠. 다시 ‘라 마시아’로 와서 2시부터 점심 먹고, 3시부터 5시까지는 숙제도 하고 개인 공부를 해요. 그게 끝나면 스페인어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 오셔서 공부하고, 6시부터 다시 이동해서 7시부터 8시 반까지 운동합니다. 샤워하고 나오면 9시고 집에 와서 밥 먹으면 10시가 되죠. 그럼 바로 자야죠. 항상 이렇습니다.” – 백일영 씨

바르셀로나에서 1년 4개월을 지낸 백승호는 이런 빡빡한 일정으로 여행을 가본적도 없다고 한다.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바르셀로나에 살면서도 그저 대회에 나가면 멋진 곳을 잠깐 구경할 뿐이지 가족여행은 해본 적이 없다. 그래도 백승호는 불만이 없어 보인다.

“힘들지만 재미있어요.(웃음)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요. 처음에는 언어가 안 돼서 힘들었는데 언어가 통하니까 친구도 생겼어요. 지금은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다 하는데 공부할 때는 몇 가지 몰라요.”

“스페인은 날씨도 좋고 먹을 것도 진짜 맛있어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삼겹살인데, 스페인 음식 중에는 빠에야가 맛있었어요. 한번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스페인 생활에 원만히 적응한 백승호는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며 슬며시 웃는다. 바르셀로나 방송(바르사TV)을 통해서 유스팀 경기도 중계가 되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알아본다고 한다.









라 마시아 선배 리오넬 메시 ⓒKFA 홍석균
”메시와 이니에스타가 섞인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 시즌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의 스타 이니에스타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니에스타와 손잡고 입장하는 행사였는데, 차마 입이 안 떨어졌다고 한다. 물론 바르셀로나 1군과 같은 연습장을 쓰니 오가며 마주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어렸을 때는 어떻게 훈련했나’ 이런 것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잘 안 됐어요. 부끄러워서요.(웃음) 이니에스타가 열심히 하라고 말해줬어요.”

백승호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잠시 측면 공격수로 뛰기도 했지만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 그렇기 때문에 패싱력도 중요하다. 물론 백승호는 돌파력도 뛰어난 선수.

“이니에스타랑 메시가 섞인 선수가 되고 싶어요. 패스도 잘하고 드리블도 잘하는 선수요. 여기 애들은 경쟁심이 강해서 저도 정신력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패싱 연습은 항상 많이 해서 개인 기술 연습은 따로 해야 될 것 같고요.”

인상적인 것은 바르셀로나의 또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신장에 관한 것이다. 현재 바르셀로나에는 키가 작은 선수들이 주전을 차지하고 있다.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제외하면 180cm를 넘는 선수가 없다. 심지어 이니에스타와 메시는 170cm도 안 되는 단신 선수들이다. 그러나 백승호는 최소 180cm는 넘고 싶다고 말한다. 가족들의 신장을 생각하면 향후에 키가 클 확률도 굉장히 높다. 백일영 씨는 183cm이며 두 명의 누나도 170cm에 달하는 장신(?)이기 때문이다. 백일영 씨는 2~3년 후에는 많이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









2009년 칠십리배 MVP와 득점왕을 휩쓸 당시의 백승호
큰물에서 뛰니 자신감 늘어, 기량은 유럽서도 최상급

현재 백승호가 소속된 인판틸A팀에는 22명의 선수가 소속돼 있다. 그 중 외국인 선수는 백승호를 포함해 총 4명이다. 이 팀은 성인팀과 같이 한 시즌을 리그제로 치르는데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 인판틸A팀은 30전 28승 2무를 기록했다. 에스파뇰이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지역 리그에서는 적수가 없다.

그러나 세계의 명문클럽에서 뛴다는 것은 더 강한 상대와 경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시즌에는 첼시, 리버풀, AC밀란 등 유럽에서 내로라 하는 명문 유소년팀 30개 팀이 한데 모여 경기를 하기도 했다. 백승호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진짜 프로경기처럼 해요. 프로산하끼리만 하니까요. 저보다 키도 크고 몸도 좋으니까 잘하는 애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바르셀로나가 최고의 팀이니까 자부심도 들었고요, 잘하는 애들하고 뛰니까 자신감이 늘었어요.”

지난 1년간 백승호를 옆에서 지켜본 백일영 씨는 아직은 힘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만큼은 수준급임을 자부한다. 유럽에서 잘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술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승호도 그 부분에서는 자신 있는 모습이다.

“기술은 상위권? 저 보다 잘하는 애는 한, 두 명 본 것 같아요.”

수줍음을 많이 타는 백승호는 인터뷰 내내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확실한 표현은 없었다.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백일영 씨는 평소에 자신 있다고 말한다며 백승호의 각오를 대신 전했다.

“항상 노력해서 좋은 성과 얻어서 프로까지 갈 수 있는 선수가 될 거에요. 제가 열심히만 한다면 자신 있어요.” – 백승호

“승호 본인은 다른 애들이 기술적으로 월등하거나 잘하는 애가 없다고 합니다. 잘할 겁니다. 당연히 바르셀로나(1군)에 가야죠.” – 백일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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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갓구라빠 · 365430 · 11/07/15 21:31 · MS 2011

    이 친구 월드컵서 볼 땐 내가 애 안고 있겠구만...

  • YellowCard · 368483 · 11/07/15 21:54 · MS 2011

    플레이스타일이나 성격이나 ..
    메시보단 사비나 인혜에 가까운듯요

    인혜랑 대화를 나눴다니 부럽네여 ㅠㅠ
    잘크길

  • 절망에관하여 · 28457 · 11/07/16 00:01 · MS 2003

    백승호 ㅋㅋㅋㅋㅋ

    잘찰 수 밖에 없죠. 학교에서 공좀찬다하는 애들은 백승호 다 가르침... 프로 2군에 있는 선배도 만만히 보다가 승호한테 알깠어요..

    근데 백일영교수님 진짜 인터뷰보면 자애로워 보이는데 실제로는 빠따쳐서 가르쳤음...ㅠ

  • 절망에관하여 · 28457 · 11/07/16 00:02 · MS 2003

    아 덧붙일말이 있는데 그또래 운동부에서 껄렁거리는 애들이랑 다르게 좀 내성적이긴 하지만 진짜 착해서 꼭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로서는 멘탈이 찌느님급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