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사수생의 의대 합격수기 episode 04 -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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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개인적인 사정으로 고등학교 수기를 쓰다가 글을 삭제하게 된 점 송구스럽습니다.
일부 노출되면 안되는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재수 이후의 이야기만 쓰기로 했습니다. (고 123 재삼사수중 재수이후의 이야기만 일단 쓰게되었군요 참고로 전 스타워즈를 좋아합니다.)
그냥 고등학교의 저의 모습은 한눈팔지 않고 3년간 꾸준히 수능을 공부했던 한 고등학생을 떠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축하해주세요 ㅋㅋ
- 재수란?
전국의 대략 60만명의 수험생들이 한해 대학수학능력 시험이라는 시험을 치르고 그 하루는
전국의 어떤 시험보다 주목을 받는다. 9시 뉴스에 나올 정도니까.
나 또한 2006년 11월 그 뉴스의 주인공중 한명이 되었었다.
물론 패배자라는 대역으로
총점 444점으로 원하는 대학을 쓸 수 없게 된 나는 그 날을 밤새 울었었다.
이후 재수 삼수 사수를 할 동안 난 444점이란 점수 때문에 하루에 4시 44분이 되는 시점에 시계를 보게 되면 기분이 안 좋아지는 경험을 3년간 했다. 지금은 웃어 넘기지만.
‘그 정도면 잘본 것 아니냐! 재수없다!’ 라고 생각하는 목소리도 있었겠지만,
첫째로 내가 원하는 대학과는 거리가 먼 점수였다는 점(정말 그렇게 생각했었다.)
둘째로 평소 치르던 모의고사와는 딴판의 점수가 나왔다는 점
이 두 가지가 정말 생각지도 하기도 싫어했던 재수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으리라.
평소 걱정이 많으셨던 어머니는 많은 실망감을 가진체 표정이 어두우셨지만, 뚝심이 있는
아버지는 내가 재수만 하면 원하는 의대를 갈 수 있으리라 믿으셨다.
수기가 전부 사라져 버려 읽는 분들이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의대에 대한 내 소망은
어릴적 시절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던 나는 자연스레 병원(개인병원이든 종합병원이든)내에서 의사 분들과 많은 접촉을 하게 되었다.
그 전까지 나의 장래희망은 소방관이었는데, 119 프로그램에서 보인 위기에 빠진 다른 사람들을 돕는 모습이 나에게 무척 매력적으로 보였기에 그랬던 것 같다.
하여튼 초2부터 나의 희망은 의사가 되는 것 이었다. 집안에 의사가 하나도 없어서 있었음 좋겠다는 부모님은 내 장래희망에 좋아하셨고,
덕분에 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적어도 장래희망가지고는 다툴일이 없었다. 줄곧.
결정적으로 이 마음을 더 다잡아 준 것은 중학교때 걸린 질병 때문인데, 당시 나는 포도막염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투병생활을 2년 가까이 했다.
입원치료까지는 아니었지만, 눈에 주사를 직접 맞아야 할만큼 심각했었고, 잘못하면 실명까지 했을만큼 힘겨운 시간이었다.
그 때 일산 백병원의 오00 선생님의 지극정성어린 치료로 난 완치되었고 그분의 모습은 내 평생의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잡소리가 길었고, 이러한 의지 때문에 난 다른 과를 갈 생각이 없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일을 하고 싶었기에.
대성 배치표를 보고 쓸 의대가 없었던 나는 가군을 안쓰고 나군 서울대 농대(학교의 권유로) 와 다군 한림대 의대를 썼으나
내신이 안 좋았던 나는 서울대 광속탈락에 한림대의대 대기 7번차로 떨어지고 말았다. (잘 안 빠지기라도 했으면 기대나 안했지)
하지만 남들 다 대학을 가는 마당에 1년을 더 공부를 해야된다는 사실은 나의 의지를 꺾는 사실이긴 했다. 12 1월까지 나는 공부는 한자도 안하고 집에서 운동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곧 졸업이라고 반창회를 주최해 강남역에서 동창들과 술도 마시고 그랬지만 어쩔 수 없는 허탈감은 나를 괴롭게 했다.
부모님은 재수학원을 알아본 끝에 결국 강남대성학원으로 가라고 하셨고, 다행히 언수외 표준점수 385점이었던 나는 무시험 커트라인에 간신히 통과해(383점) 합격할 수 있었다.
당시 같은 학교에 나보다 원점수 10점 낮은 아이가 연세대 전전에 추가로 합격한 사례가 있었으니 농담삼아 하는 강대는 라군이라는 말은 정말 농담이 아니게 되었다.
강남대성 개강 전날 분당 서현역에서 K군과 동창친구 한명을 더 불러 술을 마셨다. K군은 한양대 공대에 합격을 하여 이미 등록금을 낸 상태였는데 내가 같이 재수하자고 노래를 부른 날이어서 결국 3~4일뒤에 같이 대성을 다니게 되었다.
개강 첫날 반 배정을 보기위해 강대 1층 로비에 있는 공지를 본 순간 기쁘다면 기쁠 수 있는 반배정을 보게 되었다. 자연1반. 498점으로 전국 수석을 했던 학생의 반이었다.
그렇게 최고의 반에서의 재수는 시작되었다.
강남대성에서의 재수는 나에게 낯설면서도 처음엔 무척이나 힘들었다. 고등학교는 최소한 뛰어다닐 공간이라도 있었지만,
이 곳의 복도는 정말 숨이 턱턱 막히도록 좁았다. 아무리 강남의 땅값이 비싸지만 정말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화장실의 똥칸을 한층에 2개....... 더러운 표현을 써서 미안하지만 열악한 환경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시설은 서메 인풋은 강대라는 말은 재수동에서 흔히 쓰이는 말인데, 두 학원 내부를 다 알고 있는 본인은 ‘이 말은 진리‘ 라고 말하고 싶다.
시설얘기는 뒤로하고 강남대성 학원의 학풍은 정말 놀라우리만큼 전국의 수재가 모여있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작년 고등학교 앞에서 나눠준 강남대성 홍보물에서 의치한 6xx명 합격이라는 광고가 있었다.(7백대였나) 전국 의치한 인원이 몇 명인데 일개학원에서 어떻게 이렇게 보내냐라고 생각했던
나는 처음에 그 말이 구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일개학원이 정말로 그렇게 보낸다... 물론 모든 학원의 통계는 중복이라는 요소가 존재한다. 정시 원서를 쓸 수 있는 개수가 3개기 때문에 3승을 한 학생이 의대 3명합격으로 둔갑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해도 최소 의치한 300~400명 정도의 합격생을 배출하는 ‘일개학원’의 레벨은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원하는 의대를 붙고 온 애들도 수두룩했고 1반 50여명가운데 각학교 내신 전교 1등이 30명정도 되었으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래도 외고출신인 내가, 그곳에서 모의고사 전교 1등도 2번 정도 해봤던 내가, 그곳에서는 자연1반이란 곳 안에서 1년간 반 10등내에 들어 본적이 한번도 없다. 최고성적은 반 13등.... 7월달 대성모의고사 였는데, 반 13등이 빌보드 28등에 전국등수가 63등이었다.
빌보드 원래는 미국 음반차트의 순위를 매기는 이 용어가 강대 2층 교무실 옆에 붙이는 성적표에 쓰이는 이유는 그만큼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빌보드등수x2.5 정도면 전국등수라는 말은 가서 계산해 보면 알 수 있다.(물론 재수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이런 곳에서의 생활이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 곳인지 알 수 있다. 난 만성적으로 열등감에 시달렸고, 내 페이스를 찾지 못한 점도 이 때문이었다.
공부와는 관계없이 난 이곳에서 소중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내게 귀감이 될 만한 자기관리를 보여주는 친구들 이었다. 강대의 강점은 강사진 보다 실제로 옆에 있는 친구들에 있다고 본다.
어쩔 때는 선생님들보다 더 기발한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친구들을 보면 누가 선생이고 학생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었다.
자연1반의 넘사벽의 성적을 받아오는 3명의 아이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들을 Big3라고 불렀다. 그때 한창 박지성이 뛰고있는 EPL의 Big4의 페러디 격이랄까. 이들은 언제나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었고, 전국등수 한자리수가 그들의 자리인양 점수가 나오는 아이들이었다.
그 중 P군은 우리에게 신으로 추앙받았다. 월례고사 전국수석을 2번을 한 그는 친구들끼리 농담삼아 ~~~님으로 불리었고 그와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다. 그중 하나를 말할까한다.
수능등급제였던 08학년도 입시여서 우리는 학원에서 수리와 과학에 논술강의가 첨가되어서 한달에 한번정도 논술모의고사를 치루었다. P군은 한 수리 모의고사에서 답을 멋들어 지게 척척 적었고, 옆에서 논술쓰기가 귀찮았던 K군은 그런 P군의 답을 글자하나 안 틀리게 그대로 옮겨 적어 제출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천재 P군의 점수는 100점 완벽했다.
근데 K군은 88점이란다.... 채점자가 달랐다.
우리는 농담 삼아 사람 차별한다고 P00 이펙트라고 이 사건을 정리했다.
같은 문제에 채점자가 다르단 이유로 점수가 이렇게나 차이가 나다니,
채점기준이 명확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한번 보고싶다.
나의 공부방법은 별로 특이할만한 사항은 없었다.
학원교재를 꾸준히 나가고 추가로 EBS를 곁들이면서 공부하는 것.
과학탐구같은 경우는 두꺼운 스프링노트를 사서 단권화를 시키는 작업을 했다.
또한 재수부터는 언어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원수업을 열심히 듣고
추가로 이규환 선생님의 수업을 몇 개 사서 인강으로 듣기 시작했다.
이규환 선생님의 강의는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수업외적인 요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짜증난다는 의견도 있고,
자기수업에 대한 홍보를 너무나 잘한다는 소문에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반도 또한 좋아하는 아이들은 좋아했고
안티팬도 많았다.
난 좋아한 편에 속에 꾸준히 강의 속에 녹아있는 교훈을 캐치하려고 애썼다.
물론 재수 때는 많이 듣진 않았지만, 기출문제를 정리하면서 선지를 분석하는 샘의 강의는 나에게 잘 맞았다.
자신에게 안 맞으면 그만이다. 듣지 마라.
맹목적인 믿음도 안 좋지만 공부를 열심히 할 시간에 인터넷에서 자기가 싫은 선생을 비난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한 짓이다.
누가 뭐라든 자신에게 맞는 선생, 강의를 찾아서 자기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자습을 하는 것. 그것이 공부하는 효율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법이다.
여러모로 등급제 수능은 우리 모두를 긴장하게 했다.
설마설마 했지만 정말로 실시한 이 제도가 여실히 들어 났던건 6월 평가원 시험이었다.
우리반의 올 1등급 학생은 13명으로 집계되었는데, 난 총점 471점에 외국어 1점차이로 2등급이 나와서 1 1 2 1 1 1 1이 나오는 욕이 나올법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저점수로 440점대로 올 1등급이 나올 수도 있으니 무척이나 황당한 제도긴 했다. (오죽했으면 1년만에 사라졌겠는가?)
이런 제도가 불합리하고 억울해도 우리는 우리의 공부를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학생들은 발언권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논술하랴 수능 공부하랴 절대로 끝날 거 같지 않았던, 우리네의 재수생활도 끝나가고 있었다. 종강날 우리는 되지도 않는 공부는 많이 하지도 못하고 사진을 찍고 아쉬움을 달래며 그렇게 헤어졌다.
수능이 다가오면서 마무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긴장하지 않으려고 더 애쓰는 판에 나는 마무리 정리를 약간 소홀하게 하긴 했었다.
듣기나 조금씩 정리하고 힘들어하는 자신을 다잡으면서 올해는 끝나리라 마음을 먹고 수험장에 들어갔다.
시험은 내가 졸업한 과천 외국어 고등학교를 통해 신청을 했기에 용인인 집에서 멀긴 했지만 또다시 안양에서 치르기로 했다.
시험장에 들어가면서 학원에서 홍보를 나온 알바생이 커피를 전해주었는데, 레쓰x 커피인데 엄청 뜨거워서 받는 순간 ‘아 ㅅㅍ xx 뜨겁네!’ 이라며 약간 불길한 스멜이 올라왔다.
그거와는 상관없으리 주문을 외우며 시험장에 들어섰고, 이 학교에서 최고 득점자가 되리라! 라는 의지로 시험을 준비했다.
언어시험은 평소대로 공부한대로 차근차근 풀기 시작했다. 공부를 했다지만 언어에 소질이 없었던 나로서는 이 영역에선 승부처가 아니었다.
그러나 확률을 높이기 위해 시간 내에 집중해서 풀긴 했다. 또한 등급제 수능부터 수외탐 의대가 언수외탐 의대로 대거 전환하는 사태가 벌어졌기에 모든 과목에 집중해서 풀어야했다. 미끄러지면 큰일난다.....
수리시간이 왔는데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었다.
보통 난이도의 시험에서 수리영역의 경우 난 항상 모르는 문제는 바로바로 넘기고 30번까지 도달하는 연습을 했는데, 보통 5문제를 넘기고 30번까지 도달하는데 대략 50~60분이 소요하고 나머지 시간을 5문제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이번 시험은 1문제를 남기고 30번까지 무난하게 도달했더니 40분 소요 ...... 그나마 넘긴 1문제도 단박에 풀리고 나니 55분이 남아있었다.(수리영역은 100분 아닌가!!!!) 수학 과학이 남들보다 우위에 있던 나로서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수리영역의 상향평준화.... 이를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런 시험에서 절대로 실수 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50분간 검산을 했다. 고친 문제는 없었지만.
이런 마음의 부담감을 가지고 평소에도 자신없던 외국어 영역을 들어갔다. 아무리 자신없어도 시간관리 만큼은 잘했던 나는 여기서 뼈아픈 실책을 하고 만다.
듣기를 잘풀고 독해를 하던 사이 시간관리가 잘 안되어 오버타임을 하고 말았다. 보통 5분을 남기고 마킹을 반드시 해야되는 이런 중요한 시험에서 난 5분을 남기고 45번까지 풀어놓고 뒤에 장문독해중 49번 50번은 미리풀고 46 47 48번 지문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초조....불안... 그 5분동안 난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마킹을 하는 것 보다 그 3문제가 중요하다는 잘못된 부등식을 판단했다.(마킹<46 47 48번 문제 이런 식으로) 마킹을 하지 않고 3분동안 이해도 안가는 지문(하필 그 지문이 우주로 날아가는 야리꾸리한 지문이었다.)을 억지로 빨리읽고 마킹을 빠르게 하고 있었다. 40번까지 마킹했을 때 종이쳤고 감독관이 펜을 내려놓으라고 했지만, 미쳤나 난 계속 마킹을 했다. 앞에서 3번째 자리에 앉아있던 나는 감독관이 앞으로 왔지만 45번까지 마킹을 했고, 외국어시험지 마지막 장을 펼치려고 OMR카드를 드는 순간 감독관의 손이 내 OMR카드를 낚아챘다.
그 순간의 기분은 정말 다신 생각하기 싫다. 좌절, 절망, 분노.....
백이면 백 내 잘못이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감독관은 매정하게 자신의 가슴팍에 있는 명찰을 보여주면서
‘불만있으면 고소하세요.’ 라고 했다. 내가 언제 고소하겠다고 했나.
과학탐구는 안중에도 없고 난 마킹못한 5문제를 위해 교무실에 쉬는시간에 찾아갔다.
난 손 절대로 안댈테니까 시험지에 적힌 답만 제발 옮겨달라고... 진짜 부탁한다고,
그 중학교의 한 선생님은 안된다고 다른 과목 열심히 풀어서 시험 잘 보라고 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 수능등급제라는 제도와 의대입시가 한 두문제에서 갈리는 판국에 듣는 이 소리는 그냥 삼수하세요 라는 소리로 들렸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이 선생님 말이 맞았는 지도 모른다. 과학탐구 등급 2 1 1 2 중 하나만 1등급을 더 받았어도 난 그 해 의대에 입학했을 것이다. (08입시때 난 원광대 의대에서 대기 3번차로 떨어졌다.)
시험장에서 냉철함을 유지해야했지만, 난 쉬는시간에 울었고, 과학탐구 역시 잘 볼 수는 없었다.
하룻동안의 허망한 시험을 치르고 시험장에서 나오는데 난 작년처럼 혼자 오는게 싫어서 어머니를 안양으로 오시라고 했다.
결과라도 모르면 상관없지만, 5문제 마킹을 못한 내가 또다시 실패를 예감한 것은 당연한일... 어머니를 보는 순간 또다시 울컥했다.
‘엄마 나 시험 한번 더 쳐도 돼? ㅜㅜ’
이 소리를 듣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외국어 얘기를 듣고 어머니는 아직은 점수를 모르니 일단 지켜보자라는 말을 하셨다.
대중교통이용이 힘들어서 안양과 아버지 회사 중간에 위치한 인덕원에서 아버지 차를 탔다.
얘기를 들으신 아버지는 그래도 수고했다고 올해 안 되면 한 번 더해! 가슴피고 살라고 하셨다.
비록 시험장에선 패배자였지만, 또 내가 격려의 말을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아버지의 한마디가 나에게 너무 고마웠다.
셋이서 저녁을 먹고 (정말 식욕이 없었다.) 집에서 채점을 해봣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총점 449점에 등급은 3 1 3 2 1 1 2 수리가형 100점을 받았지만 전혀 기뻐할 수가 없는 상황... 그렇다 이 결과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내 불찰이었다.
등급제의 문제도 수리가의 난이도가 문제가 아닌 내 자신의 불찰
뼈아픈 이 성적을 내가 아직도 성적표를 보지 않고도 기억할 수 있음은 내 자신의 실수 였기 때문이니라.
다음날 대성에 가서 성적을 보니 자연1반에서도 우울한 사람들이 많았다. 난 그냥 할 말이 없었지만, 486점에 과탐 200점을 받고도 수리가형을 한 개 틀려서 2등급이 나온 애, 언수외 모두 1점차로 2 2 2가 뜬 친구등 등급제의 폐혜는 굳이 멀리 찾지 않아도 나왔다.
오르비에서는 강대 자연1반에 496점에 수학 96점이있다! 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적어도 자연1반에는 없었고, Big3라고 불리는 3명의 친구들은 무사히 올1등급이 나왔다. 이 중 한명인 B군은 언어가 90점이라 대부분이 예상하길 2등급이라 생각해서 담임선생님이 혀를 끌끌차긴 했는데 당시 메가스터디의 예상 등급컷은 언 수 91 97점이었지만 실제 컷은 90, 98~100이었다.( 공통에서 2점틀리면 2등급 선택과목에서 2점틀리면 1등급)
이 때의 또하나 웃긴 에피소드는 우리반 친구 2명의 수리가형 점수였다. 한명은 97점 한명은 98점이었는데, 97점인 친구가 울상을 하고 있자, 98점인 친구가 토닥토닥 위로를 해주었다는 ㅋㅋㅋㅋ 결과는 둘다 2등급이 나왔다. 물론 그해 두 친구 다 의대에 입학을 했다.
이 말도 안되는 성적으로 난 또다시 원서질을 해야했다. 작년에 가군을 안 쓴 것이 후회가 되어서 올해는 어떻게라도 원서를 써야했다. 삼수를 각오하고 의대 3군데를 썼는데, 나다군은 광속탈락을 했다.(다군은 한림대 였다.) 기껏 논술준비를 해야되서 수능끝나고 2달가까이를 한림대의대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생물2를 전부 공부했지만, 수시와는 달리 정시에서는 화학2가 나와버렸다. 재수가 없긴 어지간히도 없었다.
가군인 원광대의대는 그 해 경쟁률이 조금 낮게 마감이 되었다. 결과발표가 나자 대기 31번이란 소식에 약간은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올해 합격하면 나보다 성적이 더 좋은데 쫄아서 의대를 못쓴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합격이니 어떠한가.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해 등급제 덕분에 입시계에서 드문 빵꾸사태(표현이 거칠긴 하지만) 가 일어나긴 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미 08입시의 패배자였으므로 난 또다시 다음 1년을 기약해야했다.
다행이라고 하기엔 그 친구한테 미안하지만 앞서 나와 같이 재수를 했던 K군은 원점수 460점대를 받긴했지만 언어 3등급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원서질에도 실패한 나머지 나와 같이 삼수를 택하게 되었다. 학교 동창 불어과 2명도 같이 삼수를 하게 되어 이때 만들어진 삼수팸은 악운이 빚어낸 최고의 인연이 아닐까 한다.
이 때 생각을 하면 해리포터 6권 혼혈왕자의 마지막 대목이 생각난다. (내가 해리포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그의 손이 무의식중에 가짜 호크룩스를 꽉 움켜쥐었다.
어쨌든 지금까지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그의 앞에 놓여 있는 그 어둡고 험난한 여정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한 달이 될지, 1년이 될지, 혹은 10년이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볼드모트와의 마지막 대결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평화롭고 찬란한 마지막 날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자,
해리는 벅차오르는 기쁨으로 가슴이 뛰었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4권 239~240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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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서울대 제외 타대학이요 그냥 경제학과 목표인 문과 기준으로 내가 친 과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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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일반고에서 수1 4 수2 3 확통 4 나오는 문과입니다. 정말 기본적인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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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기원이 따라주길 바라는 내용은 1. 국어 백분위 94 제발..(매우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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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종에 있어서 시대에서 해줘요. 가고싶은과가 오로지 수의대 한군데 가채점이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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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메디컬 말곤 경쟁자가 별루 없으니 될거같은데 상경같은 상위과면 좀 적게받더라도 과외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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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무조건 화이트헤드다! 싶었는데 첫 지문에 난데없이 천두슈 형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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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화작문 + 독서 + 문학 ( 1 : 6: 3 ) 수학(현 교육과정 기준) 문과...
ㅋㅋㅋ3분전에보게되다니...
생일축하드려요!
(쪽지까지보내드렷는데..헐..스토커같다그러시면어떡하징...ㅋㅋ)
아..ㅠㅠ인생이드라마시네요..진짜..
ㅋㅋㅋ 사실 고민좀 하다가 쪽지덕분에 다시 쓰기로 했습니다.
재수부터 쓰니까 더 기억이 잘나더군요 ㅋㅋ
으엌ㅋㅋ..
지금은 그러면 치대한의대가아니라 "의대"다니시는건가요..?
의대는 나이가많으면 불이익이많다그러던데..(물론성적으로커버해낼수잇다고는하지만..)
운이없으셔서 투자한 3년ㅠㅠ헛되지않앗으면..(아이것도실력이라고하면할말없지만요..)
(재수라는거자체가 한걸또하는거라 사회적으로는엄청난낭비라고도하고..
수능440이나 480이나 의사되는"자질"로만본다면..그렇게많이차이나진않을텐데말이죠..
단한번에 1년을투자하는 입시제도가 좀바뀌었으면좋겟내요..어흑ㅋ)
꼭 좋은의사되셧으면좋겟어요 ㅋㅋ
어려운 문제입니다.
고3때 보는 수능시험이 12년간의 학업성취도를 하루에 평가하기란 쉬운일은 아니죠.
그래서 수시다 뭐다 다각도로 학생들을 선발하려고 하는 거고요.
이에 따른 반발도 많기 때문에 무작정 수시만 뽑을 수도 없는거고요.
축구도 마찬가지로 가장 좋은 실력 측정 방법은 넉아웃제도가 아닌 리그형태의 많은 경기수를 치르는 것이죠?
국가적인 시험으로 여러번 쳐서 평균을 내면 좋겠지만
교육사업에 들어가는 방대한 비용문제를 생각하면 무작정 시험을 많이 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교육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옛다 글설리ㅋㅋ
포도막 곧배워ㅋㅋ아마 안구3층중에중간층일꺼야ㅋㅋㅋ
저때 재수생활 1년 여러모로 내인생 최고의 한해였다
ㅋㅋㅋ 나도 아주 재밌는 경험이었어
바다 ㄱㄱ
선 ㅊㅋ 후 감상
아빠나얌
늘아 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 부끄럽게
저두 7월 12일 생일인데..크크..
헐 1년도 훨씬지난 지금 이글을 보내요 외국어 시험 대목에서 내가 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울컥할뻔 감정이입
저는 요번에 수능을 친 현역인데요ㅜㅜㅜ
재수결심했는데 ㅜㅜㅜ
눈물 나는 감동스토리네요